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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2 Chapters

제1221화

알고 보니 전혜라는 가족의 계략에 빠져 송철호와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이후 가족들은 그녀에게 송철호와의 결혼을 강요했다.전혜라는 줄곧 따르지 않았고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아이를 지우려 했다. 전씨 가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감금했고 아이를 낳으면 수그러들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전혜라는 아들을 낳은 후에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으로 송철호를 협박해 파혼하도록 했다. 결국 크게 분노한 전씨 가문 사람들은 전혜라 모자를 집에서 내쫓았다...고은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어쩐지 민준 오빠가 부모의 사랑으로 맺어진 결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니. 이런 상황에서 태어난 거였구나.’“송철호의 조건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전혜라는 왜 죽어도 결혼하려 하지 않았던 거야? 혹시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있었어?”고은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처음 송민준의 얘기를 들었을 때 고은서는 전씨 가문도 부유한 가문이라는 걸 알아챘다.이런 가문의 자녀라면 어릴 때부터 가문을 위해 정략결혼 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아무리 싫어도 강압적인 상황에서는 마지못해 동의하게 된다. 하지만 전혜라는 아이를 낳은 후에도 굴복하지 않을 정도로 강경했다.대체 얼마나 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곽승재가 휴대폰을 넣으며 말했다.“그것까진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 계속 알아보라고 할게.”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지금 그들이 송씨 가문을 조사하고 있다는 걸 송민준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유용한 정보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알아내기 어려우면 조사하지 않아도 돼.”고은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조사 중에 우리 엄마가 송씨 가문 사람들과 왕래한 흔적은 알아냈어?”고은서에게 있어서 전혜라의 일은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었다. 사실 그녀가 알고 싶은 건 어머니가 송씨 가문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였다.전혜라와 송민준이 여시은을 도와 고씨 가문을 상대할 때 그녀의 어머니도 한몫을 했는지 궁금했다.곽승재는 현재 수집한 자료 중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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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경찰이 이미 사람을 보내 그를 찾아냈을 것이다. 고은서는 꾹 참고 상황을 묻지 않았다.상처를 모두 치료한 후 고은서는 당분간 병실에 머물게 되었다.곽승재는 그녀가 바로 퇴원하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의사도 이틀 정도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고은서는 간단한 진술을 마친 다음 마음 편히 침대에 누웠다.곽승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터라 고은서는 혼자 쉬면 되니 먼저 가보라고 했다.그는 경호원 두 명을 밖에 배치한 후 떠났다.온밤 무서운 일을 겪으면서 놀란 탓에 극도로 피곤했던 고은서는 통증 속에서 몽롱하게 잠이 들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송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호원들이 들여보내지 않자 고은서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아니나 다를까 역시 송민아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주인혁도 함께 왔다.고은서를 보자 주인혁의 눈에 걱정이 가득했다.“누나, 괜찮아요?”고은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송민아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은서야, 괜찮아? 앞으로는 절대 남을 도와주지 마. 그 사람들 너무 나빴어. 고마워하기는커녕 납치하다니. 게다가 이렇게 험한 일을 당하게 하고...”고은서는 의자를 가리키며 주인혁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후 송민아를 달래기 시작했다.“민아야, 무서운 일이긴 했지만 난 괜찮으니까 울지 마.”송민아는 여전히 겁에 질려 크게 울었다.“날 병원에 데려다줄 필요 없다는데 왜 말을 안 들어? 이러니까 나쁜 사람들한테 찍혔지. 날 신경 쓰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이건 병원에 가는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만약 누군가 그녀를 해치려 한다면 그녀가 어디에 있든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은서는 송민아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민아야, 나 좀 누워서 쉬면 안 될까? 온몸이 아파서 의사 선생님도 최대한 안정을 취하라고 했거든.”“아이고, 내 정신 좀 봐.”송민아는 미안해하며 눈물을 훔치고는 고은서를 부축해 침대에 앉혔다. 고은서는 그제야 주인혁에게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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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고은서는 눈이 붉게 충혈된 채 걱정스러운 표정의 송민아를 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민아야, 곽승재가 최근에 몇 가지 알아낸 게 있는데 네 오빠와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네 오빠를 데려오지 않고 경찰에 맡긴 거야.”그 말에 송민아는 순간 멍해졌다.“그러니까 오빠가 정말 이번 납치 사건에 가담했다는 말이야?”송민준의 이상한 반응들과 그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고은서는 사실대로 말했다.“가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알고는 있었을 거야.”송민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는 경찰이 하는 말을 처음에는 아예 마음에 두지 않았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 고은서마저 이렇게 말하고 표정도 진지한 걸 본 순간 송민아는 큰 충격을 받았다.“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오빠가 알고 있었다니?”송민아는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오빠는 너랑 같이 우연히 납치당한 게 아니었어?”고은서가 대답했다.“현재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니까 곧 밝혀질 거야.”“안 돼. 지금 당장 오빠한테 가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겠어.”그러고는 다짜고짜 나가려 하자 고은서가 말렸다.“진정해. 네 오빠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고 했잖아.”하도 큰 충격에 송민아는 안절부절못했다.“그럼 가서 깨어나기를 기다릴 거야. 반드시 답을 알아내야겠어.”송민아는 급히 밖으로 나갔다.“민아 씨, 같이 가줄까요?”주인혁이 먼저 호의를 베풀었는데도 송민아는 바로 거절했다.“괜찮아요. 혼자 가면 돼요.”하지만 주인혁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송민아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잠시 후 병실 문이 열렸다. 고은서는 주인혁이 돌아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는데 뜻밖에도 곽승재였다.“여긴 어쩐 일이야? 일 다 끝났어?”고은서가 물었다.곽승재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을 따라주며 물었다.“몸은 좀 어때?”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을 푹 자고 나니 확실히 많이 나아졌다.“아까 누가 왔었어?”곽승재의 질문에 그녀는 송민아와 주인혁이 왔었다고 말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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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친밀한 이 행동은 주인혁에게 주도권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주인혁은 당연히 알아차렸고 순간 실망감이 약간 밀려왔다.“인혁 씨, 아까 민아가 어쨌다고요?”고은서의 질문에 주인혁은 정신을 차린 후 대답했다.“민아 씨가 데려다주지 않아도 된다면서 혼자 택시를 타고 갔어요.”고은서는 송민아는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성격이니 오빠에게 물어본 다음에 다시 연락이 올 거라고 위로했다.주인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주인혁에게 물었다.“요즘 스케줄이 많아서 바쁘다고 하지 않았어요? X국에 올 시간이 있었어요?”주인혁이 용기를 내어 말했다.“민아 씨한테서 누나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돼서 왔어요. 누나, 예전에는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제때 나타나지 못했는데 이번만큼은 가장 먼저 누나 곁에 있고 싶었어요.”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고은서는 잘 알고 있었다.“인혁 씨, 마음은 고맙게 받겠지만 앞으로는 내 일 때문에 인혁 씨 일에 영향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고은서가 진지하게 말했다.“누나, 내가 혹시 방해가 됐나요?”주인혁이 물었다.그의 맑고 깨끗한 눈에 담긴 실망감을 알아챈 고은서는 솔직하게 말했다.“방해까진 아니지만 난 이미 오래전에 인혁 씨를 동생이나 좋은 친구로만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그러니 나한테 감정을 낭비하지 말아요.”그 순간 주인혁의 눈빛에 담긴 실망감이 더욱 짙어졌다.“누나, 혹시 곽 대표님 때문이에요?”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다른 사람과는 상관없어요. 고마움과 사랑은 같은 게 아니니까요. 인혁 씨, 내가 인혁 씨를 도와주는 건 일도 아니라고 했잖아요. 나도 사심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항상 나를 물불 안 가리고 인혁 씨를 구해주는 천사라고 생각하지 말아요.”고은서가 계속하여 말했다.“난 인혁 씨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인혁 씨가 나한테 호감을 표현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주인혁을 알게 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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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온 사람은 다름 아닌 곽승재였다.하지만 주인혁의 앞만 가로막을 뿐 그를 저지하거나 경고하진 않고 오히려 약간 미안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방금 엘리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인혁 씨가 식사를 했는지 물어보지 않아서요. 인혁 씨 것도 좀 사다 줄까요?”주인혁의 시선이 곽승재에게 머물렀다. 중간 기장의 얇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어 키가 더욱 커 보였고 흠잡을 데 없는 준수한 얼굴에는 겸손함이 묻어 있었다.정말로 그 질문을 하려고 돌아온 것 같았다.연예계에서 꽤 오랫동안 활동한 주인혁은 돈이 많은 사람과 고위 인사를 많이 만나봤지만 곽승재만큼 분위기가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고귀함과 패기는 타고난 듯했다.하여 주인혁은 비록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곽승재만 만나면 저도 모르게 자꾸 열등감이 생겼다. 마치 처음 복싱 체육관 밖에서 만났을 때처럼.“아니면 식당 갈래요? 내가 살게요.”주인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곽승재는 다시 예의 바르게 물었다. 그러자 주인혁이 고개를 내저었다.“마음은 감사하지만 이미 먹었어요. 그리고 국내에 일이 많아서 잠시 있다가 가려고요.”곽승재의 말투에 아쉬움이 약간 묻어났다.“그럼 다음에 귀국할 때 그때 식사 대접할게요.”주인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곽승재가 진심으로 그를 초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인혁 씨, 갈 때 경호원한테 말하면 운전기사를 배정해서 데려다줄 겁니다.”곽승재는 인사치레로 말한 다음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곽승재가 잠깐 들어와 있었지만 그의 행동 덕분에 주인혁은 많이 차분해졌다.“누나, 곽 대표님이 누나를 엄청 걱정하고 있네요.”주인혁이 말했다.“곽 대표님한테 기회를 줄 건가요?”“난 지금 할 일이 많아서 감정적인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고은서가 계속하여 말했다.“하지만 방금 인혁 씨한테 했던 말들은 진심이었어요. 나한테 너무 신경을 쏟지 말아요. 자꾸 그러면 우리 두 사람한테도 부담이 될 거예요.”주인혁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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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경찰 쪽은 어떻게 됐어? 송민준과 전혜라가 납치 사건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찾았어?”고은서가 본론을 꺼냈다.“은서야, 먼저 밥 좀 먹자.”곽승재의 어정쩡한 반응을 보고 조사가 순조롭지 않다는 걸 눈치챈 고은서는 먹지 않겠다고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 물었다.“그 사람들이랑 관련 있다는 증거는 못 찾은 거야?”곽승재는 침대 옆에 앉아 죽 그릇을 들고 말했다.“좀 먹으면 얘기해줄게.”고은서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먼저 결과부터 말해줘.”곽승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현재 조사 보고와 심문 결과로 보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품을 노린 납치 사건으로 배후에 아무런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그럴 리 없어.” 고은서는 믿지 않았다. 송민준은 분명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여러 번 그녀에게 자기 행동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었다.곽승재도 고은서와 같은 생각이었다.“우리도 그럴 리 없다는 걸 알지만 증거가 없으니 그들이 지은 죄를 단정 지을 수 없어.”고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송민준이 C 선생인지도 단정할 수 없다는 거야?”곽승재는 현재 백유미의 정신 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해찬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두 사람도 아직 발견되지 않아 송민준이 이번 일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이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고은서는 이번 사건이 송민준과 무관하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송민준은 생각이 깊고 수단과 방법이 단호하면서도 냉혹했다. 이는 C 선생의 스타일과 일치한다.“만약 송민준이 계획한 거라면 설명 안 되는 부분이 있어.”곽승재는 숟가락으로 고은서에게 죽 한 숟가락을 떠먹이며 말했다. 고은서는 억지로 삼키며 물었다.“어느 부분이 말이 안 되는데?”곽승재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목표가 널 해치려는 거였다면 너랑 같이 납치된 상황에서 송민준에게는 충분히 널 다치게 할 기회가 많았어.”고은서의 미간이 다시 찌푸려졌다. 사실이었다. 만약 송민준이 그녀의 목숨을 노렸다면 그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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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추측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당장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했다.“송민준은 단지 내 신뢰를 얻으려 했던 걸 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그와 전혜라의 관계를 알아낼 줄은 몰랐겠지.” 고은서가 말했다.곽승재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들을 조사하고 있다는 걸 송민준도 어느 정도는 눈치챘을 거야. 북성 송씨 가문 쪽에서 쓸만한 정보를 못 찾았던 건 그가 방해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송민준이 그녀에게 늘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고은서는 여전히 송민준이 자신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걸 믿기 어려웠다.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눈동자에는 분명히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 이후의 만남에서는 늘 신사적이고 대범하게 완벽한 친구처럼 보이게 행동했지만 고은서는 언제나 그에게서 위험한 기운을 느꼈다.그런 송민준이 감정에 좌우될 수 있을까?“송민준이 너를 위해 하씨 가문에 본때를 보였을 때부터 이미 그의 마음은 분명했어.”곽승재는 죽그릇을 내려놓고 고은서가 좋아하는 디저트 상자를 열었다.“난 정말이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이번엔 네게 마음을 열어준 그가 고마워. 그렇지 않았다면 네가 지금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두려움이 섞여 있는 곽승재의 목소리에 고은서는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가 그녀를 걱정하기 때문에 송민준이 자신에 대한 별다른 감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고은서는 디저트를 받아 들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다른 병원의 병실.송민준은 병상에 누워 있었다. 얼굴에는 긁힌 상처 자국이 있었고 여러 군데 상처는 봉합됐으며 어깨와 등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한쪽 발은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마취가 풀리며 통증이 밀려오자 그는 힘겹게 눈을 떴다. 그리고 병상 앞에 선 분노와 억울함이 서린 얼굴의 송민아를 보았다.본능적으로 송민아의 뒤부터 보는 송민준을 행해 그녀는 높이 소리쳤다.“경찰 말고는 아무도 없어!” 송민준은 겨우 몸을 일으켜 앉으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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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그 말을 들은 송민준은 그냥 송민아에게 나가 있으라고만 하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 송민아는 퇴원 수속을 마치고 고은서가 입원한 병원으로 향했다.“오빠는 안 챙기고 나한테는 왜 왔어?” 고은서가 물었다.“오빠 쪽엔 간병인이 있어서 내가 없어도 돼. 게다가 여기 있으면 너랑 일 관련된 얘기도 더 편하게 할 수 있잖아.”송민아는 그렇게 말하며 병실 안에 걸려 있는 남자 외투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젯밤 곽승재가 여기서 간병했다는 걸 눈치챘다. 이번에 곽승재가 고은서를 구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한 걸 알기에 송민아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은서야, 나는 나고 오빠는 오빠야. 오빠가 뭘 했든 간에 나까지 미워하면 안 돼.”송민아는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말에 웃음을 터뜨린 고은서가 장난투로 말했다.“그럴 수는 없지.”고은서의 농담에 송민아는 조금 민망해졌다.“편드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오빠가 일부러 널 해치려고 한 건 아니라고 믿고 싶어. 뭔가 말 못 할 사정이 있었을지도 몰라.”지금까지 경찰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어제 곽승재가 그렇게 말한 걸 보면 고은서는 송민준이 이번 일에 연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그 일은 이제 곽승재에게 맡기고 지금은 게임 회사와의 협력 계약에 더 집중하고 싶었던 고은서가 송민아를 보며 말했다.“게임 회사와의 협력 의향서는 다 준비됐어. 오늘 오후에 같이 가서 협상할 수 있게 시간 좀 잡아봐.”이 말은 들은 송민아는 즉시 반대했다.“너 아직 다 회복된 거 아니잖아. 왔다 갔다 하면 안 돼. 그런 건 나한테 맡겨!”고은서는 송민아의 팔을 흘겨보며 말했다.“그렇게 말하는 넌? 난 그냥 약간의 찰과상일 뿐이야. 잠깐 나갔다 오는 건 문제 없어.”“...”송민아는 결국 고은서의 고집을 이기지 못했다.오후, 고은서와 송민아는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회사 동료들과 합류해 게임 회사로 향했다.며칠 전과 달리, 게임 회사 측은 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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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종이에 적힌 것은 몇 가지 데이터였지만 단순한 자료는 아니었다. 고은서는 한눈에 이것이 인수 관련 서류에서 자주 보이는 형식임을 알아챘다.누가 이 게임 회사를 인수하려는 걸까? 많은 회사들이 자신들의 가치가 최고치에 도달했을 때 매각을 선택하곤 한다. 설마 이 게임 회사도 그렇게 하려는 건가?고은서는 마음속의 의문을 일단 눅잦히고 자료를 상대방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태연한 척하면서 상대가 들고 있는 서류 몇 장을 슬쩍 훑어보며 회사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화장실에 간 고은서는 즉시 곽승재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를 시도하는 회사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 곽승재는 따로 묻지도 않고 바로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회의실로 돌아오니 마침 송민아가 그녀를 찾으려던 참이었다.“몸이 안 좋은 거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고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아니, 괜찮아.”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도 없는 상황에서 괜한 불안감을 조성해 주고 싶지 않았다.그날 밤, 고은서는 여전히 병원에 머물렀다.고은서는 곽승재 쪽에서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게임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인수 조짐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를 찾지 못한 그녀는 사용자들이 남긴 게임 후기 게시글들을 보기 시작했다.한참을 스크롤 하다가 사이트를 닫으려던 찰나 고은서는 아래쪽에 묘하게 비꼬는 듯한 댓글 하나를 발견했다.“이 게임 진짜 확실하네. 스스로 잘난 척 오지는 모 대국의 영웅들이 여기선 숨은 쓰레기 취급이라니. 그들이 게임하면서 멘붕 오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ㅋㅋㅋ”고은서는 그 댓글을 단 유저의 프로필을 클릭해 보았다. 그 유저는 우리 나라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고 조롱 섞인 발언이 여럿 보였다. 그가 말한 ‘모 대국’은 거의 확실히 우리 나라를 지칭한 것이었다.하지만 유일이 사전 조사할 때 이 게임에서 반한 요소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었다.이 유저가 단순히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헛소리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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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만약 게임 회사가 인수된다면 유일은 그들과 협력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곳에서 들인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셈이다.바로 그때, 고은서의 전화가 울렸다. 부하 직원이 전한 소식은 다음과 같았다.그 숨겨진 캐릭터의 설정이 실제로 우리나라의 한 영웅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단지 해당 캐릭터는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은 아니며 특정 스테이지에서만 등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그리고 문제의 댓글을 단 그 유저는 일부러 트집을 잡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며 게임 전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고은서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물었다.“만약 정말 그런 걸 집요하게 찾아내서 트집 잡는 사람들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건가요?”“이 게임을 국내에서 출시하려고 하면 경쟁사들이 질투해서 흠집을 내려 들 수 있어요. 만약 그 사람들이 이 부분을 문제 삼는다면 여론을 악화시켜 사태를 키울 수도 있겠죠?”부하는 잠시 침묵하더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는 듯 답했다.“정말 의도적으로 이슈화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측에 알리고 지금이라도 수정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고은서는 재빨리 제지했다.“아니요, 그대로 놔두세요. 대신 믿을 만한 사람들을 좀 모아서 저런 문제를 전부 다 찾아내도록 해요.”부하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는 듯 말했다.“고 대표님, 그걸 가격흥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쓰시려는 거군요. 괜찮은 전략 같아요.”고은서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라고만 지시했다.전화를 끊고 나서 곽승재가 고은서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계획이야?”고은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여시은이 나 헛수고하게 만들려는 거잖아? 그럼 나도 그쪽한테 똑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줘야지.”그녀의 말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그 순간 곽승재는 문득 자신이 예전에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늘 고은서가 응석받이로 자라 말과 행동이 이성적이지 못하고 한낱 감정에만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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