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야, 넌 나랑 네 오빠 사이 일에 끼어들지 마. 그리고 부모님께도 알리지 말아줘.”고은서는 차갑고 단호하게 말했다.“네 오빠가 한 짓은 이것뿐만이 아니야. 내가 증거를 손에 넣기만 하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고은서의 말에 송민아는 조금 놀란 듯했다.왜 그녀의 말투가 이토록 싸늘한 걸까? 마치 오빠와 큰 원수라도 진 것처럼……하지만 더 물어볼 새도 없이 고은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외할아버지 댁에 도착한 고은서는 정원에 주차되어 있는 송민준의 차를 보고 눈살이 찌푸려졌다. 송민준은 어제 식당에서 입었던 정장보다 더 세련된 차림으로 거실에 앉아있었다. 고급스러운 짙은 갈색 슈트에 라이트한 색상의 셔츠, 금테 안경까지 걸친 전형적인 성숙되고 성공한 남자의 이미지였다.그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바둑을 두고 있었고 거실 곳곳에는 그가 들고 온 듯한 값비싼 선물들이 쌓여 있었다.송민준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던 일들, 해찬시에서 하마터면 외할아버지를 다치게 할 뻔한 폭주족들, 그리고 전생의 방화 사건으로 비롯된 비극까지...고은서는 당장이라도 그를 쫓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해 그녀는 억지로 분노를 눌렀다.“은서야, 왔어?”송민준은 마치 진짜 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태도로 부드럽고 다정하게 인사했다.“은서야, 거기서 뭐 하고 있어? 어서 와서 외할아버지에게 너랑 민준 군 사이가 어떻게 된 건지 이야기 좀 해줘 봐.”외할아버지가 손짓하며 그녀를 불렀다.고은서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외할아버지, 이 일은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먼저 민준 오빠와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송민준은 그녀의 말에 미소를 잃지 않고 말했다.“은서야, 네가 우리 관계를 아직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어젯밤 일이 갑작스러운 것도 알고. 나도 이렇게 빨리 퍼질 줄 몰랐어. 화 풀어. 오늘은 일부러 외할아버지께 말씀드리러 온 거야.”“나랑 너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함부로 말 하지 마.”고은서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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