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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1화

“나더러 영원히 파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할 거라는데, 나 기뻐해야 하는 거 맞지?”그렇다.이유영은 그를 영원히 파리에 묶어두고 이 상태로 계속 괴롭힐 계획이었다.박연준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재빨리 되물었다.“대체 유영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무슨 짓을 했길래 이유영이 지금처럼 폭주하는 걸까?그의 물음에 강이한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모든 게 다 자기 때문이었다.이유영이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던 사실을 오늘날의 강이한은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다.하여 이번에 더욱 독한 방법으로 그에게 복수하는 중이었다.“말해!”강이한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수화기 너머의 박연준은 점점 더 조급해졌다.아무리 바보라도 지금 이유영의 행세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것도 오직 강이한을 노리고 있다는 걸 누구나 다 알 수 있었다.이유영은 지금 거의 통제 불능인 상태였고 이다음에는 무슨 일을 벌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은별이한테 하마터면 큰 일이 생길뻔했어.”박연준의 끊임없는 추궁에 강이한이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털어놨다.“은별이? 은별이가 왜?”은별이는 분명 이유영과 쭉 함께 지내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강이한과 연결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다가 갑자기 두통이 몰려오면서 어지럽기 시작했다.“온유가 죽었거든.”생각나는 대로 대답하다가 뜬금없이 이온유가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강이한도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모든 일이 한데 뒤엉켜있는 건 맞지만 도무지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그렇게 30분이 지난 후.강이한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모든 일의 전말을 잘 연결해서 수화기 너머의 박연준에게 설명했다.결론적으로는 지금 박연준더러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이었다.지금 이유영의 상태를 보면 분명 아무도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았다.그의 말에 순간 박연준은 제대로 골칫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너 진짜 왜 그래? 유영이가 너한테도 중요한 사람이라며? 그런데 왜 자꾸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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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2화

박연준은 너무 기가 막혀 그의 말을 더 들어주는 것조차 힘들었다.당시 이유영과 헤어질 때도 강이한은 분명 이온유를 데리고 은둔 생활을 할 거라고 했었고 완전히 그녀의 삶에서 나가겠다고 했다.그러나 이유영의 삶은 그들의 계략으로 다시 한번 비극을 맞이했다.하여 이 두 사람 중 아무도 사랑에 대해 얘기하거나 그녀와 다시 시작할 자격이 없었다.그런데 먼저 손을 놓은 사람이 왜 이온유의 병 때문에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내가 만약 유영이라면 널 당장 죽여버렸을 거야!”수화기 너머에서 박연준이 거칠게 한마디를 내뱉었다.“...”과연 박연준이라면 그랬을까?아마 누구든지 이런 상황에 몰리면 이유영처럼 반응할 것이다.이제야 박연준도 이유영이 왜 서주 쪽을 지금 망가뜨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강이한이 막 뭐라고 답하려는데 박연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어차피 더 말해봤자 그의 화만 일으킬 것이다.강이한은 끊긴 전화를 한참 동안 멍하니 들고만 있었는데 그제야 그의 삶도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행동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었다.바로 이때.핸드폰 진동이 울려 확인해 보니 역시나 박연준이었다.그러나 강이한이 뭐라고 묻기도 전에 박연준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설마 지금 유영이가 그 사람들의 무덤을 뒤집어엎었다고 너도 복수하려는 건 아니겠지?”“...”사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었다.“만약 나였으면 네 조상님 무덤까지 다 찾아가서 밀어버렸을 거야! 잘 생각해 봐.”박연준은 이번에야말로 정말 단단히 화가 났다.예전에 두 사람이 그 난리를 피웠던 게 한지음 때문이었다면 지금은 그녀의 딸인 이온유 때문이었다.이러고 보면 그 두 모녀는 마치 약귀처럼 이유영의 곁을 계속 떠돌아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는 것 같았다.그렇게 전화는 다시 끊겼다.강이한의 머리는 마치 폭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엉망진창인 상태였다.그러다가 스쳐 지나가는 찬 바람을 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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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3화

그들이 가장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해야 했다.그러나 엔데스 명우는 여전히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냈다.만약 그때 이수연을 데려오려고 강혁을 보내지만 않았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여 그가 이 혼란을 만들었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맞았다. “그러니까 지금 은지는 나 때문에 일이 이렇게 돼서 화가 났다는 거지? 내가 왜 그랬는지는 관심이 없고?”“네.”엔데스 현우가 주범이라는 사실은 이미 아무 관심이 없었고 단지 이수연이 저렇게 된 게 다 엔데스 명우 때문이란 사실에만 꽂혀있었다.“나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그 말도 지금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습니다.”엔데스 명우의 말 뒤끝에 강혁이 바로 답했다.“...”순간 그는 말문이 막힌 채 머리만 점점 더 아파져 오는 것 같았다.사실 강혁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지금 소은지는 무슨 말을 해도 들은체하지 않는데 엔데스 명우는 그녀만 붙잡고 계속 해명 아닌 변명처럼 보이는 증거들만 잔뜩 들이밀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소은지는 충분히 저 증거들도 엔데스 명우가 조작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었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엔데스 명우는 더 이상 끓어오르는 화를 참기 힘들었다.바로 이때, 강혁이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그리고 지금 도련님께서는 절대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은지 씨한테는 강하게 나가는 게 안 먹힌다는 걸 도련님께서도 이제 아시잖아요.”지금 소은지의 마음을 되돌리려면 화가 나도 꾹 참아야 했다.특히 지금 둘 사이에는 이수연의 일만 있는 게 아니라 할리 연희의 일도 끼어있었다.강혁은 이제 모든 걸 제대로 보아낼 수 있었다.“참나, 지금 내 성격도 뭐라고 하는 거야?”‘누구 때문에 지금 매일 혈압이 줄넘기하고 있는데!’매번 소은지한테 일이 생길 때마다 그는 울화가 치밀어 도저히 참기 힘들었다....소은지가 점심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역시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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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그러나 소은지는 지금 엔데스 명우를 보면 볼수록 멍청하게만 느껴졌다.최소한 예전의 그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말이다.자신을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빤히 바라보는 그녀 때문에 엔데스 명우가 눈살을 찌푸리고 되물었다.“왜 그래?”“어디 문제 있는 건 아니지?”그러더니 대뜸 그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그제야 저 말뜻을 이해한 엔데스 명우는 혈압이 단번에 치솟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소은지는 그의 반응을 살피지도 않고 곧바로 차에서 내리려 했다.그러나 엔데스 명우가 다시 빠르게 그녀의 팔목을 낚아챘다.“모든 걸 하루빨리 처리해서 원래대로 되돌려놓을 거야. 이수연 씨의 일은 안타깝게 됐고 이제 와서 나도 어찌할 방법이 없지만 연희 씨와의 일은 내가 잘 해결해 볼게.”이수연에 대한 일은 더 이상 해명할 수도 없었다.소은지가 고개를 뒤돌아 그를 빤히 바라보았지만 결국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오히려 이러는 모습이 엔데스 명우를 더 미치게 했다.“앞으로 진짜 이런 일이 없게 할게. 너한테 맹세해!”엔데스 명우는 불과 며칠 사이에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했는데 보아하니 강혁의 충고가 제대로 먹힌 모양이다.그러나.“이 손 좀 놔줄래?”“그럴게. 앞으로 네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게.”“난 이렇게 내 몸에 함부로 손 대는 거 싫어해.”소은지는 불쾌한 티를 팍팍 냈다.매번 엔데스 명우가 함부로 자기 팔을 낚아채거나 몸에 손을 댈 때마다 혐오감이 극에 치달았다.그제야 엔데스 명우가 빠르게 손을 뗐다.“다시 말하지만 당신이랑 연희 씨에 관련된 일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어. 어떻게 처리하던 날 끌어들이지 마.”말을 마치자마자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지금 한시라도 엔데스 명우와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여전히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소은지의 모습에 엔데스 명우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지금 화를 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혁에게서 들었는데 지금 할리 민상은 소은지에게 매 끼니를 가져다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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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5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하선희 씨는 이미 돌아갔으니까요.”“...”“할리 민상 씨는 예전부터 할리 가문에 관한 일에 대해서 일절 관여하지 않던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분이 은지 씨의 아버지인 건 변함이 없잖아요.”강혁은 이제 모든 일을 똑바로 판단할 수 있었다.엔데스 명우가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게 되면 할리 민상의 지지도 못 받을 텐데 그렇게 되면 상황만 더 악화할 것이다.어쨌든 지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소은지를 보호해 주기 위해서일 테니까 말이다.엔데스 명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일단 할리 연희 씨의 일부터 차근차근 처리합시다.”그렇다. 지금 순서를 따지자면 이 일을 제일 먼저 처리해야 했다.할리 민상이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이대로 손 놓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점심.조미연은 오늘도 소은지가 좋아하는 메뉴들만 골라서 요리했다.그중 고등어구이는 이유영이 해줬던 것과 맛이 똑같았다.“너무 맛있어요.”소은지는 입맛이 까다로워서 평소에도 쉽게 칭찬하지 않던 사람인데 다시 먹어봐도 정말 대단한 솜씨였다.“맛있으면 다행입니다.”“이 소고기뭇국도 아가씨 입맛에 맞췄습니다.”아주 평범한 메뉴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요리였고 자칫하다가는 소고기가 질길 수 있었다.한입 먹어보니 역시나 고기는 엄청 부드러웠는데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왜 그래?”그녀의 모습을 단번에 알아차린 할리 민상이 빠르게 물었고 조미연도 걱정스레 그녀를 바라보았다.“죄송해요!”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냉큼 화장실로 뛰쳐가더니 갑자기 먹은 음식을 게워내기 시작했다.그 모습에 할리 민상과 조미연의 두 눈이 서로 마주쳤는데 조미연이 먼저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그제야 변기를 붙잡고 힘겹게 토하고 있는 소은지를 발견하고 냉큼 다가가 물었다.“아가씨, 괜찮아요?”조미연은 그녀의 등을 두드려줬지만 소은지는 여전히 속이 불편했고 울렁거리기만 했다.“웩, 웩!”막 대답하려는데 또다시 토기가 올라왔다.조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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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의사는 빠르게 도착했다.소은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는데 속이 계속 안 좋아서 더 이상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그리고 한껏 미안한 얼굴로 조미연을 바라보았다.오전 내내 요리해 준다고 고생했을 텐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알아차린 조미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전 하나도 안 힘들어요.”“요 며칠 동안 너무 잘 먹어서 위가 놀랐을 수도 있어요.”순간 조미연과 할리 민상이 동시에 소은지를 빤히 바라보았다.저 말인즉, 평소에 밥을 잘 챙겨 먹지 않다가 갑자기 잘 먹게 되니까 위가 오히려 못 견뎌 한다는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할리 민상의 얼굴이 아까보다 점점 더 어두워졌고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의사는 오자마자 소은지의 상태를 확인한 후, 간단한 초기 검사를 거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후.그는 살짝 놀란 눈빛으로 할리 민상을 바라보았는데 이 사람이 바로 할리 가문의 주치의, 진호연이었다.“왜 그래?”그의 표정을 보자마자 할리 민상은 심장이 곧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소은지한테 아무 문제도 없기만을 간절히 바랐다.이미 아내를 앞세운 할리 민상은 한 사람의 목숨은 자기 뜻대로 통제가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아무리 권력 있고 높은 자리에 올라앉아있다고 해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나약한 사람일 뿐이었다.이때.“임신입니다!”“...”“...”진호연의 말에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리고 조미연의 어두운 얼굴 때문에 사실 진호연도 대놓고 축하한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할리 가문의 사람이라면 지금 할리 가문과 엔데스 명우가 어떤 상황인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다.전에 소은지는 줄곧 비너스 타운에서 엔데스 명우와 함께 지냈는데... 임신이라니!할리 민상은 고개를 돌려 소은지를 바라보았는데 역시나 그녀도 많이 놀랐는지 얼굴이 창백해 진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다가 한참 뒤에 진호연에게 다시 물었는데 머리가 너무 울려서 분명 잘못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네, 임신입니다!”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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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뭐래?”말투가 단번에 차가워졌다.아마 이유영이 허락하지 않는 한 엔데스 신우도 절대 강이한을 파리에서 떠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여기서 하루빨리 떠나고 싶은가 봐. 지금 너 때문에 반 미쳐가는 중이야.”사실이었다.지금 강이한은 답답하고 짜증 나서 매일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조차 힘들었다.“아주 쌤통이야!”“그러니까.”여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이유영은 혹시나 여진우가 강이한의 편을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그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되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씨 가문의 사람도 강이한을 가만히 내버려둘 것 같지 않았다.어쨌든 지금까지 괘씸한 짓만 골라서 하고 다녔던 걸 그쪽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예전의 강이한이 이유영의 삶을 얼마나 들쑤시고 다녔으면 지금 이유영은 그대로 되갚아줄 생각이었다.여진우가 막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이유영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리고 발신자가 소은지라는 걸 확인하자마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은지야.”“유영아, 나 임신했어.”소은지는 이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정신을 차리자마자 제일 먼저 이유영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예상치도 못한 소은지의 말에 이유영은 온몸이 굳어진 채로 여진우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빠르게 창가 쪽에 가서 다시 한번 물었다.“뭐라고? 잘 안 들려. 다시 말해봐.”아니, 확실하게 들었지만 이유영은 본인이 잘못 들었기를 간절히 바랐다.“나 임신했다고!”역시나.그런데 뜬금없이 임신?“어떻게 된 거야? 애 아빠는 누구인데?”이유영이 한껏 긴장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비너스 타운에 있을 때 엔데스 명우랑 엔데스 현우 두 사람이 모두 그쪽에 있었다고 하지만 소은지가 함부로 몸을 놀릴 사람이 아니란 걸 이유영이 제일 잘 알았다.그런데 왜...“그 나쁜 놈이야!”이유영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두 눈을 꼭 감았다.그 나쁜 놈이 바로 엔데스 명우였다.그렇게 얼마간 정적이 흐른 뒤.“이제 어떡하려고?”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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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8화

이유영은 숨을 한번 깊게 내쉰 뒤 다시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만약 그 인간 몰래 처리해 버렸다가 나중에 알게 되면 아마 더 큰 일을 초래할 거야.”하여 이유영은 지금 소은지가 이 아이를 원하든 말든 적어도 엔데스 명우한테는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소은지는 순간 명치 쪽부터 불편해지면서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그러나 이유영의 말이 맞았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그래도 어른이잖아.”“응.”소은지는 단번에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엔데스 명우는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할리 연희부터 만나러 갔다.이 시각.할리 연희는 이곳에 온 뒤로 엔데스 명우가 단 한 번도 찾아와준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온다고 하니 도무지 흥분을 감추기 힘들었다.“드디어 저를 보러 와주셨군요.”비록 여태껏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엔데스 명우는 계속 할리 연희를 피해 다녔다.하여 이 순간이 할리 연희는 꿈만 같았다.“말해 봐요. 뭘 원하는지.”“...”순간 할리 연희의 얼굴이 단번에 창백해졌다.“무슨 뜻이에요?”‘원하다니?’설마 지금 그녀를 내쫓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겠다는 소린가 싶었다.전에는 진미자가 할리 민상에 의해 파리에서 내쫓길뻔했는데 이번에는... 엔데스 명우가 그녀를 쫓아내려 하고 있었다.순간 할리 연희의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엔데스 명우가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빨았다.“내가 절대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란 걸 연희 씨도 알잖아요.”“지금 전체 파리 사람들이 제가 나중에 명우 씨 아내가 될 거라고 생각하던데요?”할리 연희는 이를 악물고 이 말을 내뱉었다.맞는 말이다.그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지금 할리 민상 때문에 파리의 사람들은 이미 할리 연희를 엔데스 명우의 아내라고 여겼다.하여 그가 진짜로 할리 연희와 결혼할지는 이제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그녀의 말에 엔데스 명우의 눈빛도 점점 날카로워졌다.바로 이때.“이런다고 할리 민상 씨가 소은지 씨와의 관계를 허락할 것 같나요? 왜 아직도 그걸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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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워낙 고상한 분이라 이런 수법은 절대 좋아하지 않을걸요?”할리 연희는 한껏 비아냥거리며 소은지에 대해 말했지만 전부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소은지의 성격이 어떤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이렇게 강제적으로 내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죽으면 죽었지, 전 절대 여기서 나갈 수 없어요!”할리 연희는 거의 발악하는 수준으로 말을 내뱉었다.동시에 엔데스 명우가 살짝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간 안심되기도 했다.“이제 제 집은 여기뿐이고 이곳에서 지낼 수밖에 없어요.”할리 연희는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당신이 이러면 제가 방법이 없을 줄 알아요?”“당연히 수많은 방법이 있겠죠. 그때 가서 제 시체를 파리에서 내보낸다고 하면 그 여자가 퍽이나 기뻐하겠어요?”당연히 소은지도 이런 결과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만약 이 상태로 제가 파리에서 쫓겨나면 아마 파리의 모든 사람이 그 여자한테 따져 묻겠죠?“순간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엔데스 명우의 눈빛이 단번에 날카롭게 변했다.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많은 걸 따질 여력이 없었다.만약 진짜로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었더라도 그녀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역시나 엔데스 명우는 결국 자기 화를 못 이기고 떠나버렸다.그리고 방 안에 홀로 남은 할리 연희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 멍한 얼굴로 서 있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이때, 진미자가 다가오더니 할리 연희의 안색이 안 좋은 걸 발견하자마자 물었다.“두 사람이 방금 무슨 얘기를 나눴어요?”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대화 내용을 도무지 들을 수 없었지만 할리 연희의 얼굴만 봐도 분명 좋은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할리 연희는 그제야 구세주를 발견하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전 절대 파리를 떠날 수 없어요.”“...”진미자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그것 때문에 연희 아가씨를 찾아왔대요?”웬일로 선뜻 할리 연희 보러 여기까지 왔나 싶었다.하긴 지금처럼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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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한편.소은지의 삶은 한 순간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렸고 할리 민상도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그래서 어쩌려고?”그는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따져 묻거나 비난하지 않았고 단지 지금 그녀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그만큼 급박한 일이었다.비록 지금 모두한테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이지만 무슨 결정이든 당장 해야 했다.소은지는 할리 민상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러다가 한참 뒤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유영이는 지금 제가 무슨 결정을 하든 다 옳다고 하더라고요.”순간 할리 민상은 두 사람의 감정이 이 정도로 애틋한 걸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그리고 지금 소은지는 무슨 일이 있든 제일 먼저 이유영에게 알리는 것 같았다.“네 생각은 어떤데?” 이유영이 뭐라고 했든 간에 할리 민상은 소은지의 생각이 가장 궁금했다.“전 싫어요.”소은지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답했다.사실 소은지는 머릿속에 이유영과 강이한이 계속 떠올랐다.두 사람 사이에는 은별이가 있기 때문에 이유영은 지금까지 그 남자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은별이만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모든 일이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고 강이한과 얽힐 이유도 없을 것이다.소은지의 대답에 할리 민상은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준비해 둘게.”“네.”소은지는 언제나 이성적인 사람이었다.아무리 아이가 생겼더라도 그녀의 사고방식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엔데스 명우와는 절대로 이어질 일이 없기에 아이는 그저 그들 사이에서 끔찍한 희생양으로만 될 텐데 이대로 자기 불행을 아이가 감당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그녀로서는 정말 끔찍한 과거였고 지금은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조차 숨이 턱턱 막혀오는 수준까지 다다랐다.할리 민상은 빠르게 소은지의 수술 날짜를 잡았다.한편. 엔데스 명우는 갑자기 소은지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우리 얘기 좀 해.” “...”분명 얘기를 나누자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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