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는 대답하지 않았다.구승훈은 그녀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아, 좀처럼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두 사람 사이엔 한동안 침묵만 감돌았다.강하리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밖에서 갑작스레 한바탕 소란이 들려왔다.노민우가 울며불며 사과하는 소리와 손연지가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곧이어 구승재의 낮은 위로와 천아름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나려 했지만 구승훈은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눌렀다.“내 말, 한마디도 안 들을 거야?”강하리는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며 화를 내고는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 그와 추하게 싸우고 싶진 않았다.“적당히 좀 해요!”구승훈은 이를 악물더니 갑자기 강하리의 귓가에 바싹 다가와 속삭였다.“꼭 내가 침대에서 널 만족시켜 줘야 말 들을 거야?”그 말과 함께 강하리가 방심한 틈을 타 그는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전율이 몸을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갔다.구승훈은 강하리가 본능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걸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느낌 왔어?”“꺼져요!”강하리는 발로 그를 찼지만 구승훈은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급할 거 없어. 이따가 정성껏 모셔 드리지.”그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거실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툭 내뱉듯 말했다.“조용히 좀 못 해?”그의 목소리가 울리자 거실은 금세 조용해졌다.“남의 집에 왔으면 남의 집에 왔다는 자각 정도는 있어야지. 꼭 주인이 나서야 정신 차릴래?”손연지가 맨 앞에, 그 뒤로 노민우가 바짝 따라서 있었고 천아름은 조금 떨어진 곳에, 구승재는 맨 뒤에서 가정부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소란을 듣고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구승훈을 향했다.“형?” 구승재는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노민우가 뒤따라 말했다.“헐? 너 쫓겨난 거 아니었어?”구승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누가 쫓겨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거든.”노민우: ……손연지: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천아름: “뻔뻔하게 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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