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수법을 소은지에게 쓰라고는 하지 않았다.“어르신, 정말 그런 게 아닙니다. 아가씨께서는 단지 할리 가문에서 나온 뒤로 너무 외롭고 무서워서 저를 다시 부른 것뿐입니다.”조미연이 뭔가 말하려는 모습에 진미자가 다급하게 해명했다.그러나 할리 민상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기 그지없었다.진미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어르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사모님은 살아생전 연희 아가씨를 많이 예뻐해 주셨는데 갑자기 자기 신세가 이렇게 변하니 아가씨도 얼마나 두려웠겠어요.”“흥!”과연 할리 연희 같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게 있을까?“어르신께서 연희 아가씨를 쫓아낸 뒤로 아가씨도 많이 속상해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어르신의 지지를 받고 싶어 했거든요.”“...”“어르신, 예전에 사모님께서 그래도 연희 아가씨를 알뜰히 챙겨줬던 걸 생각해서라도 아가씨를 보호해 주세요. 아니면 파리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희망조차 없게 될 겁니다.”진미자가 거의 호소하듯 말했지만 모두 사실이었다.지금 할리 연희가 아무리 엔데스 명우의 곁에 있다고 해도 상황이 매우 난감했다.계속 이대로 나갔다가는 할리 연희가 언젠가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이때, 조미연이 할리 민상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진 걸 느끼고 재빨리 답했다.“대체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어르신께서 언제 아가씨를 쫓아냈는데요?”“네, 그런 적이 없으시겠죠. 지금 연희 아가씨가 많이 방황하고 있는 걸 감안해서라도 제가 아가씨 곁에 잠시만 머물게 해주세요.”진미자의 말대로 할리 연희에 대한 하선희의 애틋했던 모습을 돌이켜 보니 어느새 할리 민상의 마음도 점점 누그러졌다.아무리 하선희가 수많은 악행을 벌였다고 해도 두 사람은 금슬이 좋았다...비록 어떤 일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죽을 때까지 할리 민상 마음속의 유일한 아내로 남을 것이다.그리고 진미자의 말처럼 살아있을 때 할리 연희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살아있을 때 얼마나 예뻐해 줬는지 알면 그 은혜를 잊지 말아야지!”그의 말에 진미자는 이상하게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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