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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691 - Chapter 1700

1700 Chapters

제1691화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또 한 번 천둥이 치며 집이 흔들릴 듯 요동쳤다.양우림은 점점 굳어지는 얼굴로 발걸음을 재촉했다.그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단숨에 복도 끝에 다다랐고 자신의 침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그러나 그는 곧 멈춰 서더니 침실에서 몇 미터 떨어진 작은 방 앞에 멈춰 섰다.마침 또 한 번 강한 천둥이 울려 퍼졌고 그가 문에 손을 대는 순간 안에서 약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양우림은 다급해져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다희야, 문 열어 줘. 오빠야.”곧 문이 열리자 작고 귀여운 그림자가 뛰쳐나와 그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았다.“무서웠어요. 또 천둥이 쳐서... 정말 무서웠어요.”양우림은 서둘러 그녀를 안아 올리고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오빠가 있잖아. 그냥 천둥소리일 뿐이야.”그의 품에 안긴 소녀는 어느 정도 안도했지만 여전히 몸을 떨고 있었다.곧이어 또 한 번 강한 천둥이 울리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더 깊숙이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여긴 너무 어두워요. 불도 없고, 여기 있기 싫어요. 밖에 나가요.”양우림은 그녀를 꼭 안은 채 거실로 걸어 나가 집사에게 단호하게 말했다.“최대한 밝게 집 안의 모든 불을 켜줘요.”집사는 재빨리 집 안의 모든 조명을 켰지만 천둥은 멈추지 않았고 창밖에는 거센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양우림은 소녀를 소파에 앉히고 그녀가 자신에게 몸을 완전히 기대도록 품을 넓게 내주었다.그는 따뜻한 차를 가져오게 했고 조심스레 그녀에게 권했다.하지만 다희는 여전히 떨며 물을 마시지 않고 그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기만 했다.양우림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며 조용히 말했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여긴 오빠 집이야. 봐 이렇게 불도 밝고 집사랑 가정부도 다 우리 사람이야. 아무도 너를 해치지 않아.”그의 낮고 안정적인 목소리는 그녀의 불안을 조금씩 가라앉혔다.잠시 후 그녀는 손을 조금 느슨히 풀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우림,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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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2화

누군가는 그 가문이 상어에게 잡아먹혔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족 모두가 산 채로 불에 타 죽었다고 주장했다.어떤 죽음이든 백 년 넘게 이어져 온 이 가문이 며칠 만에 무너진 사실은 동남아시아 전역에 큰 충격을 안겼다.그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동남아시아는 우울한 날씨가 이어졌고 아무도 본가와 진씨 가문이 갑자기 행동에 나선 이유를 알지 못했다.금융 거장의 분노는 감히 누구도 견딜 수 없었고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은 며칠간 극심한 불안정에 휩싸였다.사건 이후 본가와 진씨 가문은 쌍둥이에 대한 보호를 한층 더 강화했고 그들의 모든 정보는 거의 완벽하게 삭제되었다.그 사건 당시 양우림은 유강후의 서재 밖에서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으며 자원해 로운을 공개적으로 세우기를 요청했다. 그는 몇 년 더 뒤에서 배우고 훈련할 생각이었다.그는 진심으로 두려웠다. 만약 그때 다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사실 그 당시 납치와 실종 사건은 그가 직접 계획한 일이었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다희가 나타났다. 양우림은 다희의 소식이 외부로 새어 나갈 줄은 전혀 몰랐다.그 이후 다희에 관한 정보는 철저히 봉인되었다.그 사건 당시 다희는 겨우 열 살이었다. 비록 울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겁에 질려 있었다.심리치료사는 거의 2년간 꾸준히 그녀를 돌보았고 밤마다 악몽을 꾸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었다.이 기간 동안 양우림은 절반 가까운 시간을 H국에서 다희와 함께 보냈고 자주 두 지역을 오가며 그녀를 돌봤다.사건 이후 다희는 더 이상 양우림을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늘 ‘우림’이라고 불렀다.처음에는 양우림도 낯설어했지만 나중에는 그녀의 부름에 익숙해졌다.한편 고유진은 서재에서 오랫동안 양우림을 기다렸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녀는 양우림이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옷을 정리한 뒤 밖으로 나왔다.홀에 도착한 순간 그녀는 소파에 앉아 누군가를 안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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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차가운 얼굴에 악마 같은 면모를 지닌 남자 양우림은 지난주 배신자를 처리한 뒤 그 잔혹한 광경을 고유진에게 들키고 말았고 그녀는 그 현장에서 참지 못하고 구토했다.그 후 며칠간 고유진은 심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오늘이 되어서야 겨우 일상으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지금 그가 마치 온화하고 다정한 소설 속 남자 주인공처럼 어린 다희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보자 고유진은 이 모든 광경이 꿈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그녀는 믿기지 않는 마음에 슬쩍 자신의 팔을 꼬집어 보았다. 따끔한 통증이 느껴지자 고유진은 황급히 다시 다희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양우림의 눈빛이 그녀를 강하게 사로잡았다. 차갑고 날 선 경고가 담긴 시선이었다.그 안엔 분명한 적의가 깃들어 있었고 고유진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그때 다희가 몸을 살짝 움직이며 뒤를 돌아보았다.“우림, 저기 있는 언니는 누구예요?”양우림은 다정한 손길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고유진 씨는 보조 직원일 뿐이야. 일하러 온 거고 우리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자거라.”고유진은 다희의 모습을 보고 잠시 멈춰 서서 믿기지 않는 듯 바라보았다.‘세상에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그 눈썹과 눈동자는 정말 매혹적이었고 대학교수로서도 이런 아름다움을 설명할 적절한 단어를 찾기 어려웠다.많은 것을 경험한 고유진에게 다희의 외모는 그녀의 미적 기준에서 단연 톱3에 들 만한 수준이었다.굳이 표현하자면 이 소녀는 AI가 그린 그림보다도 더 정교하고 아름다웠고 그래서인지 양우림이 그녀를 품에 꼭 안고 놓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멍하니 바라보던 고유진에게 양우림이 손짓하며 재빨리 나가라고 신호를 보냈다.고유진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문밖으로 나서면서 참을 수 없던 그녀는 집사에게 물었다.“로 집사님, 저 소녀는 누구인가요? 혹시 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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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쓸데없는 가게는 가지 말고 먹은 음식과 마신 음료를 모두 기록해서 돌아와 보고하세요.”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고유진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나는 그저 사업가일 뿐입니다. 알겠죠?”고유진은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따랐다. 하지만 왜 그가 자신을 단순한 사업가라고 낮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동남아시아를 주름잡는 거물이 어린 소녀 앞에서 이렇게 겸손할 필요가 있을까?’고유진이 생각에 잠긴 순간 맑고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림.”고유진은 고개를 들어 근처에 서 있는 어린 다를 보았다.열다섯 열여섯 살 정도로 보였고 아주 심플한 흰색 라운드넥 티셔츠와 연한 색 술 장식이 달린 데님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다희는 티셔츠 밑단을 바지 안으로 넣어 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길고 가늘어 보였다.검은 머리카락이 풀어져 있었고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 돋보이게 했다. 햇빛 아래 그녀의 피부는 투명할 정도로 하얗고 아주 어려 보였다.이번에는 고유진이 어젯밤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다희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정말 아름다운 소녀야.’그녀가 감탄하는 순간 다희는 달려와 양우림의 손에 들린 죽을 받아 한 입 마셨다.“와. 우림이가 직접 끓인 거예요? 이 생선 죽 정말 맛있어요.”양우림은 데일까 봐 급히 그릇을 빼앗으며 말했다.“뜨거우니까 조심해. 조금 있다가 먹어.”“이 해물은 오늘 아침에 잡아서 막 썰어 죽을 만들었어.”다희는 그 말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의 팔에 매달려 애교를 부렸다.“우림이 제일 좋아요. 내가 우림이가 끓인 죽 먹고 싶다고 전화했더니 정말 만들어줬어요. 우림, 최고예요.”양우림은 웃으며 무언가 말하려다 다희의 옷차림을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뭘 입은 거야?”다희는 그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돌며 말했다.“예쁘죠? 가기 전에 산 거예요. 가희가 골라줬어요. 이 바지는 올해 최신 유행 스타일이라 우리 둘 다 샀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요.”양우림은 그녀의 드러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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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5화

다희는 살짝 언짢은 표정으로 자신의 옷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상한 듯 입을 열었다.“난 괜찮은 것 같은데요...”그녀는 다시 고유진을 바라보며 의아하고 서운한 표정으로 물었다.“언니, 정말 안 예뻐요?”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고유진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그 눈빛을 마주한 고유진은 묘한 죄책감에 잠시 주저했다.무의식적으로 양우림을 쳐다보았지만 그의 냉철하고 날 선 시선이 그녀의 말문을 막았다.결국 어쩔 수 없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예쁘다고 해야 할지 안 예쁘다고 해야 할지...”고유진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다희는 제대로 듣지 못했고 그 말이 부정적으로 들린 듯 입술을 삐죽이며 얼굴을 찌푸렸다.그러고는 말없이 돌아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양우림은 그 모습을 보고 만족스럽다는 듯 고유진을 향해 턱짓했다.“앉아서 같이 먹어요.”고유진은 얼굴을 굳히며 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 아침 먹고 왔어요.”그러자 양우림의 표정이 단숨에 싸늘하게 굳었고 차가운 음성이 고유진을 짓눌렀다.“앉으라고 하면 앉는 거예요. 월급 안 받고 싶어요?”고유진은 속으로 ‘저승사자 같으니’라고 욕하며 억지로 의자에 앉았지만 참지 못한 듯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저는 다희 씨의 패션 감각이 꽤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그 옷은 올해 트렌드이기도 하고 패션 잡지 표지에도 실렸어요.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인기 있는 스타일이에요.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양우림은 싸늘한 눈빛으로 고유진을 몇 초간 날카롭게 노려보다가 옆에 서 있던 조수에게 명령했다.“미상 잡지 편집장이 누구인지 알아봐. 안목이 너무 없네. 아이들한테 그따위 취향을 주입하다니. 사람 바꿔.”조수는 단 한 마디도 반박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고유진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였을 뿐인데 실제로 잡지 편집장을 바꾸라는 말에 죄책감과 당혹감이 밀려왔다.이후 고유진 입을 꾹 다문 채 앉아 있는 것도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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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다희는 낭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여러 옷을 꼼꼼히 비교하고 가격을 확인한 뒤 네다섯 벌을 골랐다.마지막으로 보석 코너에 들러 몇 가지 장신구를 고른 뒤 고유진에게 팔찌를 선물했다.가격이 거의 7자리에 달하는 팔찌를 보며 고유진은 받을지 말지 망설였다.그때 양우림이 나타났다.고유진은 몰래 팔찌를 양우림에게 보여주며 받아도 되는지 물었고 양우림은 노려보며 말했다.“죽고 싶어요? 다희가 준 건데 감히 안 받겠다고요?”고유진은 기쁘게 팔찌를 받고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거의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양우림은 아직 부족하다며 다희와 함께 3층 여성 의류 판매코너로 향했다.그때 고유진은 ‘호화로움’과 ‘돈을 물처럼 쓰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했다.마음에 드는 옷들은 모두 사들였고 다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안하다며 디자이너를 집으로 초대해야겠다고 말했다.옷을 다 고른 줄 알았는데 양우림은 다희와 함께 속옷 코너로 갔다.고유진은 속으로 ‘성인 남자가 어린 다희의 속옷을 직접 고르다니 변태 아닌가?’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양우림은 단지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섬유 성분까지 세심하게 살폈다.고유진은 어색했지만 양우림과 다희는 이미 익숙한 듯했다. 양우림은 신중히 속옷을 고르고 다희는 옆에서 휴대폰을 하며 가끔 양우림이 가져온 고구마 맛 밀크티를 마셨다.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신발을 고르는 과정은 훨씬 더 놀라웠다.신발을 신어볼 때 다희는 의자에 앉아 하얀 발을 드러냈고 양우림은 고른 신발을 하나하나 직접 신겨주었다.고유진은 다희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양우림은 즐거워하며 다희의 발을 잡고 있었다.“우림, 더 이상 신어보기 싫어요.”결국 다희가 여러 차례 투정을 부리자 양우림은 마침내 그만두었다.고유진은 그들이 쇼핑을 마치고 나갈 때 양우림이 다희를 안고 나가고 싶어했지만 다희가 거추장스럽다며 거절한 것을 눈치챘다.그 순간 고유진은 양우림의 차가운 시선에 압도될 뻔했다.고유진은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지만 월급이 끊길까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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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처음에 고유진은 다희가 매우 순하고 말을 잘 듣는 양우림의 손아귀에 있는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각은 완전히 깨졌다.커피를 마시던 중 한 여자가 카페에 들어왔다.고유진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의 딸 강유현이었다.이름과 달리 강유현은 성격이 매우 까칠했고 동네에서 성질 급한 것으로도 유명했다.고유진은 그런 강유현이 다희와 매우 친한 사이란 사실에 놀랐다.강유현은 들어오자마자 다희를 껴안으며 말했다.“나는 네가 그 늙은이 때문에 못 나올 줄 알았는데 네가 나올 방법을 찾았다니 대단하네.”‘늙은이라니?’고유진은 강유현이 양우림을 가리켜 말하는 걸 깨닫고 웃음이 났다.스무 살도 채 안 된 양우림을 두 소녀가 ‘늙은이’라고 부르다니 양우림이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다희는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강유현에게 건넸다.“네가 원하는 거야. 국내에서 오랫동안 찾아 헤맨 끝에 구했어. 아껴 써. 며칠 만에 다 쓰지 말고.”강유현은 상자를 받고 다희의 얼굴에 키스하며 장난스럽게 눈짓했다.“조금 있으면 재미있는 물건이 있는데 같이 놀래?”다희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무슨 재밌는 물건이 있다는 거야? 쓸데없는 것이 분명해. 난 안 갈래.”강유현은 눈을 깜빡이며 속삭였다.“오빠가 좋은 무기를 구했어. 너한테 딱 맞는, 립스틱만 한 크기의 작고 귀여운 무기야. 보호용으로 하나 구해줄게.”다희는 흥미를 느끼고 일어서려던 순간 옆에 있던 고유진을 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언니, 강유현네 집에 재밌는 게 있다는데 같이 가요.”그녀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덧붙였다.“우림한테 말하지 말아줘요. 오빠는 강유현을 싫어하고 나랑 강유현이 친하게 지내는 걸 원하지 않아요. 부탁이에요.”고유진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시늉을 했다.“안 돼요. 다희 씨를 다른 사람과 함께 보내면 대표님께서 날 죽일 거예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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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옆에 있던 사람이 고유진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다.“고유진 씨, 걱정 마세요. 다희 아가씨께서 양 대표님께 다 설명하실 거예요. 여기서 편히 계시면 됩니다.”그러더니 옆쪽을 가리켰다.“저쪽에 디저트가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드세요.”고유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냥 잠시 여기 앉아 있겠습니다.”“알겠습니다.”잠시 후 고유진은 휴대폰을 찾을 수 없어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다희와 강유현이 사격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다희의 사격 실력은 정말 놀라웠다. 열 발을 쏘았는데 모두 정확히 중앙에 명중했고 경호원들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 시간이 지나자 다희가 휴식을 취하러 다가왔다.그녀는 안대를 벗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고유진 씨, 폐를 끼쳤네요. 이미 우림에게 얘기해 놨어요. 당신에게 화내지 않으실 거예요.”그때 고유진은 다희의 손에 자신이 손바닥으로도 다 가릴 수 없을 만큼 큰 무기가 들려 있고 손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았다.그 순간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문턱에 들어서기도 전에 웃음소리가 먼저 퍼졌다.고유진이 돌아보니 이 도시에서 악명 높은 두 건달이었다.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다희는 이미 강유현에게 팔을 잡혀 끌려가고 있었다.고유진은 어쩔 수 없이 뒤따라갔다.두 건달은 처음엔 강유현 옆에 낯선 사람이 있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다희의 얼굴을 본 순간 눈빛이 변했다.열일곱 열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젊은이들은 집안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함부로 말했다.특히 다희가 어린 나이에도 담담한 태도로 그들을 무시하자 오히려 그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그중 진석민이라는 남자가 음란한 농담을 늘어놓더니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제안했다. 지는 사람은 옷을 한 벌씩 벗자는 것이었다.강유현이 당장이라도 화를 내려고 했으나 다희가 그녀를 말리고 진석민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좋아요. 하지만 오늘 옷을 다 벗고 여기서 기어 나갈 각오는 하고 있어야 할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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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그 남자는 얼굴을 맞고 잠시 멍하더니 곧 분노에 휩싸였다.“이년이, 감히 나를 때려?”다희는 신발을 신으며 담담히 말했다.“너 때릴 때도 날짜 정해서 때려야 해?”그가 주먹을 들고 다희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경호원이 몸을 가로막았다.“진석민 씨, 삼가주세요. 여긴 강씨 가문입니다.”진석민은 다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오늘 이 계집을 가만두지 않겠어.”비록 그녀가 강씨 가문의 손님일지라도 진씨 가문 역시 만만치 않았다.어릴 때부터 누구에게도 건드림 받은 적 없던 그에게 얼굴을 발로 차였다는 사실은 치욕 그 자체였다.다희는 신발을 신은 뒤 휴대폰을 꺼내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두 사람은 속옷만 입은 채였고 마지막 판에서 속옷까지 내걸었기에 허겁지겁 중요한 부위를 가렸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그중 한 명이 소리쳤다.다희는 조소를 머금고 말했다.“질 게 무서우면 아예 내기하지 말았어야지.”두 사람은 진 사실이 못마땅했고 어린 소녀에게 ‘두려워한다’는 말을 듣자 더더욱 자존심이 상했다.“누가 졌다고 두려워한댔어?”다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럼 벗어야지. 방금 속옷까지 걸었잖아. 진 사람은 빚을 갚는 게 당연한 거 아냐?”진석민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말도 안 돼. 네가 분명 속임수를 썼어. 우리가 어릴 때부터 가위바위보를 해왔지만 진 적은 한 번도 없어. 근데 네가 나오자마자 이렇게 질 리가 없잖아. 분명 뭔가 수를 쓴 거야.”다희는 코웃음을 치며 그를 보았다.“너 같은 사람 상대로 내가 속임수를 쓸 이유도 없어. 유우태 씨, 알아? 난 세 살 때부터 그분이랑 마작을 뒀어. 유우태 씨, 제자인 주정우는 나 보면 ‘선배님’부터 불러야 해. 가위바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마작에서도 내가 8을 원하면 감히 3도 못 내고 3을 노리면 2조차 못 내지.”다희는 차갑게 말했다.“내가 너희한테 속임수까지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유우태는 동남아시아 아니 중화권 전체에서 신처럼 불리는 인물이었고 그의 제자 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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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내 아버지는 양씨 가문의 집사야. 너 우리한테 사과하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해. 그러면 용서해 줄게. 감히 우리를 망신시켜? 네가 강유현의 친구라 해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다희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듯 아주 순수하게 웃었다.잠시 후 그녀는 작은 가방에서 립스틱만 한 검은 튜브를 꺼내 들고 진석민을 가리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이 지역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사람의 아들이라고? 만나 보고 싶었어. 재밌겠는데?”그녀가 튜브를 조작하자 그것은 곧 미니 권총으로 변했다.진석민은 당황하며 외쳤다.“뭐...뭐 하는 거야?”다희는 미소를 지으며 권총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네가 마음에 들 것 같아. 인형 표적 말고는 써본 적 없거든. 여자 괴롭히는 거 좋아한다며? 너를 망가뜨리는 건 어때?”진석민은 격분하며 소리쳤다.“미친년, 네가 감히...”“탕.”총소리가 울렸고 총알은 진석민의 뺨을 스치고 뒤에 있는 기둥에 박혔다.기둥에 금이 가더니 이내 무너져 내렸다. 주변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고 모두가 숨을 삼킨 채 다희를 바라보았다. 강유현은 말없이 이마를 짚었다.곧 코끝을 찌르는 냄새가 퍼졌고 진석민이 겁에 질려 오줌을 싸 버린 것이었다.다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역겹네.”그녀는 손짓하며 말했다.“상자 두 개 가져와요. 저 둘 보기 흉하니까 아랫도리 좀 가려줘요.”경호원들이 상자 두 개를 가져와 그들의 하반신을 가려주자 두 사람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움찔거렸다.인형처럼 아름다운 소녀가 자신들을 정말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진석민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했지만 옆에 있던 또 다른 남자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채 고함을 질렀다.“미친년, 감히 총을 쏘다니. 네가 어느 집안 딸이든 간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다희는 권총을 손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투덜거렸다.“너무 작아. 한 발밖에 못 쏘다니. 두 발 쏘면 더 재밌을 텐데.”다희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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