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아는 듣자마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고은서, 우리 오빠 만나는 거에 대해 동의한 거지? 차는 비서한테 부탁 안 해도 돼. 내가 직접 가져올게!”송민아가 송민준을 부르러 가는 사이 고은서는 휴대폰을 꺼내 녹음 기능을 켰다.첫째는 송민준이 함정을 꾸밀지 몰라 대비하려는 거고, 둘째는 혹시라도 그의 입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민아가 송민준을 데리고 들어왔다.“고마워, 고은서. 대화가 끝나면 내가 다시 와서 사과할게!”말을 끝내고 송민아는 차를 따르러 갔다.“은서야.”송민준은 태연하게 고은서에게 인사를 건넸고 고은서는 아무 말 없이 손짓으로 소파에 앉으라고 했다.송민아가 차를 가져온 뒤, 고은서는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렇게까지 하면서 절 보러 온 이유가 뭐죠? 저희 둘 다 알잖아요. 그 납치는 우연이 아니었어요. 변명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당신 말을 믿지 않으니까.”말을 들은 송민준 얼굴에서 미소가 조금 사라졌다.“고은서, 네 친모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은 건 내 잘못 맞아. 하지만 네가 내 친모와 내 관계 때문에 나를 납치 사건에 연루시킨 건, 누명을 씌우는 거야.”고은서가 비웃듯 낮게 한숨 쉬었다.“중요한 건 오빠가 친모가 누군지 말했는지 아닌지가 아니에요.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오빠 엄마가 여시은과 가까운 사이고 여시은이 저를 미워한다는 걸 몰라요? 오빠가 여기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제가 왜 말해야 하는 거죠?”송민준은 고은서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오빠가 하려던 해명이 이거면 그냥 가도 될 것 같네요. 저도 제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요.”고은서가 냉정하게 말하자 침묵하던 송민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은서야, 네가 납치당한 그날 밤, 내가 몇 번이나 네게 물었어. 네 결정 후회하냐고. 그래서 지금은 후회해?”송민준이 의미심장하게 묻자 고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그의 얼굴에서 그동안의 완벽한 ‘신사’ 가면이 벗겨지고 조금은 비웃는 듯한 표정이 드러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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