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린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무슨 의사? 르벨에 있는 유명한 신의는 다 불러봤고 심지어 주 신의도 두 손 들었잖아. 네가 말한 사람도 사기꾼 아니겠어?”안진천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진서준 오빠는 사기꾼이 아니에요. 오늘 오후에 절 구해준 사람이 바로 진서준 오빠예요.”이때 안서현이 강하게 안진천을 반박했다.“어라? 널 구한 게 세린이 아니라 그 남자였어?”안진천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맞아요, 제가 도착했을 땐 그분이 이미 서현을 다 구해놓은 상태였어요.”안세린이 한마디 덧붙였다.“무도와 의술 실력을 겸비했다고? 보통 인물은 아니구나.”안진천 눈빛에 경계심이 번뜩였다.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엔 누구든 의심하는 게 맞았다.“콜록, 콜록...”그때, 안국성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피를 왈칵 쏟아냈다.얼굴빛은 최악이었고 당장 숨이 멎을 기세였다.“세린아. 지금 당장 그 신의한테 전화해 봐.”안진천이 급하게 외쳤다.“아빠, 아까도 말했잖아요. 그분은 지금 급한 일이 있어 내일 아침에 오겠다고 했어요.”안세린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할아버지가 그때까지 못 버틴단 말이야.”안진천의 목소리가 어두워졌다.“그분이 저한테 약 한 알 주셨는데 그걸 복용하게 하면 내일 아침까진 괜찮대요.”안세린은 조심스레 진서준이 준 약을 꺼냈다.“세린아, 너 지금 장난해? 그게 뭔 약인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낯선 사람이 준 건데 어떻게 먹어?”안진각은 눈살을 팍 찌푸렸다.“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다른 속셈을 품고 일부러 독약을 준 거야. 우리 아버지 죽이려고 작정한 것 같아.”안진아는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진서준 오빠는 절대 그런 나쁜 사람 아니에요.”안서현이 단호하게 진서준의 편을 들었다.“아빠, 시간이 없어요. 일단 한 번 믿어봐요.”안세린은 차마 눈앞에서 할아버지가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좋아,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으니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안진천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형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