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의 물음에 곽승재는 헛기침하며 얼버무렸다.“미안, 내가 말이 좀 앞섰네.”그리고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여 대표님도 금방 내려오실 테니까 우리 차에서 기다리자.”그는 고은서에게 조심스레 차 문을 열어주었고 그녀는 말없이 곽승재를 바라봤다.곧이어 여재훈도 묘지에서 내려와 차에 올랐다.차에 탔을 때, 그의 표정은 아까보다 한결 차분해져 있었다.운전은 곽승재의 기사님이 맡았기에 그는 자발적으로 조수석에 앉았다.자연스럽게 고은서는 여재훈과 함께 뒷좌석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잠깐의 침묵 끝에 고은서가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제 어머니와 많이 친하셨나요? 어떻게 알게 되신 거죠?”대답하는 여재훈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슬픔이 배어 있었다.“그 이야기는... 좀 깁니다.”그때, 곽승재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은서야, 대표님은 좀 쉬셔야 할 것 같아. 이 근처에 조용하고 괜찮은 찻집이 있어. 거기 가서 천천히 얘기하자.”고은서가 바라본 여재훈의 얼굴에는 피로가 역력했다.그 말대로 차에서 긴 대화를 나누기보단 편안한 곳에서 듣는 게 좋을 듯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묻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곽승재가 말한 조용한 찻집에 도착했다.세 사람은 2층에 있는 비교적 한산한 룸으로 들어갔다.찻집 직원은 부르지 않았고 곽승재가 직접 정성스럽게 공부차를 우려내기 시작했다.조금씩 안정을 찾은 여재훈은 고은서가 먼저 묻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제가 고은서 씨 어머니를 알았던 건 사실입니다, 제게는 아주 중요한 사람의... 친구였거든요.”그 말을 듣자 고은서는 안도하면서도 어딘가 묘한 허전함을 느꼈다.여재훈은 목이 잠긴 듯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며칠 전 고은서 씨가 뿌린 향수 냄새를 맡고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걸 계기로 당신 어머니에 대해 조금씩 알아봤고 결국 오늘 이렇게 오게 된 거죠. 오래전 인연이기도 하고... 그래서 마지막 인사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고은서는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