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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2화

Author: 손이영
온가희는 당황했다.

몇 년 동안 온다연과 유강후가 그녀의 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수술과 진료에만 수십억 원이 들었다.

절약하는 성격인 온가희는 함부로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비싼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급히 무릎을 꿇고 인공 와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온가희와 부딪힌 사람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인공 와우를 밟아버렸다.

온가희는 망가진 인공 와우를 들고 눈물을 흘렸지만 그 사람은 무례하게도 사과는커녕 욕설하며 도망쳤다.

온가희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내 인공 와우 망가뜨렸잖아요. 배상하세요.”

그는 비싼 물건이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온가희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났다.

온가희는 울면서 그를 쫓아갔다.

그러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데다 어린 그녀가 어른 남자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급기야 길을 건너다 차에 부딪힐 뻔했다.

운전자는 놀라서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뒤따르던 차들이 잇따라 추돌할 뻔했다.

인공 와우도 망가지고 사람도 잃어버리고 교통사고까지 날 뻔하자 온가희는 길가 계단에 주저앉아 망가진 인공 와우를 바라보며 슬피 울었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부모님께 많은 돈이 들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에 시달렸다.

과거 학대받던 기억이 떠올랐고 지금 이 순간까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온다연과 유강후가 준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겼다.

조그만 억울함도 말하지 않았던 그녀에게 이번 일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었다.

불쌍한 온가희는 온다연과 유강후가 아무렇게나 준 작은 선물 하나조차 인공 와우보다 훨씬 값비싼 것임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그때 깨끗한 손이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가희?”

온가희는 흐릿한 목소리만 들렸지만 익숙한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자 불빛 아래 깨끗하고 부드러운 눈매의 소년이 서 있었다.

“별하 오빠...”

그 사람은 바로 심별하였다.

온가희는 망가진 인공 와우를 그의 앞에 내밀며 눈물을 흘렸다.

“이거 망가졌어요. 소리가 안 들려요.”

심별하는 부드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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