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은 얄밉지만 귀엽기까지 한 안서현을 보며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개자식아, 그 여자애 당장 놔!”그때, 계단 쪽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개를 돌리자 압도적인 미모에 완벽한 몸매를 한 여자가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며 올라오고 있었다.길게 흩날리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뒤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열댓 명이 따르고 있었다.남자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포스를 뿜었고 딱 봐도 무공을 익힌 고수의 느낌이었으며 아까 그 검은 옷 무리보다 몇 급 위였다.“좀 제대로 보지 그래? 내가 붙잡힌 쪽이야.”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즉각 반박했다.진서준이 아무리 눈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열아홉짜리 소녀한테 손댈 생각 따윈 없었다.“세린 언니!”안서현은 진서준의 팔에서 떨어지더니 냉기와 살기를 내뿜는 여인에게 달려갔다.이 여자가 바로 안서현이 기다리고 있던 그 사촌 언니였다.“무슨 상황이지?”안세린은 순간 멍해졌다.안서현이 납치당했다고 통보받았는데 왜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거지?“서현아, 괜찮아?”안세린은 정신을 차리고 사촌 동생을 찬찬히 훑어봤다.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안세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너 누구야? 여긴 왜 온 거지?”안세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봤다.“세린 언니, 이 오빠가 날 구해줬어. 진짜 좋은 사람이야.”안서현이 급하게 해명했다.“이 사람이 널 구했다고?”안세린은 쉽게 믿지 않았다.자기 사촌 동생은 좀 덜렁대는 면이 있어서 낯선 사람한테 금방 마음을 열어버리는 타입이었다.안세린은 혹시 이 남자가 뭔가 다른 의도를 갖고 접근한 건 아닐지 경계심이 들었다.“맞아, 아까 이 진서준 오빠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언니는 몰라. 총알도 피했단 말이야. 완전 미쳤어.”안서현은 얼굴을 붉히며 흥분해서 떠들었다.“진서준 오빠, 이분은 우리 사촌 언니 안세린이에요.”안세린은 진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서현아, 가서 씻고 와. 나랑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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