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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지금 말하는 걸 들어 보니 전부 저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는 거네요?”“맞아. 천우야, 이제야 드디어 내 진심을 알아주는구나!”유은수는 마치 진심으로 기쁜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지만 예천우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는 듯 차갑게 되물었다.“유은수 씨, 그런 말은 자신마저 믿을 수 있나요?”유은수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애써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믿어. 당연히 믿지! 이게 사실인데 내가 왜 안 믿겠니? 천우야, 정말 나를 오해한 거야. 내가 완유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데 어떻게 너희를 일부러 갈라놓으려고 했겠니!”유은수는 스스로에게도 이것이 진실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그녀에게 있어 이렇게 완벽하고 막강한 사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스스로조차 철저히 속이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이미 그녀와 더는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에 그는 냉정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됐어요. 더 이상 빙빙 돌면서 쓸데없는 말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아줌마를 여기서 꺼내 주는 거야 어렵지 않아요. 단 조건이 하나 있어요.”“뭔데? 조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네가 내 사위인데 조건이 하나가 아니라 백 개라도 무조건 들어줄게.”유은수는 기쁜 마음에 흥분해서 바로 대답했다. 드디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예천우는 그녀의 말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본론을 던졌다.“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요. 하나 물어볼게요. 완유가 아줌마의 친딸이 아니죠?”이 말을 하는 순간 예천우의 날카로운 눈빛은 유은수의 표정을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주 작은 심리적 흔들림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예상대로 유은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온몸을 떨며 표정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런 그녀의 반응은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유은수는 필사적으로 침착한 척하며 재빨리 말을 이었다.“무... 무슨 소리니? 당연히 내 친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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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이미 진실을 털어놓은 이상 유은수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십 년도 넘은 과거의 일을 담담히 말하기 시작했다.당시 그녀는 분명히 딸을 출산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숨을 거두었다.마침 그 병원에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그 아이를 버리려 했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은수는 그 아이를 그냥 입양한 것이었다.겉보기엔 단순한 이야기였지만 예천우는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곧장 물었다.“그 여자 이름이 뭐예요? 왜 딸을 버리려 한 거죠?”“그건 나도 몰라. 나도 그 사람을 전혀 모르니까.”유은수는 고개를 저었다.“어느 병원이었는데요?”예천우는 곧바로 캐물었다. 그는 유은수의 말 몇 마디만으로 모든 걸 믿을 수는 없었다.“동산 병원이었어.”유은수는 바로 대답했다.동산 병원은 그 시절에 시설이나 환경이 상위권에 속하던 사립 병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다른 곳에 인수되어 없어진 상태였기에 아무리 조사를 해도 지금은 아무런 기록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쨌든 이십여 년이 지난 일이니 그때의 사람도 환경도 모든 게 바뀌어버렸다.예천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다시 말했다.“정말이에요? 지금 말한 게 사실이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바로 이 병원을 조사하고 그 시절 기록 전부 다 뒤져볼 거니까요.”“진짜야. 거짓말은 하나도 안 했어!”유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당시 모든 일을 처리한 건 친정 쪽 식구들이라 아는 사람 자체가 매우 드물었다.게다가 지금은 모든 게 오랜 과거가 되었기에 들킬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다시 차갑게 물었다.“그렇게까지 해서 입양해 놓고 왜 친딸처럼 제대로 대해주지 않았죠?”“난 정말 친딸처럼 대해줬어. 난 항상 완유를 아끼고 사랑했는데 너희가 날 오해한 거야.”예천우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유은수의 말은 어디까지나 수상쩍었고 어딘가 계속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상관없는 일이었다. 지금의 예천우라면 병원이 사라졌더라도 단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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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됐어요. 아줌마가 어떤 사람인지 저는 이미 잘 알고 있어요. 더는 그럴듯하게 꾸미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이번 일을 완전히 해결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어요. 임연 그룹을 전부 내놓으세요.”“뭐라고? 임연 그룹을 넘기라고?”유은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임연 그룹은 자신과 가족의 터전이자 모든 기반이었기에 이걸 잃으면 더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못 하겠어요? 지금 임연 그룹 상황이면 공짜로 남에게 주려 해도 받겠다는 사람 없을 거예요.”예천우는 냉정한 어조로 잘라 말했다.“하지만 네가 임연 그룹을 구해낼 수 있잖아. 네가 손을 쓰면 무조건 살아날 수 있잖니.”유은수는 다급하게 매달리듯 말했다.“제가 임연 그룹을 구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알아요? 임연 그룹을 살리려면 최소 수백억은 각오해야 해요.”만약 양대복 등 업계 인맥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뭐 어때. 돈 많은 사람들이 널 도와주잖아. 그깟 돈도 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잖니.”지금의 임연 그룹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된 상태였고 바로 파산 직전이었다. 파산한다고 해도 거액의 채무를 남길 것이다.하지만 지금 예천우가 직접 수백억이라는 거액을 들여 임연 그룹을 구해주겠다고 했으니 자신은 아무 책임도 질 필요 없이 그저 앉아서 구경만 하면 됐다.회사가 다시 살아나기만 하면 본인은 언제든 다시 대표 자리에 앉아 모든 걸 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수백억쯤이야 내겐 상상도 못 할 돈이지만 예천우한테는 아무렇지도 않은 돈일 텐데. 이 정도 베푸는 건 사위로서 당연한 도리 아니겠어?’유은수의 얼굴엔 그런 속내가 여과 없이 드러나 있었다.그 모습을 본 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고 곧 표정이 굳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아줌마, 제 돈은 제 돈이에요. 아줌마가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없지만 제가 임연 그룹을 살려주려면 아줌마가 가진 모든 주식을 다 넘겨야 해요. 만약 제 요구를 거절한다면 제가 화장품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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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임씨 가문의 사위라니...’예천우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경찰서 문을 나섰다. 겉으론 침착해 보였지만 예천우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그도 임완유의 출생에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과연 임 어르신은 이 사실을 알고 계셨을까? 아니, 아마 모르셨겠지. 만약 알고 있었다면 왜 그토록 완유를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셨겠어.’예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번 일만큼은 유은수의 말이 맞았다. 임완유가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몰랐다.그래서 예천우는 당장 임완유에게 진실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유은수 말만 믿을 수는 없었기에 반드시 진짜 사실을 철저히 확인한 뒤에야 임완유에게 알릴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었다.‘만약 정말로 유은수 말대로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거라면... 그건 더더욱 완유가 알아선 안 될 일일지도 몰라. 일단 지금은 좀 더 알아봐야겠어.’예천우가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나서자 유은수는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이 못된 자식, 그렇게 돈도 많으면서 왜 이렇게 나를 곤란하게 하는 거야. 하지만... 저 정도 신분과 능력을 갖춘 사람과 다시 친하게 지낸다면 나도 이제 진짜 상류층이 될 수 있을 텐데.’유은수는 여전히 모든 희망을 놓지 않은 채 임완유를 떠올렸다.‘완유 저 계집애는 도대체 어디서 뭐 하는 거야? 그래도 뭐 어떻게든 완유 쪽에서 다시 방법을 찾아야지. 임연 그룹을 되찾으려면 결국 완유 쪽을 뚫어야 하겠지...’그때 경찰서 입구에서 장한식 서장이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다가왔다.“예천우 씨!”예천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장 서장님.”“잘 해결됐나요?”장한식이 조심스레 물었다.예천우는 장 서장의 속마음을 알 듯 곧장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임연 그룹 문제든 피해자 문제든 모두 제가 책임지고 완벽하게 해결하겠습니다.”그 말을 듣자 장한식 서장은 즉시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정말 감사합니다. 예천우 씨가 도와주신다면 저희 천해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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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천우야, 정말 미안해. 너한테 괜히 고생만 시켜서...”임완유는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렇게 묵묵히 자신을 위해 모든 걸 해주는 예천우를 보며 그녀는 마음 한편에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정말로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다.예천우는 잔잔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고생은 무슨. 네가 행복하면 난 그걸로 충분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그러면서도 그는 솔직하게 말을 덧붙였다.“그런데 아줌마를 구해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한 가지 조건을 걸었어.”임완유는 곧바로 물었다.“조건이 뭐야?”“임연 그룹의 모든 지분을 네 앞으로 넘기라고 했지.”“정말? 엄마가 그걸 흔쾌히 내놓으려고 했다고?”임완유는 지금의 임연 그룹이 거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어 웬만한 사람이라면 돈을 준다 해도 거들떠보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어머니가 예천우라면 반드시 살려낼 수 있다고 믿었고 그 모든 걸 내놓을 결심을 했다는 게 놀라웠다.예천우는 잠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뭐든 다 내놓겠다고 하더라. 시간 괜찮으면 오늘이나 내일쯤 경찰서 한 번 와봐.”“오늘은 좀 일이 있어서 내일 아침 일찍 갈게.”임완유는 바로 대답했다.사실 그녀가 그동안 어머니 곁에 나타나지 않았던 건 한편으론 직접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고 또 한편으론 어머니가 이번 일로 인해 정말로 크게 반성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그래. 그럼 네가 도착하면 다시 얘기하자.”“응... 천우야,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임완유는 좀처럼 하지 않던 다정한 고백까지 남기고는 예천우가 대답할 틈도 없이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곧장 동생 임선호에게 전화를 걸어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사건이 터지고 난 후로 임선호도 줄곧 임완유와 함께 힘을 모아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임선호는 예천우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했다.임선호는 매형이 나서준다면 엄마 문제는 무조건 해결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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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예천우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저... 혹시 네 장모님은 만났어? 지금 정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임강은 초조하게 다가오며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사실 임연 그룹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임씨 가문 사람들까지 모두 등을 돌렸고 집안의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 있었다.밖에서는 수습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터지고 있었고 결국 마지막 희망은 예천우뿐이었다.‘장모님이라고?’예천우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이 사람들이 감히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해?’하지만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임강의 반응을 살피기로 했다. 혹시라도 임완유에 대해 새로운 단서가 나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만났어요. 그런데 제가 여러분을 도와주려면 먼저 제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야 해요.”“무슨 질문이든 괜찮아. 네 장모님만 살릴 수 있다면 뭐든 물어봐.”임강은 초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예천우는 낮은 목소리로 날카롭게 물었다.“완유는 대체 누구 딸이에요? 완유가 어쩌다 임씨 집안에 들어온 거죠?”“그게 무슨 말이야? 완유는 내 딸이지.”예천우의 말에 임강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사실 그도 한동안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냈다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예천우는 일부러 냉정하게 말하며 등을 돌렸다.“이런 식으로 나오면 더는 도와드릴 수 없겠네요. 그냥 이대로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시죠.”그가 고개를 돌려 자리를 뜨려 하자 임강이 다급하게 그를 붙잡았다.“잠깐! 기다려 봐. 다 말할게. 그런데 대신 네가 우리 가족 그리고 네 장모님까지 꼭 도와줘야 해.”예천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결국 임강도 모든 걸 털어놓았다.그가 밝힌 내용은 유은수와 똑같았다.이렇게 두 사람의 진술이 완전히 일치하자 예천우는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의심을 많이 지울 수밖에 없었다.‘설마 내가 너무 의심이 많은 건가. 정말 그 시절엔 그런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었지...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지는 아기도 많았으니까.’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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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당연히 오빠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거지. 이렇게 오랜만에 왔으면서 전화 한 통도 안 해주고 너무하잖아.”양체은은 아버지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애교 섞인 불만을 예천우에게 그대로 내비쳤다.그러자 예천우는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웃으며 답했다.“나도 네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야. 다만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연락할 틈이 없었지.”그리고 예천우는 곧장 화제를 돌렸다.“그런데 양 회장은 오늘은 무슨 일로 온 거야?”양대복이 머리를 살짝 숙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사실 용왕님이 임씨 가문 일로 천해시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도와드리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뭔가 특별히 시킬 일 있으시면 뭐든 말씀만 하세요.”양대복은 속으로 은근히 뿌듯했다.‘역시 내가 딸을 데려온 건 신의 한 수였어. 용왕님이 이렇게 기분 좋아 보이시니 절대 뭐라 하실 리가 없지.’‘딸만 용왕님께 시집보낼 수 있다면 우리 집안도 하루아침에 완전히 바뀔 텐데…’예천우는 양대복의 속내를 이미 훤히 꿰뚫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임씨 가문 일은 어디까지나 그 집안이 자초한 일이니까 누구한테 책임을 돌릴 일은 아니야.”이 말을 듣자 양대복은 비로소 안도하는 표정이 되었다.‘역시 용왕님은 한눈에 내 속셈을 다 알아차리시는구나.’하지만 예천우가 곧이어 말했다.“하지만 이번에 내가 천해시에 온 건 분명 임연 그룹을 구하기 위해서 맞아.”이 말을 듣는 순간 양대복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과연... 용왕님이 여기로 오신 건 역시 임씨 가문 때문이었군. 내 딸 때문에라도 나를 탓하지 않으신 거겠지.’그는 바로 진지하게 답했다.“용왕님, 안심하세요. 이번 일에는 용등 상회도 힘을 합쳐 임연 그룹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하지만...”예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알아.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건 저질 화장품 피해를 본 분들을 치료하고 보상하는 일이야. 그 일은 내가 직접 맡아서 처리할 테니 그 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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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그래. 그럼 오빠가 일을 마치면 꼭 날 찾으러 와야 해!”양체은이 아쉬운 듯 말하자 예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알겠어.”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예천우는 곧바로 차를 몰아 옛 동네로 향했다.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예전에 자신을 돌봐줬던 보육원 원장님과 진민을 먼저 찾아뵙기로 한 것이다.예천우는 준비해 온 선물 꾸러미를 들고 진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 문을 두드렸고 마침 진민도 집에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예천우를 진민은 진심으로 반기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요즘 들어서 진민은 가끔 예천우 이야기를 꺼내며 예천우가 이젠 너무 바빠서 완전히 자신들을 잊은 거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였다.예천우는 집에서 진민과 오랜만에 도란도란 옛 추억을 나누며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그러다 오후 네 시쯤이 되어 집을 나섰다.그는 오늘 저녁에는 진민과 진민의 딸인 진가인과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했다.진민도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었고 사실 진가인도 예천우를 아주 보고 싶어 했기에 오늘 저녁이 얼마나 특별한 시간이 될지 나름 기대했다.이번에는 예천우가 직접 차를 몰고 진가인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물론 차는 부하 직원이 미리 준비해 둔 차량이었다.그는 진가인이 일하는 천하 그룹 앞으로 가서 차 안에서 그녀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그때 건물 근처에 호화로운 스포츠카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세련되게 차려입은 젊은 남성이 서 있었다.그 남자는 양손에 한가득 꽃다발을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예천우는 그 남자를 힐끗 한번 쳐다본 뒤 별 신경 쓰지 않고 창문을 내리고 담배를 피웠다.반대로 그 남자는 예천우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저런 자식은 아무리 봐도 여기서 누굴 기다리는 거겠지. 아마 여자 친구라도 기다리나 본데... 딱 봐도 수준이 안 맞아. 저런 사람이랑 같은 곳에서 여자를 기다린다는 게 좀 기분 나쁘군. 정말 나랑 급이 안 맞는 인간이야.’시간이 조금 흐른 뒤 멀리서 진가인이 걸어 나오는 모습이 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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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진가인이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드러내며 거절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김서윤이 못마땅한 듯 말했다.“가인 언니, 솔직히 홍 도련님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집안도 대단하고... 나도 들은 건데... 집안 어른 중에 고위 공직자도 계신대.”김서윤은 진가인의 시선이 갑자기 반짝이는 걸 보고 잠깐 멈칫했다가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어? 왜 그래. 혹시 흔들린 거야? 그럼 빨리 가 보자. 지금 가서 도련님한테 인사라도 해.”말을 그렇게 했지만 김서윤은 속으로 한참 원망했다.‘뭐야. 맨날 청순한 척만 하더니 결국엔 다 똑같네. 말로는 싫다 해놓고 결국 끌리는 거 아니야? 이러니까 저 나이에 벌써 저 직위인 거지.’들리는 말로 진가인은 이번에 부장도 아니고 부대표로 승진한다는 소문도 있었다.사실 김서윤이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고 진가인은 평소에도 조용히 일만 하는 편이라 그녀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특별한 존재이고 과거에 예천우가 직접 회사를 찾아와 그녀를 위해 나섰던 적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눈치였다.한편, 홍정수는 진가인을 처음 본 순간부터 완전히 반해 버렸고 어떻게든 곁에 두고 싶어서 몇 번이나 거절당해도 끈질기게 고백하고 있었다.하지만 진가인은 그런 홍정수를 조금도 눈길 주지 않았다.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있다고 단호히 말했지만 홍정수는 그녀 주위에 딱히 남자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그 말이 그냥 핑계일 거라 생각했고 그럴수록 오히려 더 욕심이 났다.오늘은 진가인이 슬슬 마음을 열기라도 한 건지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 그는 두근거림을 감추지 못했다.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꼭 쥔 채 그는 가장 멋진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저쪽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남자는 뭐지? 저런 촌티 나는 녀석이 감히 나와 같은 곳에서 여자를 기다린다니. 나와 비교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잖아. 설마 가인이가 나를 선택하지 않을 리가 없겠지.’진가인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홍정수는 가슴이 벅차올랐다.하지만 그 순간 진가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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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내가 보기엔 저 사람은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도대체 어떻게 홍 도련님이랑 비교가 되겠어?”김서윤은 거듭 진가인을 설득하려 애썼다.“가인 언니, 진짜라니까. 홍 도련님은...”“됐어. 그만 좀 해!”진가인은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언성을 높였다.“너 하루 종일 홍 도련님 칭찬만 하고 다니는데 혹시 그 사람한테 뭐라도 받은 거야?”“아, 아니야. 나 진짜 그런 거 아니야. 그냥...”김서윤은 당황해서 변명했다.“됐고... 네 변명 듣고 싶지도 않아. 오늘부로 넌 해고야.”진가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동안은 다 참아왔지만 오늘처럼 예천우를 이렇게 모욕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예천우는 살짝 놀랐다. 예전 같으면 진가인이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설 리 없었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당당하고 성숙해진 것 같았다.순간 김서윤은 얼이 빠져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설마 진짜 자신이 이렇게 바로 잘릴 줄은 몰랐다.하지만 홍정수 쪽을 힐끔 바라본 뒤 마지막 자존심을 붙잡고 소리쳤다.“진가인, 너 진짜 왜 이래! 그렇게 훌륭한 홍 도련님 두고 저런 쓸모없는 남자나 따라다니고... 넌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저리 꺼져. 너 같은 사람이랑은 말도 섞고 싶지 않으니까.”진가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감히 예천우를 욕하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말도 용납할 수 없었다.화가 난 김서윤은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고 그 시간은 퇴근 무렵이라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예천우와 진가인이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본 홍정수는 질투와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김서윤이 자기편을 들어주자 그는 곧장 앞으로 나서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가인, 네가 이런 사람이었을 줄 몰랐어. 나랑 연애하면서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랑 몰래 만나다니!”진가인은 듣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무슨 소리야! 나는 한 번도 널 만난 적 없어.”“아니. 무슨 소리야. 진가인, 넌 홍 도련님이랑 분명히 사귀었잖아. 내가 증인이야. 지금 들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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