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스 명우는 엔데스 현우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안 된다는 걸 알잖아요.”소은지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차갑게 말하면서 표정을 굳혔다. 포크를 쥔 손에 힘이 더 들어가 손등에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엔데스 현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나는 꼭 가야겠어요.”“소은지 씨!”“영주의 일 때문에 나는 하룻밤 사이에 꽃뱀이 됐어요. 나는 계속해서 꽃뱀으로 남을 거예요. 어떻게 생각해요?”그 말에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엔데스 현우가 예리한 눈빛으로 소은지를 쏘아보았다.소은지는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엔데스 명우가 나를 증오하게 만들어 놓고 무엇을 원하는 건지, 나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꼭 그 자리를 가져야 해요.”소은지가 또박또박 얘기했다.엔데스 현우의 사람은 그 자리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할리 연이라고 해도 이렇게 당당하게 그 자리를 내놓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소은지는 당당하게, 또 굳건하게 그 자리를 원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엔데스 현우는 그런 소은지를 보면서 표정을 약간 굳혔다.소은지가 이어서 얘기했다.“영주의 일을 저지르면서, 내가 파리를 떠나면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엔데스 명우는 원래부터 소은지를 싫어했다. 그러니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에게 뭘 하지 않는다고 해도 엔데스 명우 곁의 사람들이 소은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소은지가 파리를 떠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소은지는 그 상상을 하면서 차갑게 엔데스 현우를 쳐다보았다.엔데스 현우도 차가운 눈으로 소은지를 마주 보았다.툭.엔데스 현우가 포크와 나이프를 테이블 위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차갑게 자리에서 일어나 소은지를 등진 채 걸어 나갔다.소은지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얘기했다.“저녁에 짙은 푸른색 드레스를 입을 거니까 같은 색 넥타이 준비하는 거 잊지 마요.”엔데스 현우는 약간 흠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갔다. 주방의 분위기는 아주 어색해졌다. 엔데스 현우가 떠난 뒤, 남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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