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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1화

“그럴 리가 없어. 담 대표님이 어떤 분이신데... 천해시에서는 신 같은 존재야. 그런 분을 핑계로 날 겁주려고 해봤자 소용없어!”홍정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그가 담양을 두려워했던 이유는 천하 그룹에서 담 대표의 위세가 얼마나 막강한지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진가인과 같은 회사 직원에게 함부로 손도 못 대는 것이었다.그러자 김서윤 역시 거들었다.“맞아. 그런 말로 우리를 겁주지 마. 정말 네가 그런 실력이 있다면 가인 언니가 이미 대표가 됐겠지. 아직도 그냥 지금 이 자리일 리가 없잖아.”그러고는 위협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말해 두는데 홍 도련님의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알아? 네가 이토록 건방지게 굴었다간 정말 끝장날 거야.”“맞아. 넌 정말 너무 건방져. 감히 담 대표님도 무시하다니. 아무리 바보라도 너 같은 그런 헛소리는 안 믿어! 야,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그리고 진가인을 나한테 넘겨. 안 그러면 너희 둘은 오늘 제대로 당할 줄 알아!”김서윤의 말을 등에 업은 홍정수는 어느새 기세등등한 말투로 언성을 높였다.‘이 자식들이 어떻게 담 대표님을 알겠냐고. 담 대표님은 그렇게 대단한 지위를 가진 분이신데 말이야. 용등 상회의 양 회장님마저 담 대표님을 보면 공손하게 대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담 대표님인데. 천해시에서 신과 같은 분이시지.’바로 그때였다.“도련님! 가인 씨, 다들 뭐 하는 거예요?”바로 그때 담양이 급하게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예천우가 회사 앞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고 심지어 급하게 오느라 수행 비서 한 명만 대동한 상태였다.예천우를 본 담양은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의 대화를 듣고서 바로 표정이 굳어졌다.담양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서로를 바라보며 충격에 휩싸였다.담양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면 눈앞의 사람이 바로 담 대표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여기 있던 사람 중에 극소수만이 예천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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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그래. 방금 얘기 들어보니까 집안이 대단한 모양이더라. 하지만 이런 집안이란 게 결국 주변에 민폐나 끼치는 법이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감히 진가인을 욕보인 홍정수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단호함이 느껴졌다.“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오늘 밤만 지나면 홍씨 가문은 완전히 끝장입니다. 저 녀석도 더는 기고만장할 수 없을 겁니다.”담양은 곧장 대답했다.“좋아. 그럼 너한테 맡길게.”예천우는 진가인의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말했다.“가자. 가인아, 오늘은 오빠가 맛있는 거 사줄게.”“네!”진가인은 신이 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김서윤과 홍정수의 운명이야 어차피 예천우가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이제는 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단단해진 진가인의 모습이었다.“도련님, 근처에 새로 생긴 음식점이 있는데 맛이 정말 괜찮더군요. 바로 옆이라 금방 모실 수 있습니다.”담양이 곧장 나섰다.“그래. 그럼 부탁할게.”예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담양은 바로 직원들에게 연락했고 예천우는 진가인과 함께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다. 그들은 홍정수와 김서윤을 다시 돌아볼 필요조차 없었다.그들이 떠나자 홍정수는 완전히 넋이 나가서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했고 결국 모든 사실을 담양에게 털어놓았고 그대로 무릎을 꿇고 담양 앞에서 애원하기 시작했다.“담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 제발,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팍!”담양은 그런 홍정수를 거칠게 걷어차며 냉정하게 말했다.“그래. 이제 기억났어. 네가 홍씨 가문 사람이지? 아버지가 홍선우... 맞지? 집안에 시청 쪽에 일하는 작은아버지도 있고.”“네, 맞아요. 담 대표님! 우리 아버지가 늘 대표님을 칭찬하셨거든요. 대인배에다 의리도 넘치고...”“됐고! 그런 말 필요 없어. 네가 아무리 아부해도 소용없어.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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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3화

담양이 사람을 시켜 안내하게 한 덕분에 예천우는 진가인과 함께 망해루라는 음식점에 도착했다. 동시에 예천우는 바로 진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에 함께하자고 초대했다.하지만 진민은 조용히 사양했다. 마침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오랜만에 진가인을 직접 보니 진민은 속으로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진가인에게는 예천우밖에 없고 다른 남자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다만 이미 예천우가 결혼한 상황이라 조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래도 젊은이들 일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진가인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진가인은 할 말이 많았던지 내내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냈다.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담양에게서 문자가 왔다.자신이 음식점 바깥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고 예천우는 들어오라고 답했다.잠시 뒤 담양은 자신을 따라온 홍선우 일행을 돌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선우야, 여기서 내 연락을 기다려. 내가 따로 말씀드리기 전에는 절대 도련님을 방해하면 안 돼. 이 점 꼭 명심해 둬.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어.”“알았어. 모든 건 담 대표에게 맡길게. 이 일만 잘 마무리된다면 내가 뭐든 할게.”홍선우는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담양은 더 말을 섞지 않고 안으로 들어섰다. 솔직히 홍선우가 평소 괜찮은 사람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신경도 안 썼을 것이다.사실 이번 일은 홍정수가 도를 넘어선 행동을 했기에 담양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았다.예약된 룸을 금방 찾아 들어서자 담양은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도련님, 가인 씨!”가인 씨라는 호칭에 진가인은 약간 민망해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담 대표님, 너무 격식 차리지 마시고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세요.”그러자 담양은 곧장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안 됩니다. 가인 씨는 도련님의 소중한 분인데 제가 함부로 부를 수는 없지요.”이 말에 진가인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고 슬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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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4화

“보상금 액수는 어떻게 할 건지 그건 네가 상황 봐서 정하되 한 사람당 4천만 원은 넘지 않는 게 좋겠어.”“알겠습니다.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일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응. 최대한 서둘러. 가능하면 내일 하루 안에 모든 협상과 서류까지 마무리해 줬으면 해. 모레 내가 직접 피해자들 얼굴 치료에 나설 거니까.”예천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 일이 만만치 않은 건 알았지만 담양 정도의 힘과 인맥이면 충분히 하루 안에도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문제없습니다. 내일까지 다 끝내겠습니다.”담양이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이 정도 일도 제대로 못 해내면 천하 그룹의 대표라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혹시 피해자 중에 버티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확실히 설득할 생각이었다.이때 담양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도련님, 사실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만약 어떤 분이 협조해 준다면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누구야?”예천우가 물었다.“성화 그룹의 홍 회장님입니다. 피해자 가운데 특히 중요한 두 분이 성화 그룹 소속 연예인이라 그쪽에서 제일 조바심 내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만 잘 설득하면 전체 조율이 쉬워질 것 같습니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오늘 만났던 홍 도련님이라는 집안하고도 관련이 있어?”“역시 도련님이십니다!”담양은 순간 얼굴이 굳으며 급히 허리를 숙여 해명했다.“죄송합니다. 도련님. 제 마음대로 판단해 버렸습니다. 사실 홍선우 회장과는 평소에 교류가 많고 그분도 자선사업을 많이 해 온 좋은 분입니다. 계속 간청하시기에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도련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 혼자라도 홍씨 집안을 처리할 생각입니다.”예천우는 말없이 휴대폰으로 성화 그룹 홍선우 회장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상에는 악평도 없고 비교적 깨끗한 인상이었다.담양은 옆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긴장한 얼굴로 대기했다. 이미 이쯤 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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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5화

“예... 예 도련님께서 뭐라고 하셔?”홍선우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담양에게 물었다.그러자 담양은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뭐라고 하긴. 이번에 너를 위해 변명이라도 했다가 도련님한테 바로 한 소리 들을 뻔했지. 그래도 도련님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주시겠다고 하셨어.”“정말이야? 담 대표, 정말 고마워. 진짜 고마워...”홍선우는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성화 그룹의 2대 주주이자 실질적 총괄이었다. 가장 큰 주주는 그의 형인 홍성호였고 자산만 해도 수십조였지만 예천우 앞에서는 그런 지위가 아무 의미 없었다.“아직 좋아하기는 일러. 도련님께서 겨우 기회를 주신 거지 용서를 하신 건 아니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달려 있으니 내 얼굴에 먹칠하지 않도록 해.”담양은 무겁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무슨 대가라도 기꺼이 치를게.”홍선우는 힘주어 대답했다.“알겠어. 그럼 따라와.”담양이 앞장서 안으로 들어가자 홍선우가 서둘러 뒤따랐고 마지막으로 홍정수와 김서윤도 따라붙었다.곧장 룸 앞에 도착하자 담양은 문을 가볍게 두드린 뒤 세 사람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섰다.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홍선우 일행은 곧바로 예천우와 진가인을 발견했고 잽싸게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예 도련님, 가인 씨, 안녕하세요!”홍정수와 김서윤도 허둥지둥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너희 둘... 당장 무릎 꿇어!”홍선우가 매섭게 소리치자 홍정수와 김서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예 도련님, 제 아들이 무지해서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정말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홍선우는 허리를 깊이 숙이고 최대한 정중하게 사과했다.성화 그룹을 일구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지금까지 홍선우는 이렇게까지 낮은 자세로 누구에게 빌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하지만 예천우와 같은 인물 앞에서는 자존심이고 뭐고 아무 의미가 없었다.예천우는 별다른 말 없이 천천히 집게로 킹크랩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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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6화

홍선우는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예 도련님... 혹시 제 아들은...”그러자 예천우는 덤덤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저 녀석 목숨에는 관심 없어. 처벌도 굳이 할 생각 없어. 내 요구는 단 하나야. 네가 앞으로 매년 400억씩 빈곤한 지역 어린이 지원 사업에 투자해. 그걸 5년 동안만 꾸준히 해주면 돼. 할 수 있겠어?”홍선우는 순간 얼이 빠졌다.‘이게 끝이라고? 이 정도 요구라면 당장 지금 2,000억을 내놓으라 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텐데...’더구나 예천우는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그 순간 홍선우의 마음엔 존경이 피어올랐다.‘이래서 이분이 진짜 대인배이고 나라를 움직이는 인물이구나...’예천우가 잠시 그의 표정을 살폈다.“왜. 못 하겠어?”홍선우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며 급히 말했다.“아닙니다. 당연히 하겠습니다! 이런 일이라면 5년이 아니라 10년도 할 수 있습니다. 원래도 이런 사업을 계속하고 있었으니까요.”“그러면 더 좋지.”예천우는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있어.”“예 도련님, 무엇이든 말씀해 주세요.”홍선우는 5년이 10년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조차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동안의 선행이 오늘을 구했다는 걸 실감하며 역시 세상에 좋은 일 하면 언젠가 반드시 보답받는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다독였다.“네 아들 말인데... 이제부터 잘 단속해. 가문의 힘 믿고 제멋대로 구는 버릇 계속 두면 언젠가 진짜 큰코다칠 거야.”예천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홍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예 도련님, 말씀 안 하셨어도 오늘 집에 가면 혼쭐을 낼 겁니다.이번엔 1년간 집에서 외출 금지해서 제대로 사람 만들어 놓겠습니다.”“좋아. 그 정도면 됐어. 이 일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예천우는 홍선우가 들어와 보인 태도에 나름 만족했기에 더는 문제 삼지 않았다.“정말 감사합니다!”홍선우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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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7화

“닥쳐. 도련님께서 너보고 당장 나가라고 했잖아!”담양은 단박에 진가인이 김서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단번에 눈치챘다. 바로 그녀의 뺨을 세차게 한 번 후려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선우야, 뭐 하고 있어? 당장 이년을 데리고 나가. 절대 가인 씨랑 도련님 앞에서 얼씬도 못 하게 해.”“알겠어!”홍선우는 눈치껏 더 미적거릴 것도 없이 아들과 함께 서둘러 김서윤을 질질 끌다시피 밖으로 내보냈다.겨우 이 분위기를 정리해 겨우 다시 잡은 국면인데 김서윤이라는 여자가 또 일을 망치게 둘 수는 없었다.문제가 싹 정리되자 담양이 예천우와 진가인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도련님, 가인 씨, 더 필요한 일 없으시면 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그래. 할 일 마저 해. 내가 부탁한 일은 절대로 실수 없이 잘 처리해.”예천우는 단호하게 당부했다.이번에 온 이유 자체가 임연 그룹 일 때문이니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도련님, 반드시 잘 처리하겠습니다.”담양은 약속하듯 고개를 숙이고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복도에 조금 나와 보니 멀리서 봐도 김서윤의 얼굴은 이미 퉁퉁 붓고 난장판이 된 걸 한눈에 볼 수 있었다.사실 홍선우는 식당 오기 전부터 김서윤을 한차례 혼쭐내놓았고 아들까지 같이 실컷 두들겨놨던 터였다.“됐어. 여기서는 더 이상 손대지 마.”담양이 다가가 냉정하게 제지했다.“알았어. 그러면 돌아가서 혼낼게.”홍선우가 황급히 대답했다.“잠깐.”담양은 고개를 돌려 김서윤을 바라보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김서윤이지? 앞으로 홍선우와 홍정수 그리고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마. 특히 가인 씨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내 앞에 다시 나타나지도 마. 지킬 수 있겠어?”김서윤은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성화 그룹만 해도 두렵고 담 대표는 전설 같은 존재인데 그 뒤에 예천우까지 있으니 다시는 넘볼 엄두도 못 냈다.“그래. 이번만은 넘어가 줄 테니 꼭 약속 지켜. 안 그러면 우리가 어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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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8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이홍만은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류서연 씨, 생각은 정리됐나요? 제 여자 친구가 되겠다고만 하면 제가 가진 모든 인맥과 자원을 쏟아부어 서연 씨를 톱스타로 만들어 줄게요. 서연 씨가 원한다면 음악계뿐 아니라 영화계까지 이번 황 감독 작품의 여주인공 자리도 무조건 따낼 수 있게 해줄 수 있어요.”이홍만이 가진 힘과 류서연이 가진 재능만 합쳐지면 못 해낼 일이 없었다.이홍만이 보기에는 류서연이 딱 한 가지 부족한 건 제대로 키워줄 대형 기획사가 없는 점이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세상 물정도 모르고 3년 계약 끝나자마자 듣도 보도 못한 작은 회사에 들어간다니... 이 좋은 재능과 기회를 혼자 다 버릴 셈인가?’이홍만은 속으로 혀를 찼다.‘심지어 전 소속사도 멍청하다 못해 3년짜리 단기 계약을 받아주다니.’사실 류서연은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아까 이홍만이 화장실 다녀올 때 김미원에게 분명히 말했다.“난 이런 일로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니까 언니도 더는 강요하지 마.”그만큼 그녀의 뜻은 단호하고 분명했다.만약 그럴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피천 엔터에 들어올 리도 없었다.그녀가 그 작은 신생 기획사에 들어간 건 오로지 더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류서연이 침묵하자 이홍만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이제껏 그가 눈여겨본 여자들은 반드시 자기 여자로 만들 수 있었기에 자신감도 넘쳤다.“가만이 있어보니... 별로 제 제안이 마음에 안 드나 보네요?”이홍만이 낮은 목소리로 쏘아붙이자 류서연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제가 싫어서가 아니에요. 저한테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습니다. 아까 비행기에서도 보셨잖아요.”“남자친구라고요? 지금껏 서연 씨가 누구랑 사귄다는 소문 한 번도 못 들었는데요? 그 남자 이름이 뭔데요?”이홍만은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물었다.특히 비행기에서 봤던 그 남자는 내릴 때 혼자 따로 가버리는 걸 직접 봤기 때문에 더 의심스러웠다.“제 남자 친구는 연예계 쪽 사람이 아니라 말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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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9화

“예천우 씨였군요!”류서연은 상대가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하자 반가움이 얼굴에 번져 나왔다.“그래요. 접니다. 서연 씨는 이렇게 급하게 어디 가는 길인가요?”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저, 그게...”류서연은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옆에 서 있는 진가인을 보았다. 너무 예쁜 여자라서 저절로 물었다.“혹시 이분은?”“제 동생입니다. 진가인이라고 해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고 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미묘하게 시무룩해졌다.“아, 동생이셨군요. 안녕하세요!”류서연은 밝게 인사하며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기쁨이 피어나는 걸 느꼈다.정작 본인도 그 이유를 잘 몰랐지만 진가인도 예의를 지켜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인사를 마치자마자 류서연이 곧장 물었다.“혹시 식사는 하셨어요? 아직 안 드셨으면 제가 한턱 낼게요. 전에 도와주셨던 걸 꼭 보답하고 싶어서요.”“괜찮아요. 저희는 이미 먹었어요.”예천우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때 김미원이 다급히 뒤따라오며 서연을 불렀다.“서연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리 선글라스랑 마스크 써!”류서연 정도의 유명세면 어디서든 금방 들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번이라도 얼굴이 알려지면 귀찮은 일들이 따라오기 마련이었다.류서연은 순순히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챙겨 썼다.김미원은 이때 비로소 예천우와 진가인을 흘끗 보았다.두 사람 다 범상치 않은 외모였지만 공공연히 아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인사만 가볍게 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류서연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뒤 다시 물었다.“그럼 지금 어디 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차 태워드릴게요.”“아니에요. 저희도 차 가지고 왔어요.”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오히려 서연 씨야말로 아까는 왜 그렇게 급하게 뛰어나오던 거예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아... 정말 말도 마세요.”류서연은 한숨 섞인 얼굴로 털어놓기 시작했다.“아까 비행기에서 그 남자 있잖아요. 그 사람이 또 찾아와서 절 협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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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0화

“그건 저 녀석이 너무 오만하고 세상을 몰라서 그래. 됐어. 우리도 얼른 가자. 일단 이홍만부터 어떻게든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야 해.”김미원이 진지하게 말하자 류서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천우 씨, 먼저 갈게요! 이홍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그래요. 잘 가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도움을 거절하는데 억지로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래도 정말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설 생각이었고 무엇보다 이런 착한 여자가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망가지는 건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리고 저 무조건 이홍만을 거절할 거예요. 절대 타협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홍만이 저를 찾아냈던 것처럼 언젠가 천우 씨한테도 보복할 수 있으니까 꼭 조심해요. 알겠죠?”류서연은 떠나기 전 다시 한번 당부하자 예천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그러면 제 번호라도 받아 두지 그래요?”류서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예천우가 말해 준 번호를 휴대폰에 눌러 바로 전화를 걸었다.“이게 제 번호에요. 만약 이홍만이 천우 씨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하면 꼭 연락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도울게.”“그럴 일 없어요. 걔가 감히 나한테 손도 못 댈 거예요. 오히려 서연 씨야말로 혹시라도 진짜 감당 안 되는 상황이 오면 바로 연락해요. 이홍만 따위는 전 눈곱만큼도 신경 안 써요.”예천우가 당당하게 말했다.“정말 무식한 자식이야!”김미원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속이 터지는 듯했다.‘이 녀석은 자기가 지금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건방지게 굴고 있어...’“네. 알겠어요.”류서연은 더 이상 김미원이 예천우에게 뭐라고 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내심으로는 예천우의 자신감이 그저 허세라고 생각할 뿐 그 말에 전혀 신뢰를 두지 않았다.두 사람이 멀어지는 걸 바라보며 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뭐 어차피 이홍만이 하루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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