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Bab 1871 - Bab 1880

1982 Bab

제1871화

진서준의 말이 끝나자 정원 속에서 그림자 두 개가 유령처럼 소리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남자와 여자를 바라보며 진서준은 심각한 표정으로 황예은에게 말했다.“너, 막 도착했을 텐데 저쪽에서 이렇게 빨리 널 찾았다고? 네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다시 털어보는 게 좋겠는데?”하지만 황예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젠 나도 익숙해졌어.”황예은 주위에는 확실히 배신자가 꽤 많았다.암살 시도가 있을 때마다 황예은도 내부 조사를 다시 하지만 그 어떤 조치를 해도 배신자는 계속 나왔다.이건 배신자들이 충성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황예은을 죽이고 싶은 놈들이 수단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돈으로 유혹하거나 가족으로 인질 삼는 건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었다.세상 누구든 약점은 하나쯤 있다.그걸 쥐고 흔들면 충성 따윈 아무런 의미도 없는 법이다.“너희 둘은 어디서 굴러왔어?”진서준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두 사람을 바라봤다.남자는 키가 2미터에 몸은 바위처럼 단단해 보였고 서 있기만 해도 산처럼 거대한 위압감이 뿜어졌다.여자는 전투복 차림에 늠름한 분위기를 풍겼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두 사람은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실력자였다.“이봐, 우린 저 여자 잡으러 온 거야. 너랑은 상관없으니까 5초 이내에 당장 이 별장에서 나가. 안 나가면 결과는 너 스스로 책임져.”중년 남자가 싸늘하게 경고했다.“역시 널 잡으러 온 거였구나.”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처음엔 하경범이 보낸 놈들인 줄 알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마약에 뇌까지 녹아버린 하경범에게 이런 지략이 있을 리 없었다.“난 말이지, 협박이 세상에서 가장 안 무서운 일이야.”진서준은 중년 남자의 말을 받아쳤다.“너 그 선택으로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중년 남자가 냉랭하게 말했다.“그래? 난 오히려 너희 정체가 궁금한데?”진서준은 여전히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정체를 숨기는 거 보니 이름이 좀 알려진 킬러겠지?”두 사람의 원기는 깊게 숨겨져 있어 진서준도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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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2화

순식간에 방 안 유리 기물들이 산산조각 났다.이게 바로 기세만으로도 일반인의 숨통이 막힐 정도인 대종사의 무시무시한 실력이었다.진서준은 황예은 곁에 앉아 그 압박감을 딴 곳으로 흘려보냈다.두 사람이 멀쩡한 모습을 보자 여전갈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보통 사람이 아닌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하지만 오늘은 신선이 와도 널 살릴 순 없어.”그 말을 끝내자마자 여전갈이 바닥을 박차고 화살처럼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었다.여전갈이 디뎠던 바닥은 그대로 산산조각 났고 강풍을 가르며 날아드는 주먹엔 살기가 가득했다.이 주먹을 정통으로 맞으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았다.하지만 진서준의 표정어네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여전갈이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진서준이 먼저 손을 뻗었다.짝!명쾌한 소리와 함께 여전갈의 뺨이 그대로 뒤틀리며 공중을 날아갔다.공중에서 여전갈의 이가 사방으로 튀었고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그대로 바닥에 처박힌 여전갈의 한쪽 얼굴은 순식간에 돼지처럼 부었다.“개자식이 감히 우리 여동생 얼굴을 때려?”남전갈은 분노로 눈이 벌겋게 물들었다.“기분 나빠? 그럼 너도 한 대 맞고 가.”진서준이 태연하게 도발했다.“넌 시체도 온전치 못할 거야.”남전갈이 분노로 이성을 잃은 채 진서준에게 달려들었다.남전갈의 실력은 맨눈으로 봐도 여전갈보다 한 수 위였다.달려오던 중, 남전갈은 갑자기 소매에서 암기를 날렸다.독이 발린 암기는 종사급 이하 무인이 맞는 즉시 사망할 수준이었다.대종사라도 핏속에 독이 들어가면 30초 안에 식물인간, 3분 안엔 뇌사할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은 몸을 살짝 틀며 쉽게 피했다.그 순간, 남전갈은 이미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죽어!”공격을 시도하는 남전갈의 손에 타이타늄 단검이 있었는데 이 단검은 철도 자를 수 있고 횡련 대종사의 몸도 그대로 뚫을 정도의 강력한 무기였다.하지만 기세등등한 남전갈을 보며 진서준은 단 두 손가락만 내밀었다.그리고 남전갈의 경악이 가득한 시선 속에서 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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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3화

남전갈의 몸에 근육이 우뚝 솟아올랐다.바위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에 핏줄이 벌겋게 튀어나와 온몸에 지렁이들이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이 순간, 남전갈은 본인의 신체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진서준은 기세등등한 남전갈을 보며 눈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내 동생을 죽이겠으면 일단 날 먼저 넘어봐.”남전갈은 이를 악물고 진서준을 노려봤다.“비켜.”진서준이 먼저 주먹을 내밀어 남전갈의 가슴팍에 한 방 먹였다.퍽!무시무시한 내력이 남전갈의 단단한 근육을 뚫고 심장을 그대로 박살 냈다.남전갈은 피를 확 토하며 불만과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죽는 순간까지도 남전갈은 자기와 진서준의 실력 차이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단 한 방도 못 버티고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오빠!”여전갈이 뒤돌아 그 모습을 본 순간,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어서 도망쳐, 날 신경 쓰지 마.”남전갈은 동생에게 외치며 마지막 의지를 짜내 진서준에게 달려들었다.남전갈은 진서준을 안고 자기 단전을 폭파해 함께 죽으려 했다.“참 끈질기네, 바퀴벌레야?”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이번엔 정통으로 남전갈의 머리에 한 방 더 내리꽂았다.그러자 남전갈의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버렸고 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남전갈을 정리한 진서준은 곧장 여전갈을 쫓았다.여전갈은 뒤에서 쫓아오는 기척에 당황한 나머지, 옆에 있는 저택 안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진서준도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 들어갔다.하지만 들어가 보니 여전갈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그 순간, 분주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니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전원 장검을 들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서준에게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설마 이놈들도 여전갈 패거리인가?”진서준은 여전갈과 연결된 인물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 없었다.더 생각할 틈도 없이 진서준은 그 무리 속으로 몸을 던졌다.비명과 함께 검은 옷 무리가 순식간에 전부 쓰러져 숨을 거뒀다.상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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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안씨 가문?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진서준은 자기가 여전갈에게 낚인 거란 걸깨달았다.이 검은 옷 무리는 여전갈과 한패가 아니라 단지 이 소녀를 납치하는 게 목적인 사람이었다.진서준은 밧줄에 묶인 소녀를 유심히 살폈다.소녀는 스무 살 안팎에 몸매는 풍만했고 갸름한 달걀형 얼굴에 또랑또랑한 큰 눈이 인상 깊었다.딱 인터넷에서 말하는 동안 글래머 그 자체였다.이상한 건 이런 절망적인 상황인데도 소녀의 얼굴에 두려움 하나 없었고 오히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진서준을 보고 있었다.“이봐, 네 눈엔 내가 3살짜리 애로 보여? 안씨 가문 사람도 아닌데 이 별장에 쳐들어와서 내 부하들을 모조리 쳐 죽였다고?”두목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여전갈을 쫓아 들어왔을 뿐이야. 아까 있었던 일은 완전한 오해야.”진서준은 어깨를 으쓱였다.이쯤 되니 여전갈한테 제대로 엿 먹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물론 여전갈 본인도 우연히 여기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여전갈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다시 찾으려면 그냥 스스로 기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오해는 개뿔, 헛소리 작작 해.”두목은 얼굴이 새까매지며 말을 이었다.“여전갈이고 나발이고 묻는 말에나 대답해. 우리가 제안한 조건을 너희 안씨 가문이 수락하는 거야, 마는 거야?”안씨 가문이란 말에 진서준은 순간 멈칫했다.안씨 가문은 아홉 후손 가문 중 하나였고 지금껏 한 번도 접촉해 본 적 없는 가문이었다.“난 진짜 안씨 가문 사람 아니야. 너희가 안씨 가문 기다리는 거면 난 이만 가볼게. 방해해서 미안해.”말을 마친 진서준은 등을 돌려 별장을 떠나려 했다.황예은이 혼자 별장에 있는데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면 혹시 여전갈이 다시 쳐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거기 서, 내가 가도 된다고 했어?”두목은 갑자기 진서준 발밑 바닥을 향해 총을 쐈다.“안씨 가문 사람이든 아니든 내 부하들을 저렇게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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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5화

검은 옷 두목은 반응이 빨랐다.본인이 진서준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아채자 서둘러 소녀의 목숨을 인질 삼아 진서준을 위협하려 들었다.“너희가 착각한 게 하나 있어. 난 안씨 가문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그 여자애로 날 협박해봤자 아무 의미 없어.”진서준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었다.진서준은 그 소녀랑 일면식도 없었고 소녀가 예쁘다고 해서 자기 목숨을 걸 만큼 어리석지도 않았다.두목은 순간 멈칫하더니 그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검은 옷 무리가 주저하는 순간, 진서준 손에 어느샌가 은침 세 개가 나타났고 반사적으로 은침을 날렸다.슉!은침은 눈 깜짝할 사이 세 명의 이마를 꿰뚫었다.다음 순간, 그 셋은 그대로 쓰러지며 숨이 멎었다.“오빠, 진짜 대박이네요. 완전 제 이상형이에요.”묶여 있던 소녀는 눈에 하트가 뿅뿅 떠 있는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진서준이 다가가서 소녀의 밧줄을 풀어주자 소녀는 팔을 쭉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볼륨감 있는 몸매가 그 동작으로 더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진서준은 차마 더 이상 볼 수 없어 급히 고개를 돌렸다.요즘 애들은 도대체 뭘 먹고 자라는 건지 몸매가 진짜 대박인 것 같았다.“오빠, 제 이름은 안서현이에요.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안서현은 활짝 웃으며 진서준의 팔에 달라붙었다.그 부드러운 감촉이 팔을 감싸는 순간, 진서준은 난감해하며 팔을 빼려 했다.하지만 안서현은 팔을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오빠 이름이 뭐예요?”안서현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난 진서준이야. 곧 너희 집사람들이 올 테니 난 이만 가볼게.”진서준은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진서준 오빠, 가지 마요.”안서현은 더 꽉 달라붙으며 물었다.“근데 오빠는 어떻게 제가 납치당한 걸 알았어요?”“아까 말했잖아. 다른 여자를 쫓다가 이 별장에 들어왔는데 우연히 검은 옷 사람들이랑 마주친 거라고.”진서준은 간단하게 설명했다.“그 무리가 여전갈이랑 한패인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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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진서준은 얄밉지만 귀엽기까지 한 안서현을 보며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개자식아, 그 여자애 당장 놔!”그때, 계단 쪽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개를 돌리자 압도적인 미모에 완벽한 몸매를 한 여자가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며 올라오고 있었다.길게 흩날리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뒤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열댓 명이 따르고 있었다.남자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포스를 뿜었고 딱 봐도 무공을 익힌 고수의 느낌이었으며 아까 그 검은 옷 무리보다 몇 급 위였다.“좀 제대로 보지 그래? 내가 붙잡힌 쪽이야.”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즉각 반박했다.진서준이 아무리 눈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열아홉짜리 소녀한테 손댈 생각 따윈 없었다.“세린 언니!”안서현은 진서준의 팔에서 떨어지더니 냉기와 살기를 내뿜는 여인에게 달려갔다.이 여자가 바로 안서현이 기다리고 있던 그 사촌 언니였다.“무슨 상황이지?”안세린은 순간 멍해졌다.안서현이 납치당했다고 통보받았는데 왜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거지?“서현아, 괜찮아?”안세린은 정신을 차리고 사촌 동생을 찬찬히 훑어봤다.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안세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너 누구야? 여긴 왜 온 거지?”안세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봤다.“세린 언니, 이 오빠가 날 구해줬어. 진짜 좋은 사람이야.”안서현이 급하게 해명했다.“이 사람이 널 구했다고?”안세린은 쉽게 믿지 않았다.자기 사촌 동생은 좀 덜렁대는 면이 있어서 낯선 사람한테 금방 마음을 열어버리는 타입이었다.안세린은 혹시 이 남자가 뭔가 다른 의도를 갖고 접근한 건 아닐지 경계심이 들었다.“맞아, 아까 이 진서준 오빠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언니는 몰라. 총알도 피했단 말이야. 완전 미쳤어.”안서현은 얼굴을 붉히며 흥분해서 떠들었다.“진서준 오빠, 이분은 우리 사촌 언니 안세린이에요.”안세린은 진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서현아, 가서 씻고 와. 나랑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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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끝까지 버티겠다는 거네요? 좋아요, 그럼 조금은 혼내줘야겠네요.말을 마친 안세린은 그대로 손을 뻗어 진서준의 코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겉보기엔 뽀얗고 여린 손 같지만 그 한 방은 공기를 찢을 듯한 소음을 낼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있었다.진서준은 몸을 비틀어 옆으로 피하며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데? 계속 공격하면 진짜 가만 안 둔다?”하지만 안세린이 대꾸도 없이 계속 주먹질을 이어가자 진서준도 결국 폭발했다.이렇게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막무가내인 여자는 제대로 혼내줘야 했다.“막 나간다는 거지? 오늘 너 좀 제대로 혼나보자.”진서준은 즉시 손을 내밀어 안세린의 손목을 낚아챘다.“뭐야?”안세린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보냈다.안세린의 공격은 속도와 힘을 겸비한 기술이어서 웬만한 고수도 대응하기 힘들 터였다.그런데 이 남자가 너무나 쉽게 손목을 그대로 잡아냈다.안세린은 힘껏 뿌리치려 했지만 진서준의 손은 집게처럼 단단히 안세린의 손목을 고정했다.“이거 놔!”안세린이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놔주면 뭐 하게? 또 한 대 치려고?”진서준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먼저 공격한 건 너잖아. 근데 나더러 놔달라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죽고 싶어?”안세린은 진서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리를 들어 진서준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그 하얗고 늘씬한 다리는 완전히 예술품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거센 돌풍과 함께 거침없이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진서준은 재빨리 손을 뻗어 안세린의 발목을 잡았다.안세린은 하필 지금 치마를 입고 있어 다리가 활짝 벌어지며 치마 안의 풍경이 고스란히 노출됐다.“이 변태 자식아! 당장 안 놔?”안세린의 얼굴은 한순간에 붉어졌다가 다시 창백해졌다.“네가 먼저 다리를 들었잖아. 난 그냥 받아준 것뿐인데?”진서준은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안세린의 민망한 모습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이런 막무가내로 나가는 말괄량이 같은 여자는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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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8화

“죽여버릴 거야!”안세린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진서준이 안세린의 혈도를 봉인한 탓에 안세린은 내공을 다룰 수 없었다.내공만 다룰 수 있었다면 벌써 목숨을 걸고 진서준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안세린은 큰 소리로 외칠 수 없었다.혹시라도 아래층에 있는 경호원들이 올라와 지금 이 꼴을 본다면 안세린은 앞으로 얼굴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다.“죽인다고? 은혜를 원수로 갚네? 그게 너희 안씨 가문의 가풍이야?”진서준도 안세린의 태도에 화나 멈추지 않고 안세린의 엉덩이를 연달아 때리기 시작했다.짝! 짝! 짝!방 안에서 경쾌한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처음엔 안세린도 발버둥 치며 소리 지르더니 점점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고 목소리도 나긋나긋해지며 얼굴은 불처럼 확 달아올랐다.어릴 적부터 안세린은 늘 모든 사람 위에 군림하던 존재였다.남자들은 안세린의 앞에서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고 안세린의 시선이 날아오면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그런 자기가 지금 진서준에게 거침없이 엉덩이를 맞고 있었다.항상 도도한 안세린은 평소 남자와의 접촉도 극도로 꺼렸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진서준에게 얻어맞아 엉덩이에 느껴지는 화끈한 통증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말로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감정은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 벌레가 몸에서 기어다니는 듯 간질간질했다.게다가 안세린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얼음처럼 차갑던 그녀의 표정도 어느새 붉게 달아올랐다.진서준이 안세린을 위에서 누르고 있어 가까이에서 풍기는 남자의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부끄러움, 자극, 그리고 기대감까지 살짝 떠오르자 안세린은 자기감정에 경악했다.그사이 진서준은 이미 엉덩이에 수십 대를 퍼부은 상태였다.“사과해. 네가 잘못했단 걸 인정해.”진서준이 손을 멈추며 차갑게 말했다.뜨겁게 달아오른 엉덩이의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안세린은 얼굴을 소파에 묻었다.혹시라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진서준에게 들킬까 봐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아직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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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그 개자식은 갔어.”안세린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네? 진서준 오빠 벌써 갔어? 나 아직 번호도 못 받았단 말이야.”안서현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이었다.어렵게 만난 운명의 남자였는데 시작도 못 해보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세린 언니, 근데 왜 얼굴이 그렇게 빨개? 볼 터질 것 같아.”안서현은 그제야 안세린의 얼굴을 유심히 봤다.붉은 기운이 감도는 안세린의 얼굴은 오히려 귀엽기까지 했다.태어나서 지금까지 안세린이 얼굴 붉히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았다.“좀 더워서 그런가 봐.”안세린은 시선을 피하며 대충 둘러댔다.“덥다고? 그럼 언니도 샤워해. 오늘 밤 경매도 가야 하잖아?”안세린이 거짓말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안서현이 단순하게 말했다.안세린도 별말 없이 욕실로 들어가 홀딱 벗고 거울 앞에 섰다.그제야 안세린은 자기 엉덩이가 얼마나 붓고 빨개졌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엉덩이는 당장이라도 피가 철철 흘러내릴 것처럼 새빨갛게 부어 있었다.“저 개자식... 앞으로 며칠은 엎드려 자야겠네.”안세린은 부끄러움과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그런데 문제는 불륨감 넘치는 몸매 때문에 엎드리면 숨이 잘 안 쉬어졌다.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등을 대고 잘 수도 없었다.심지어 찬물만 닿아도 엉덩이에서 불이 나는 듯 화끈했다....“진서준, 괜찮아?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진서준이 무사히 돌아오자 황예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 여자한테 낚여서 엉뚱한 덫에 빠졌어.”진서준은 툭 던지듯 설명했다.“그 여자 도망쳤어?”황예은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진서준 정도 실력이라면 그 여전갈 정도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였다.“그래, 도망쳤어. 하지만 이제 그 여자는 단순한 도망자일 뿐이야. 다시 감히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땐 끝이야.”진서준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두 사람이 얘기 중일 때, 허사연과 도지아가 밖에서 들어왔다.“이 집은 왜 이렇게 난장판이야?”거실의 엉망진창 상태를 보고 두 사람은 어리둥절했다.“아까 킬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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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진서준이 황예은을 무시한 게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응? 너도 가? 또 암살당할 수도 있잖아. 안 무서워?”진서준이 흠칫 놀라며 물었다.“경매에 오는 사람들은 다 지역 상류층이야. 그 배후 세력이 미치지 않은 이상 그런 자리에서 함부로 날뛰진 않을 거야.”황예은이 무덤덤하게 말했다.정말 그런 자리에서 황예은이 킬러를 맞닥뜨려야 한다면 그것 역시 르벨 지역 권력자들의 뺨을 치는 것과 같을 것이다.게다가 이렇게 중요한 경매에 킬러가 침투한다면 르벨의 보안은 그냥 쓰레기란 얘기와 같았다.그럼 외지 부자들이 앞으로 누구도 르벨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황예은 말이 틀리진 않았다.“뭐, 좋아. 돈 많은 여자랑 같이 있으니 돈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진서준이 장난스럽게 농담을 건넸다.“돈 필요하면 말만 해. 다 줄게.”허사연이 눈에 띄게 질투 섞인 말투로 말했다.공식 여자친구인 허사연이 다른 여자한테 밀릴 순 없었다.“장난이야. 돈을 쓰려고 해도 내 걸 쓸 거니까 안심해.”진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진서준과 황예은은 차를 타고 르벨에 하나밖에 없는 7성급 호텔로 향했다.호텔은 바닷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고 고층 건물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그 두 건물 사이엔 투명한 연결 통로가 몇 개 있어 양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이 쌍둥이 빌딩 디자인은 당시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작품이었다.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이미 고급 차들로 빼곡했다.대충 둘러봐도 억 단위의 고급 차를 제외한 다른 차는 없었다.오늘 밤, 르벨의 돈 많은 권력자들은 전부 이곳에 모인 셈이었다.“진서준 씨!”정장을 빼입은 오영수가 빠르게 진서준 쪽으로 걸어왔다.가까이 다가온 후에야 오영수는 진서준 옆에 미모가 뛰어난 여성이 하나 있는 걸 발견했다.“이분은 누구죠?”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이라 오영수는 숨이 턱 막혔다.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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