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 Chapter 1881 - Chapter 1890

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881 - Chapter 1890

1892 Chapters

제1881화

카페 안.소은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사실 엔데스 명우는 너무 써서 절대 마시지 않았는데 소은지가 이런 걸 좋아할 줄은 몰랐다.“할 얘기가 뭐야?”엔데스 명우는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특히 소은지의 얼굴을 보니 점점 더 불안해졌다.소은지는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앞에 있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나 곧 수술해.”수술이라는 두 글자에 남자는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어디 아파?”엔데스 명우는 순간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이리저리 살폈다.그러다가 자연스레 하선희가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고 그게 유전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설마 그럼?’오만가지 생각에 엔데스 명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러나 소은지는 혼란스러워하는 남자의 모습이 이상하게 웃겼다.정말 그녀를 걱정하고 있는 게 맞을까?아니, 여태껏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그럴 리가 없다.한 사람의 감정이 그의 배려 범위 안에 있지도 않았고 누가 죽어도 여태껏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사람이었기에 분명 잘못 봤을 것이라 소은지는 생각했다.그런 착각이 들었다는 자체가 웃기기도 했다.“소은지!”소은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엔데스 명우는 점점 더 조바심이 났다.이때.소은지가 손에 든 커피잔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답했다.“나 임신했어.”“...”순간 엔데스 명우는 그대로 뇌가 멈춰버렸다.“뭐, 뭐라고?”설마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소은지가 그를 빤히 바라보며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해줬다.“나 임신했다고.”임신!엔데스 명우는 그제야 타다만 담배를 재빨리 껐다.그리고 소은지 앞에 놓여있던 커피를 치우더니 웨이터더러 따뜻한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임신했다면서 이런 걸 왜 마셔?”웨이터는 빠르게 물 한 잔을 소은지 앞에 내려놓았다.그제야 맨 처음 했던 소은지의 말이 떠오른 엔데스 명우가 그녀에게 되물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역시나 남자의 말투는 아까보다 많이 거칠어졌다.“당신이 생각하는 바로 그거야. 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어
Read more

제1882화

소은지의 단호한 태도로 카페 전체의 분위기가 살얼음판처럼 차갑고 긴장감이 맴돌았다.엔데스 명우는 아까부터 눈앞의 소은지를 죽일 듯이 노려봤지만 정작 소은지는 무덤덤했다.“불가능하다고?”“응. 불가능해.”소은지가 단칼에 대답하자 엔데스 명우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만약에라도 네 뱃속의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네 주변의 모든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순간 카페에 있던 손님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으로 쏠리게 되었다.이때.혹시나 두 사람이 밀회라도 하는 줄 알고 몰래 엔데스 명우의 뒤를 밟았던 할리 연희는 소은지를 만나면 따끔하게 경고하려고 벼르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빅 뉴스를 들어버렸다.소은지가... 임신했다고 한다!그러다가 문득 그렇게 되면 본인은 이제 어떻게 되나 싶었다.순간 소은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컵 안에 든 물을 남자에게 뿌렸다.그리고 거칠게 컵을 바닥에 내던졌는데 그녀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엔데스 명우가 죽일 듯이 소은지를 노려봤지만 소은지는 할 말이 끝났기에 그대로 가방 챙겨서 가버렸다.“거기 안 서?”소은지의 거침없는 행동과 이런 상황에도 하이힐을 신고 나온 걸 본 엔데스 명우는 마음이 점점 더 조급해졌다.혹시나 이러다가 아이한테 진짜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웠다.엔데스 명우는 평소에 긴장도 잘 안 타는 성격이고 두려운 것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말이다.그리고 소은지의 말을 들은 뒤로부터 계속 시선이 그녀의 배로 향하게 되었다.그의 호통에 소은지는 비록 발걸음을 멈추긴 했지만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차갑게 한마디만 내뱉었다.“난 단지 통보하러 온 것뿐이야.”그러고는 남자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그러나 엔데스 명우는 혼이 빠져나간 채로 한참이나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다.통보...당당하게 뒤돌아 걸어가는 소은지를 바라보니 지금 그녀의 안중에는 엔데스 명우라는 사람 자체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
Read more

제1883화

한편.강혁은 운전하면서 그제야 오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가는 길 내내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렀다.이게 지금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아직 판가름이 잘 서지 않았다.엔데스 명우한테 좋은 소식이라면 괜찮겠지만 아니라면 아마 파리 전체에...“큰 병원마다 사람들 좀 많이 붙여. 의사들도 잘 감시하고!”엔데스 명우의 말에 강혁은 순간 생각에 잠겼다.저 말인즉, 오늘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를 만나러 온 원인은 단지... 아이를 지우겠다고 통보하러 왔다는 걸 의미했다.그런데 애초에 뒤에서 몰래 지워버리면 되는 일을 왜 굳이 엔데스 명우한테 알리려 하는지, 강혁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저 엔데스 명우를 조롱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러는게 과연 소은지한테 이로운 게 뭘까?’‘단지 복수하기 위해서?’복수라면 말이 되기도 했다.어쨌든 소은지의 삶에 엔데스 명우가 나타난 뒤로 줄곧 그녀를 괴롭히면서 살아왔다.한마디로 평온하던 그녀의 일상을 한순간에 박살 낸 장본인이었다.“네.” 강혁은 비록 빠르게 답했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에 다시 엔데스 명우에게 말했다.“이제 은지 씨는 혼자가 아니에요.”뱃속의 아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할리 민상을 뜻했다.여태껏 그는 소은지 앞에서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고 아무리 그녀가 자기 분야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엔데스 명우 앞에서는 아무 힘이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할리 민상은 지금 소은지가 원하는 모든 걸 다 이뤄줄 기세로 뒤에서 그녀를 보호해 주고 있었다.그의 말에 엔데스 명우의 눈빛이 단번에 날카로워졌다.“할리 민상 씨를 말하는 거야?”“...”분명 엔데스 명우의 예비 장인어른이지만 아마 엔데스 명우와 할리 가문은 예전부터 서로 접점이 없었기에 소은지가 할리 가문의 딸이란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았다.강혁은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그에게 말했다.“지금 은지 씨가 뭘 원하든 다 들어주는 추세입니다.”특히 할리 민상은 지금
Read more

제1884화

한편.소은지가 별장으로 돌아와 보니 할리 민상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안색이 여전히 안 좋은 소은지를 보자마자 걱정스레 물었다.“얘기는 좀 나눠봤어?”“...”역시나 엔데스 명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그 모습을 빠르게 눈치챈 할리 민상은 더 묻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내가 정리해 줄까?”“네.”그의 물음에 소은지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와 달리 모든 걸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고 오늘 그의 반응도 이미 다 예상했었다.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따 뭐 드실래요? 제가 해드리겠습니다.”조미연의 물음에 순간 소은지는 주춤했다.예전 같았으면 단번에 먹고 싶은 음식을 와다다 쏟아냈을 텐데 지금은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았고 보기도 싫었다.“죽만 끓여주세요.”그러나 아무것도 안 먹는 건 또 아닌 것 같아 비교적 조리하기 쉬운 죽을 선택했다.할리 민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넌 일단 가서 좀 쉬어.”“네.”소은지는 지금 말할 힘도 없었다.예전 같았으면 매일 활기가 넘쳤던 그녀가 요즘 들어 이상하게 피곤함을 자주 느껴서 혹시나 몸에 문제가 생겼나 싶었는데 글쎄 다른 원인이었을 줄이야.그리고 침대에 누운 순간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에 소은지는 곧바로 졸음이 쏟아져 핸드폰 진동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잠들어버렸다....할리 연희는 엔데스 명우의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자기 방의 물건들을 신경질적으로 깨부수기 시작했다.그 소리에 진미자가 깜짝 놀란 얼굴로 달려와 그녀에게 물었다.“아가씨, 왜 이래요? 여긴 도련님 집입니다. 정신 차리세요!”진미자는 한껏 다급하게 소리쳤다.무엇보다도 하선희마저 지금 죽고 없기에 파리에서 더 이상 예전처럼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걸 할리 연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손에 들고 있던 꽃병을 깨려던 할리 연희는 순간 귀에 들리는 도련님이라는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 모습을 본 진미자가 재빨리 꽃병부
Read more

제1885화

“그래 놓고 나한테서 아무것도 뺏어가는 게 없고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어? 순 뻥쟁이!”할리 연희는 진미자의 품에서 벗어나 미친 사람처럼 마구 소리를 질렀다.맞다!소은지는 거짓말쟁이였다.아무것도 바라지 않다는 말까지 뻔뻔하게 내뱉더니 엔데스 명우의 아이까지 임신했다.“이모님, 그 여자가 임신했어요. 그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고요. 전 이제 모든 걸 그 여자한테 뺏겼어요!”할리 연희는 같은 말을 계속 반복했는데 한눈에 봐도 지금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것 같았다.그제야 진미자도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란 걸 확신할 수 있었다.소은지가 임신이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소식인가!“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진미자는 무슨 말이라도 해서 지금 초흥분 상태인 할리 연희를 달래주고 싶었지만 도무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소은지의 임신 소식은 아마 할리 연희에게 엄청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제 것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왜 줬는데요. 저도 뺏기기 싫어요!”줬다가 뺏는 게 얼마나 치사하고 잔인한지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녀의 말대로 처음부터 아예 그녀의 소유가 아니었다면 소은지가 나중에 나타나서 가져가건 말건 아무 상관이 없었을 텐데.“아가씨.” 진미자는 할리 연희의 말을 듣자마자 지금 그녀가 얼마나 상심하고 충격받았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하여 다시 자기 품에 꼭 끌어안고 말했다.“아가씨 말이 맞아요. 그 사람들이 틀렸어요!”자기 것이 아닌데 애초에 준 사람이 문제였고 이 또한 당시 하선희가 너무 이기적인 게 문제였다.자기 딸을 잃어버리면서 그 사랑을 전부 할리 연희에게 쏟아부었는데 하필 그녀는 죽고 지금 친딸인 소은지가 뜬금없이 돌아왔다!그렇게 할리 연희가 누리고 있던 모든 걸 한순간에 되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저, 저도 아주 당당하게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그러나 지금 그럴 수 없었다.소은지가 자기 모든 걸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니 심통이 나서 죽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한편.소은지는 오랜만에
Read more

제1886화

가라는 소은지의 말에 할리 민상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그리고 그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눈치 빠른 소은지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기에 곧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걱정돼서 그래요!”그녀의 말에 할리 민상의 굳어졌던 얼굴이 그제야 사르르 풀렸다.걱정된다는 말이 이렇게나 듣기 좋을 줄이야!“나도 네가 걱정돼.”임신한 사실을 안 뒤로부터 소은지의 곁에 아무도 없는 게 할리 민상은 너무 걱정되었다.그러나 그도 이제는 소은지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사람이 많으면 그녀가 더 부담을 느끼리라 생각했다.“오늘에는 그럼 이만 돌아갈게.”소은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할리 민상도 더 할 말이 없었다.일단 지금 그녀가 자기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안심되었기에 다른 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볼 예정이었다.그렇게 할리 민상이 떠나간 뒤로 소은지는 소파에 앉아 멍한 얼굴로 깊은 생각에 빠졌다.이때.핸드폰에 진동 소리가 들리자 확인해 보니 이유영이었다.“유영아.”“그 인간이랑 얘기했어?”“응.”“절대 안 된다고 하지?”“응.”역시나 예상했던 결과였다.엔데스 명우처럼 이기적인 사람은 나중에 일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절대 안 된다고 막을 것이다.어쩌면 이런 일은 그 사람한테도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아직 해결 방안에 대해서 미처 생각해 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그래서 넌 어쩌려고?” “당연히 지워야지!”소은지는 역시나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아니면? 그 사람의 아이를 낳으라고?’머리에 총 맞지 않은 이상, 절대 그런 일은 없다!두 사람의 지저분한 과거는 소은지의 삶에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아 지금도 그녀를 불행하게 만드는데 이걸 아이한테까지 이어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결정한 거야?”“유영아, 넌 모든 일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인데 지금 왜 이런 물음을 묻는 거야?”“그래. 나도 네가 알아서 잘 결정할 거라고 믿어.”이상하게 아까부터 그녀의 대답이 시원치 않게 들렸던 소은지
Read more

제1887화

사실이었다.당시 엔데스 명우가 설선비를 위해 미친 사람처럼 날뛰던 모습과 매번 소은지의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괴롭혔는데 그런 사람의 아이를 낳으라고 설득하라니, 절대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한껏 덤덤한 얼굴로 말하는 이유영을 보자 엔데스 명우는 그제야 두 여자가 어떻게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낼 수 있는지 단번에 깨달았다.까탈스러운 성질이 소은지와 똑같았다.“이유영!”“저랑 협상 같은 건 할 생각도 하지 말고 설득하려고도 하지 말아요.”이유영은 남자의 말도 채 끝나기 전에 단호하게 먼저 말했다.그리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에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두 사람의 일은 모두 명우 씨가 저지른 일이잖아요. 결자해지라는 말, 아시죠?”“알아서 하세요!”이유영도 지금 그가 자신을 찾아온 목적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아무 희망도 주기 싫어서 단칼에 거절했다.순간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돌변하더니 피우던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재떨이에 눌러 꺼버렸다.그러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는데 뒤에서 또다시 이유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지를 더 이상 협박하지 말아요. 어차피 아무 소용이 없을 테니까!”“은지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거든요.”그녀의 말대로 엔데스 명우는 그동안 소은지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온갖 스토커 같은 짓은 다 보여줬다.그러나 이럴수록 일만 더 복잡해지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었다.예를 들면 저번 일처럼 말이다.엔데스 명우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수연을 소은지 앞에 데려와서 그녀에게 모든 걸 해명해 주려고 했다.그런데 그런 끔찍한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가끔 소은지의 삶에서 한 사람에게 일이 생겨버리면 모든 해명과 진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변한다.한마디로 엔데스 명우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신경조차 쓰고 싶지 않고 또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한테 비교적 중요한 사람에게 사고가 났는데도 계속
Read more

제1888화

예전의 엔데스 명우는 파리에서 거의 사탄 같은 존재였는데 그 뒤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서 어두운 기운이 많이 가셔진 편이었다.“신우 씨는 걱정이 안 돼요? 그래도 동생이잖아요.”“아직 잘 모르네!”“알겠어요, 알겠어요. 농담.”요즘 많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숨 돌릴 시간도 없었기에 이유영은 이런 방법으로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싶었다.엔데스 신우가 그녀의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사실 이유영도 그들 사이에 가족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아마 애 좀 먹을 거예요. 은지가 일 처리만큼은 깔끔하게 하는 편이라 아이는 절대 낳지 않을 것 같거든요.” 맞는 말이었다.소은지는 아주 성숙한 사람이었기에 엔데스 명우의 수법들은 그저 유치하게만 보일 뿐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한마디로 두 사람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보니 인생에 대한 태도나 사고방식을 보면 항상 서로 반대편에 서 있었다....한편.엔데스 명우는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지만 도무지 어디에 분출할 곳을 찾지 못했다.강혁이 서재로 들어와 보니 짙은 담배 냄새가 확 풍겨왔고 재떨이에는 이미 다 피운 담배꽁초가 가득 꽂혀있었다.“도련님!”강혁의 부름에 엔데스 명우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담배 한 모금을 빨았다.“그쪽 일은 어때?”소은지를 가리켰다.“할리 민상 씨가 지금 병원을 알아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아무리 그들이 먼저 한발 빨랐다고 해도 파리에서는 할리 민상의 콧김이 여전히 센 편이라 강혁은 여전히 걱정되었다.그 소리에 엔데스 명우는 두 눈을 질끈 감았는데 갑자기 아까 이유영이 해줬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은지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제일 싫어해.”그러나 지금 그가 가만히 있든,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던 소은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어떡하죠?”강혁은 왠지 지금 그가 당장 할리 민상 쪽에 가서 얘기라도 나눠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그쪽에서 병원을 알아보고 의사들을 수소문하고 있는 걸 보면 소은지를 꽤 중시한다는 걸 의미
Read more

제1889화

순간.강혁이 채 반응도 하기 전에 할리 연희는 그대로 문을 밀고 들어갔는데 방 안에는 역시나 코를 찌를 듯한 담배 냄새가 가득했고 컴컴한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는 엔데스 명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은 마치 당장에라도 할리 연희에게 달려들어 목을 물어 뜯어버릴 것처럼 위험하게 느껴져 자기도 모르게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강혁이 다시 그녀를 끌어내려고 하는데 할리 연희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그대로 엔데스 명우에게 걸어가더니 문까지 거칠게 닫아버렸다.비록 할리 연희도 지금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이것저것 따질 여유도, 시간도 없었다.이미 모든 걸 잃게 될 위기까지 맞은 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자기 종말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서재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탁해졌다.할리 연희가 겨우 용기를 내서 말을 꺼내려던 순간 남자의 짧고 굵은 한마디가 그녀의 귀에 때려 박혔다.“꺼져!”“...”그의 거친 말투에 할리 연희는 또다시 정신이 아찔해졌다.지금 어딜 가도, 누구를 만나도 모든 사람이 그녀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 같아 서럽기도 하고 악이 받치기도 했다.“얘기 좀 나눠요!”겨우 정신을 차리고 한마디를 내뱉었지만 사실 그녀도 지금 당장 이곳에서 뛰쳐나가고 싶었다.그러나 그럴 입장이 아니었다.엔데스 명우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죽일 듯이 할리 연희만 쏘아보았는데 그 모습에 숨이 점점 막혀왔다.뭔가를 빨리 말해야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백지상태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난 명우 씨를 떠날 수 없어요!”“연희 씨!”단지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그 위압감에 할리 연희는 뒤의 말도 순간 모두 잊어버렸다.그리고 여기서 정말로 한마디만 더 하면 진짜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결국.할리 연희는 서재에서 도망치듯이 나와야 했는데 그녀도 이런 공포감은 살면서 처음이었다.비록 아무 얘기도 나누지 못했지만 엔데스 명우를 감싸고 있는 살기를 느낀 순간 두 번 다
Read more

제1890화

진미자는 할리 연희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가씨,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예요?”그녀의 말처럼 이대로 떠난다면 지금까지 갖고 있던 모든 걸 잃는 건 당연하고 앞으로의 삶이 더 고달파지기만 할 것이다.“어머니가 돌아간 뒤로 파리에서는 아무도 저를 보호해 주려 하지 않아요.”그러나 아무리 하선희가 지금 살아 있다고 해도 분명 소은지만 감싸고돌고 있었을 것이다.이 사실을 할리 연희도 모르는 게 아니었다.“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모님은 몰라서 그래요!”오늘 숨 막혀 죽어버릴 것 같았던 순간은 다시 생각해 봐도 소름 끼쳤다.그러나 진미자는 지금 상황이 그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바깥세상도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을 겁니다.”“...”저 아름답다는 단어가 할리 연희한테는 언제나 사치스러운 욕망뿐이었는데 진미자가 저렇게 말하니 그래봤자 지금보다 더 엉망일까 싶어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그리고 은지 아가씨는 절대 그 아이를 낳지 않을 거고요.”진미자는 지금 할리 연희가 걱정하고 있는 게 뭔지 잘 알고 있었다.소은지가 임신한 게 문제가 아니라, 엔데스 명우는 지금 갖은 방법을 다 써서라도 어떻게든 소은지와 함께하려는 마음뿐이라는 사실이었다.그러다가 문득 진미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늘 본 엔데스 명우의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일시적으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던 걸까?진미자의 말대로 소은지의 성격으로는 절대 엔데스 명우한테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아이도 낳지 않을 것이다....병원.할리 민상은 계획했던 일을 하나씩 처리하던 중에 지금 엔데스 명우가 뒤에서 뭔가 손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마자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지금 파리의 모든 병원에서 다 아가씨를 받기 거부하고 있답니다.”조미연의 말에 할리 민상은 이왕 파리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해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그녀는 다시 할리 민상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아마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