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441 - Chapter 1450

유강후는 전에 그 박스를 본 적이 있었다. 안에 담긴 건 평범한 일기장과 어머니의 사진과 물건들만 있었다.그렇다는 건 그날 밤 온다연이 이 일기장만 꺼내 묻었다는 걸 의미했다.유강후는 그 일기장이 마치 보물이라도 된 양 소중하게 품에 안아 들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신문을 오려 붙인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유강후가 23살이던 해, 기업 행사에 참석했다가 찍힌 사진이었으며 고작 옆모습뿐이었다.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신문도 해지고 바랬지만 유강후는 신문 속 인물이 자신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러자 유강후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힘든 시간을 보낸 온다연이 좋아하는 마음조차 꽁꽁 숨기고 조심스레 엿본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다.기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고 유강후는 크게 심호흡하여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온다연이 먼저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온다연의 사랑을 받고,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둔 건 유강후 인생의 최대 행복이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온다연의 풋사랑 상대가 본인이라는 걸 알아버린 뒤로는 이제 여한이 없을 정도였다.유강후가 한참 심호흡을 하고 있을 때 온다연은 어느새 문 앞에 서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온다연은 유강후가 큼지막한 금고 앞에 서 있는 걸 의아하게 바라봤다.“뭘 넣은 거예요? 중요한 문서예요?”유강후는 눈가가 빨갰으나 목소리는 덤덤했다.“아니. 예전에 네가 본가에서 썼던 물건을 발견해서 잘 보관하려고.”온다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아저씨, 그걸 왜 거기에 넣어요? 괜히 공간만 차지하지.”2년 동안, 유강후는 자꾸 온다연이 썼던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생겼다. 아주 사소한 알림장이라 할지라도 보물처럼 여겼다.온다연은 이런 행동이 웃기면서도 코끝이 시큰거렸다.떨어져 지냈던 3년 동안 유강후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신처럼 빈틈이 없던 유강후에게 허점을 만들었으니, 이를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그래도 온다연은

온다연은 어린이집에 정체를 공개할 생각이 없었고 평범한 가족처럼 바래다주고 데리러 갔다. 바래다줄 때는 어린이집 입구까지만 갔었고 일정이 있을 땐 장화연이나 이권이 둘을 대신했다.그러니 어린이집 원장과 이웃집 여민생 부부만 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여민생 부부와는 또 다른 신기한 인연이 있었는데 바로 현진화의 아들과 며느리였던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더 가깝게 지냈다.오늘 체육대회를 위해 유강후는 아주 중요한 회의를 취소했고 온다연도 하루 결석을 했다. 그리고 미리 시간을 내어 두 녀석을 위해 체육대회 준비를 했다.어젯밤 내린 비로 다희는 흰 운동화에 흙이 묻는 게 싫다며 등원을 반드시 차로 하겠다고 우겼다.인원수도 많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밴을 골랐고 유강후가 직접 운전을 했다.운전하는 내내 다희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알려줬다.첫째로는 반드시 메달을 딸 것, 둘째는 다른 친구들의 성적을 묻지 말 것, 마지막으론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과 다툼이 있지는 않았는지 묻지 말 것이었다.다희는 말하면서도 온다연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폈다.바로 어제 옆 반 여자 아이와 크게 다퉜다는 걸 온다연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그리고 다희는 온다연의 표정이 평소와 다름없는 걸 보며 안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어린이집 주차장에 들어섰다.사실 오늘 탄 밴도 아주 평범한 차량은 아니었지만 날이 날인만큼 주차장에는 몇십억을 훌쩍 넘는 각종 외제 차가 줄지어 있었다.유강후와 온다연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인 건 아니었다.유강후가 주차 자리를 찾아 주차하려는데 검은색 벤틀리가 재빨리 끼어들었다.뒤따르던 차량에서 경호원이 내려 온다연을 바라봤고 온다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어두워진 유강후의 표정을 살피며 손등을 토닥였다.“다른 자리 또 찾으면 되죠. 좋은 날 괜히 시비 붙지 말자고요. 어린이집에서 학부모끼리 다툼이 생기면 보기 안 좋아요.”“아이들이 무사히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만큼 중요한

여자는 잔뜩 당황했고 온다연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러나 온다연 근처에도 오기 전에 유강후의 발길질에 바닥에 넘어졌다.두 사람은 바닥에 나뒹굴며 흙을 잔뜩 뒤집어썼고 얼굴엔 상처가 가득했다. 이젠 방금처럼 허풍을 불지도 못했다.갑작스러운 폭력에 여자는 한참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온다연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너, 딱 기다려!”온다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요, 기다려볼 테니 사람 많이 불러오세요. 안 그러면 쪽수도 안되니까.”온다연은 약한 사람 괴롭히는 부류를 가장 싫어했고 이 부부는 마침 온다연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여자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아빠, 나 폭행당했어요. 지금 별이 어린이집 앞에 있는데 상대는 별이 옆 반 학부모예요...”“네... 돈 많은 집도 아닌 것 같은데 경호원까지 있어서 우리가 밀리고 있어요. 아빠, 나 이렇게 수모를 당하는 건 정말 처음이란 말이에요...”“바로 로린 부원장한테 전화 걸어서 그 아이부터 내쫓아내 줘요. 그 아이도 싹수부터 그른 게 어젠 우리 별이를 때렸대요. 이런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요.”“나한테 무릎 꿇고 빌지 않으면 아주 콩밥 먹여줄 거예요!”온다연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강아름 어린이 학부모예요. 그러니 내쫓을 수 있으면 한 번 해봐요. 더 이상 시간 내줄 여유 없으니까 서두르고요.”온다연은 그 말을 남기고 유강후의 손을 잡아당겼다.“아저씨, 우린 이만 가요.”유강후는 이런 온다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버럭 화도 잘 내고, 제대로 한 방 먹여주기도 하네.”온다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저런 사람 뭐 하러 봐줘요. 아저씨도 빨리 전화 걸어서 내쫓아요. 부모를 보면 자식이 보인다고 저 집안 다 별로일 것 같아요!”그 말에 유강후가 미소를 지었다.“처음으로 나한테 이런 부탁한 거 알아? 우리 다연이도 이제 다 컸네.”온다연은 잡은 손을 팔랑팔랑 흔들었다.“빨리 전화하라고요! 다시 어린이집에서 마주

“쌍둥이가 닮지 않은 건 그렇다고 해도 형제가 각각 부모 성을 따랐나 봐요? 그렇다면 저 남자는 진씨 가문 사람이라는 건데, 진씨 가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아는데 저 남자는 없어요.”“저기 선생님 오시니 잡담은 이만해요.”젊은 선생님은 간단하게 체육대회를 소개하고 키 순서대로 학부모를 팀으로 묶었다.유강후와 온다연은 이어달리기, 밧줄 당기기,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경기에 참여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체육대회가 시작되었다.단오는 처음부터 체육대회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가방을 챙겨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다희는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유강후와 온다연을 이끌고 어린이집 곳곳을 소개해 주고 지난주 미화 담당이 본인이었다고 자랑했다.기특한 다희의 모습에 유강후는 기쁜 마음이 들면서 코끝이 시큰거렸다.그래서 온다연을 살짝 끌어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우리 딸이 마치 내가 바랬던 네 어린 시절 같아. 용감하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워.”온다연은 서둘러 유강후의 손을 밀어냈다.“여긴 어린이집이라고요. 이렇게 가깝게 지내다가 다른 아이들이 보면 어떡해요.”그러자 다희도 고개를 번쩍 쳐들고 이렇게 말했다.“맞아요! 집에서도 꼭 붙어있었는데 밖에서는 좀 자제해요!”모녀에게 질타를 당한 유강후는 입을 삐죽거리다가 번갈아 볼에 뽀뽀했다.“껴안고 뽀뽀도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온다연은 유강후를 힐끔 노려보며 말했다.“유치하긴.”다희는 제 볼을 만지며 웃음을 터뜨렸다.“친구들이 보면 날 놀릴 거예요!”그러자 유강후도 웃음이 터졌고 딸아이의 볼에 또 한 번 뽀뽀했다.“한 번 더.”다희의 웃음소리가 한층 더 높아졌다.“아빠! 진짜 안 돼요!”세 사람이 도란도란 어린이집 구경을 마치자 어느새 이어달리기 경주가 시작되었다.먼저 엄마팀 경주가 있었고 온다연은 키가 작은 탓에 세 번째 주자였다.두 번째 담당이 바를 넘겨주고 온다연은 아주 빠른 속도로 앞으로 달렸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누군가 슬쩍 발을 걸었

진영빈은 서둘러 비서를 시켜 로린을 불러오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30대 중반 머리가 반쯤 벗겨진 남자가 달려왔다.로린은 유강후를 알지 못했으나 자기 상사가 젊은 남자를 향해 굽신거리는 걸 보며 신분이 범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유강후는 키가 컸고 표정을 굳히자 주변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상황 판단을 마친 로린이 서둘러 미소를 장착하고 물었다.“진 원장님, 저는 무슨 일로 부르신 건가요?”진영빈은 방금 그 영상을 보여줬다.“이 사람, 자네가 아는 사람인가?”로린은 인상을 찌푸렸다.‘이 여자는 강홍석 씨 딸이잖아. 아까 전화가 와서 딸아이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제대로 손을 봐달라고 했는데. 정말 골치 아픈 여자라니까.’‘제 눈에 거슬리면 바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어 그 아이를 자르라고 난동을 부리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내가 원장도 아니고 고작 부원장인데 그게 쉬운 줄 아나? 여기 다니는 아이들의 배경이 다 평범한 것도 아닌데.’하지만 강홍석은 로린 아내의 직속 상사였고 로린은 꾸역꾸역 해달란 대로 해줄 수밖에 없었다.1년 동안 꾹꾹 참다가 이제 고비가 왔던 참에 그 여자를 처리할 좋은 기회가 왔다.로린의 표정을 보고 진영빈은 바로 눈치를 채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는 사람이면 빨리 불러오게나. 안 그러면 자네 밥그릇도 뺏길 위기야. 저 사람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렸어!”로린은 빠르게 핸드폰을 꺼냈으나 잊지 않고 그 여자와 선을 그었다.“진 원장님, 저와는 그저 안면이 있는 사이일 뿐 저도 잘 모르는 사람이에요. 제발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진영빈은 인상을 쓰며 재촉했다.“말 대신 행동으로 보이라고!”두 사람은 어색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온다연이 유강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우리 아이들 아직 이 어린이집 다녀야 하는데 원장님한테 너무 밉보이지 마요. 우린 그냥 그 여자만 찾으면 되니까 괜히 원장님한테 화풀이하지 말고요.”유강후는 온다연의 상처만 보면 너무 마음이 아팠다.오랜 시간 동안 바람이 불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