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나 좀 봐, 미안해서 어떡해?”여시은은 입으로는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손을 놓지 않았다.“미화 언니, 이번에도 아빠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 그렇지?”박미화는 아파서 눈물까지 흘리며 말했다.“시은 아가씨, 저번엔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여 대표님이 알아차릴 줄도 몰랐어요. 아가씨 마음이 불편하시면 제가 사직할게요, 바로 사직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아가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그냥 깨진 조각 좀 치우는 건데 무슨 사직이야? 미화 언니가 그렇게 사직하면 아빠가 또 나를 의심하게 될 거 아니야?”여시은은 이번엔 발로 박미화의 손을 밟으며 코웃음을 쳤다. 박미화의 손바닥에서 천천히 피가 스며 나오는 걸 바라보며 여시은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게다가 미화 언니, 언니네 아들 결혼시키려면 돈 필요하지 않아? 그나저나 언니네 아들이 하는 일도 참 위험하더라. 그 기계들이 조금만 고장 나도 손이나 팔이 잘려 나가는 건 일도 아니겠던데? 아들한테 꼭 조심하라고 일러줘야겠어, 언니.”박미화는 듣자마자 온몸이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손 아픈 것도 잊고 겁에 질려 두 손을 모아 싹싹 빌며 애원했다.“저 사직 안 해요, 바로 바닥 다 치울게요! 시은 아가씨, 저번에도 다 제가 잘못했어요. 사과드려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 아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걔는 그냥 평범한 노동자일 뿐이에요. 제발 관대한 마음으로 봐주세요...”여시은이 아랑곳하지 않자 박미화는 급기야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유리 조각이 이마를 찔러 피가 나도 개의치 않고 그녀는 계속 애원했다.여시은은 이마에서 피가 흐르며 애원하는 박미화를 마치 개미 보듯 냉정하게 쳐다봤다.마침 통화를 마친 전혜라가 돌아와 피투성이가 된 박미화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적당히 해, 문제 일으키지 말고.”그제야 여시은은 박미화의 손을 놔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미화 언니, 다쳤구나. 우리 곧 귀국할 텐데, 아빠가 또 보면 어떡하지?”박미화는 고개를 들어 달콤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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