영주의 일을 안 후 소은지는 왜 엔데스 명우가 본인을 그렇게 싫어하는지 알게 되었다.두 사람이 다 소은지를 이용하면서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증오를 남겼을지는 모르지만, 소은지는 이 모든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았다.어두워진 엔데스 현우의 표정을 보면서 소은지는 죄책감 따위 전혀 느끼지 못했다.전에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한테 엔데스 현우의 곁에 남아라고 협박한 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낄 뻔했지만 영주에서 있은 일을 알고 난 뒤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모두 다 단순한 사람이 아니다.다 소은지를 이용해 자기 목적을 채우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 소은지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나는 왕비의 자리를 가질 거예요.”어두워진 엔데스 현우의 표정을 보면서 소은지가 얘기했다.그 위치에 올라서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후 파리를 떠나도 늦지 않았다.엔데스 현우가 소은지를 이용했으니 소은지는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영주의 원한을 나한테 돌린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자리를 원해요.”더욱 어두워지는 엔데스 현우의 표정을 보면서 소은지가 얘기했다.모든 것이 변했다.상황도, 엔데스 현우도, 소은지도.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잖아요.”“나는 할리 연이 그 자리를 가질 수 없게 할 거예요.”소은지가 굳은 결심을 내린 듯 얘기했다.엔데스 명우가 원하는 건 바로 할리 가문과 엔데스 현우 사이를 찢어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소은지 씨!”엔데스 현우가 조금 더 무거워진 말투로 소은지를 불렀다.“영주의 일, 그리고 나를 이용한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해요.”대가가 크긴 하지만, 소은지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엔데스 현우의 표정은 결국 더 어두워지고 말았다....결국 엔데스 현우는 자리를 떴다.소은지는 소파에 앉아서 그 고양이를 안은 채 부드러운 털을 매만지면서 이성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복잡하던 생각에서 벗어나 소은지한테 일어난 이 모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 있었다.송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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