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감정은 말하자면 노민우에 대한 분노였다.하지만 그녀가 그녀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는 것은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바꾸어 말하면 일종의 자기혐오였다.노민우가 남의 약혼자라는 사실을 그녀는 한순간도 잊지 않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 남자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분명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그가 그의 약혼을 정리하기 전, 그가 집안의 온갖 복잡한 일들을 정리하기 전에는 그녀는 절대 희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거듭 다가오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깊이 빠져들며 마치 그와 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그녀의 마지막 위장술이 된 듯했다.매번 이럴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비열하다고 생각해 기분은 확실히 좋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노민우가 자신에게 어떤 위로를 해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결국 이 남자는 처음부터 줄곧 바보 같은 존재였으니까.그런데 지금, 이 남자가 그녀에게 혼인신고를 하자고?손연지는 손을 들어 노민우의 이마를 만졌다."어젯밤에 맞아서 머리가 어떻게 됐나?"노민우가 화를 내며 그녀의 손을 쳐냈다."말했잖아, 나 제정신이라고! 나 그냥 너랑 혼인신고 하고 싶어. 걔가 너보고 상간녀라고 했잖아. 약혼? 그것도 내가 동의하지 않은 약혼인데, 걔가 무슨 자격으로 너보고 상간녀라고 해? 손연지, 연지야, 여보, 우리 혼인신고 해버리면 걔는 아무것도 아니야. 넌 앞으로 내 명실상부한 아내가 되는 거야."노민우는 간절한 눈빛으로 손연지를 바라봤다.사실 손연지는 외모만 놓고 보면 특별히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노민우는 왠지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그녀는 피부도 정말 좋고 눈도 정말 크고 속눈썹도 정말 길고, 음... 가슴은 정말 말랑하고 허리도 너무 가늘었다.심지어 화낼 때의 모습조차도 유난히 매력적이었다.어젯밤 그녀가 술집에서 나왔을 때 속눈썹을 축 늘어뜨린 채 아무도 보고 싶지 않고,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하던 모습을 다시 떠올리자 노민우는 심장이 찢어지는 듯했다.그렇게 오만방자하고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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