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훈은 강하리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고 마음이 아파지기 시작했다.“다 내 잘못이야.”구승훈이 고개를 숙이고 강하리의 손끝에 뽀뽀했다.“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강하리가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손을 거두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휠체어에 올라탔다.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는 말은 이미 지겹도록 들었던 그녀였다.휠체어를 끌고 밖으로 나가는데 구승훈이 뒤따라 나오며 별다른 해석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해봤자 강하리가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구승훈도 잘 알고 있었기에 말보다는 행동으로 믿음을 주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발표회는 정안 빌딩 연회장에서 열렸다. 구승훈과 강하리가 나타나자 기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구 대표님, 강 대표님, 아까 그 사람과 무슨 원수라도 지신 건가요?”“구 대표님, 강 대표님, 그 두 사람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인가요?”“두 분 사이가 남달라 보이던데 혹시 재결합 준비 중이신가요?”문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강하리는 바로 앞까지 들이닥친 기자를 보며 대답하려는데 구승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까 마주친 사람들과 풀어야 할 앙금이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리는 법대로 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재결합 여부는...”구승훈이 고개를 숙이고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저는 하고 싶은데 강 대표가 그 기회를 줄지 봐야죠.”이 말에 기자들의 눈빛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강 대표님, 그러면 왜 헤어졌는지 말씀해 주세요.”“맞아요. 오늘 발표할 작품은 우정이 테마인데 밸런타인데이면 재결합 테마도 볼 수 있는 건가요?”구승훈이 눈썹을 추켜세웠다.“말씀 고맙네요. 저도 밸런타인데이에 재결합 테마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헤어진 이유라면...”구승훈이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잘못해서, 제가 지켜주지 못해서, 제가 남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입니다. 강 대표가 기회만 준다면 어떤 벌도 달게 받을 생각입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