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얼굴을 맞고 잠시 멍하더니 곧 분노에 휩싸였다.“이년이, 감히 나를 때려?”다희는 신발을 신으며 담담히 말했다.“너 때릴 때도 날짜 정해서 때려야 해?”그가 주먹을 들고 다희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경호원이 몸을 가로막았다.“진석민 씨, 삼가주세요. 여긴 강씨 가문입니다.”진석민은 다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오늘 이 계집을 가만두지 않겠어.”비록 그녀가 강씨 가문의 손님일지라도 진씨 가문 역시 만만치 않았다.어릴 때부터 누구에게도 건드림 받은 적 없던 그에게 얼굴을 발로 차였다는 사실은 치욕 그 자체였다.다희는 신발을 신은 뒤 휴대폰을 꺼내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두 사람은 속옷만 입은 채였고 마지막 판에서 속옷까지 내걸었기에 허겁지겁 중요한 부위를 가렸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그중 한 명이 소리쳤다.다희는 조소를 머금고 말했다.“질 게 무서우면 아예 내기하지 말았어야지.”두 사람은 진 사실이 못마땅했고 어린 소녀에게 ‘두려워한다’는 말을 듣자 더더욱 자존심이 상했다.“누가 졌다고 두려워한댔어?”다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럼 벗어야지. 방금 속옷까지 걸었잖아. 진 사람은 빚을 갚는 게 당연한 거 아냐?”진석민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말도 안 돼. 네가 분명 속임수를 썼어. 우리가 어릴 때부터 가위바위보를 해왔지만 진 적은 한 번도 없어. 근데 네가 나오자마자 이렇게 질 리가 없잖아. 분명 뭔가 수를 쓴 거야.”다희는 코웃음을 치며 그를 보았다.“너 같은 사람 상대로 내가 속임수를 쓸 이유도 없어. 유우태 씨, 알아? 난 세 살 때부터 그분이랑 마작을 뒀어. 유우태 씨, 제자인 주정우는 나 보면 ‘선배님’부터 불러야 해. 가위바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마작에서도 내가 8을 원하면 감히 3도 못 내고 3을 노리면 2조차 못 내지.”다희는 차갑게 말했다.“내가 너희한테 속임수까지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유우태는 동남아시아 아니 중화권 전체에서 신처럼 불리는 인물이었고 그의 제자 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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