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 Chapter 1711 - Chapter 1720

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711 - Chapter 1720

2008 Chapters

제1711화

양우림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고 아래층으로 내려와서는 집사에게 푸념을 늘려봤다.“이걸 선물하면 다희가 좋아할 거라면서요? 지금 보니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던데 집사님 아이디어 완전 별로였어요.”집사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로 말을 이었다.“그럼... 지금이라도 반품을?”양우림은 발끈 화를 냈다.“이미 선물했는데 반품하면 제 체면이 뭐가 돼요!”집사는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속으로 다희가 선물을 받았으면 됐지, 하고 생각했다.그리고 몇 시간 뒤, 저녁 12시가 다 되어가는데 집사가 조심스레 양우림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도련님, 다희 씨가 몰래 외출하셨습니다.”양우림은 하던 행동을 모두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디로 갔죠? 설마 또 강유현 찾으러 간 겁니까?”집사가 대답했다.“아니요. 헬리패드 쪽으로 가셨습니다. 정문이 아닌 방안의 창문을 통해 몰래 나온 걸 봐서 도련님 모르게 나오려고 한 것 같습니다.”“사람을 시켜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으세요.”“네. 알겠습니다.”집사가 나가고 양우림은 헬리패드에 있는 카메라를 작동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다희는 걸음을 재촉해 빠르게 달리다가도 계속 뒤를 돌아다보며 행여나 누가 따라붙지는 않았는지 걱정했다. 그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는 수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양우림의 눈에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기만 했다.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한 다희는 빠른 걸음으로 미니 헬기 앞으로 다가갔고 발판을 밟고 기체 위로 올라가더니, 두 팔을 벌려 헬기를 쓰다듬고 뽀뽀를 해댔다.그 모습에 양우림은 실소를 터뜨리며 바로 카메라 줌을 당겼다.다희는 얼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헬기 이곳저곳을 쓰다듬고, 핸드폰까지 꺼내 마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한참을 만지작거리다 이번엔 헬기 앞쪽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아직 철거되지 않은 발판을 타고 올라가 기체 앞부분을 껴안고 애정 가득한 뽀뽀를 퍼부었다.그러고는 잔디밭으로 내려와 신이 난 듯 바닥에서 데굴데굴
Read more

제1712화

양우림은 다희의 뒤를 따라 걸었고 화가 나 발을 쿵쿵 구르는 모습에도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저녁도 제대로 안 먹었으니 좋아하는 걸로 좀 챙겨서 방으로 보내세요.”양우림은 직접 야식을 챙겨주고 싶었지만 요즘 들어 할 일이 부쩍 많았고 곧 시작될 온라인 회의는 적어도 3시간은 족히 걸렸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양우림은 한번 토라진 다희가 화를 풀려면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튿날, 다희가 아침상에 얼굴을 비췄다. 다희는 아침잠이 많아 이 시간대에 얼굴을 보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오늘은 어딘가 좀 남달랐다. 어디에서 구했는지 모를 트레이닝 복에, 높게 묶은 포니테일, 게다가 두 볼에는 헬기 모양의 스티커까지 붙였다.다희는 양우림 앞으로 다가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을 툭 던졌다.“받은 선물 한번 확인하고 싶은데 오빠가 한번 시행 운전 좀 해봐요.”다희는 양우림이 헬기 조종사 면허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양우림이 자신을 거절할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그러나 양우림은 덤덤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어제 보니 그리 마음에 들어 하지도 않던데, 억지로 맞춰줄 필요 없어. 그리고 어린 여자아이가 헬기 조종하는 게 위험한 일이기도 하고.”다희는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래서 반품하게?”실망한 기색의 다희를 애써 무시하며 양우림이 말했다.“계속 나한테 투덜거리는 걸 보니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네.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굳이 남길 필요도 없으니 반품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다희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양우림을 향해 소리를 꽥 질렀다.“세상에서 양우림이 제일 싫어! 미워!”그리고 다희가 몸을 휙 돌려 밖으로 나가자 괜히 장난 한번 쳐보려던 양우림은 잔뜩 당황해 버렸다. 다희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마음 아파진 양우림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 다희를 뒤로 끌어안았다.“내가 미안해. 네가 너무 귀여워서 장난 좀 해봤어.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왜 반품하겠어?”다희는 양우림의 팔뚝을 꼬집으며 말했다.“누
Read more

제1713화

다희는 작게 입술을 삐죽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꽤 마음에 드는 선물 해준 걸 보아 냉전은 여기까지 할게. 또 나한테 화내면 이번에는 냉전이 아니라 아예 다시 보지도 않을 거야!”양우림은 다희의 손을 잡고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그래, 알겠으니까 일단 밥부터 먹을까? 어젯밤에 오늘 할 일 다 몰아서 했으니까 종일 너랑 놀아줄게. 헬기도 타고, 어때?”다희는 또 헤실헤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응, 좋아! 진짜 너무 고마워!”“그럼 혹시 유현이도 불러오면 안 돼? 유현이도 참 좋아할 텐데.”양우림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오늘은 시행 운전이고 나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좀 더 익숙해지면 그때 초대할까?”강유현은 고집도 세고, 성격도 센 것이 아주 깡패가 다름없었다. 양우림은 다희가 그런 강유현과 어울리는 걸 원치 않았다. 양우림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진 못한 다희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런데 이미 약속했는걸?”그러자 양우림이 말을 덧붙였다.“오늘 유현이가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 어젯밤 유현이 아버님이 그랬는데 유럽에서 사교 코치님이 오셔서 오늘 수업이 있을 거라고 했어.”다희는 그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 그럼 유현이도 나한테 연락을 곧 할 거야. 우린 다음에 또 약속 잡으면 되지 뭐.”다희의 관심사가 아침밥으로 돌려지자 양우림은 무표정으로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유럽에서 온 코치님을 먼저 강씨 가문으로 모시고 3일 후에 다시 모시고 와.]상대는 빠르게 답장했다.[네. 대표님.]다희는 갑자기 생긴 거대한 장난감에 입이 귀에 걸렸다. 옆 좌석에 앉아서도 양우림에게 자신도 배워달라고 내내 졸랐다.그렇게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날다가 날이 거의 어두워질 무렵 두 사람은 헬기에서 내렸다.그런데 너무 무리한 탓일까, 다희는 저녁도 먹기 전에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저녁 식사 준비를 마치고 집사가 다희를 깨우려고 했으나 양우림이 제지했다.양우림은 다희를 안아 올려 안방으
Read more

제1714화

온다연은 양우림을 품에 안으며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네 마음 다 알아. 나랑 아버지가 자주 보러 올 테니까, 너도 자주 집에 들려줘.”비록 양우림은 온다연이 배 아파 낳은 친자식은 아니었으나, 온다연의 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게 바로 양우림이었다.양우림을 친자식처럼, 어쩌면 친자식보다도 더 신경을 쏟아서 애지중지 키웠고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양씨 가문을 물려받은 양우림을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워하고 또 마음 아파했다.양우림의 또래는 아직 학교에 다니며 부모님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을 텐데, 양우림은 벌써 가문의 중책을 물려받아야 했으니, 마음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유강후가 양우림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네 엄마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손님부터 챙겨.”양씨 가문은 아주 널찍했고 오늘 방문한 모든 손님에게 방을 내어줄 수 있었다. 온다연과 유강후는 따로 준비해 둔 안방에서 지냈고, 다른 손님들은 객실에 머물게 했다.오는 길 내내 피곤했을 법도 한데, 유강후와 온다연은 바로 잠에 들지 않고 내일 찾을 방문객과 행사 일정을 체크했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또 로운을 소환해 처음부터 다시 확인했다.온다연은 유강후 옆을 내내 지키다가 밤이 깊어지자 유강후의 어깨에 기대 잠시 휴식을 취했다.유강후는 손을 뻗어 온다연을 자신의 품에 눕혔고, 온다연은 잠에 들었지만 잠결에도 자연스레 유강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유강후는 방문객 리스트를 다시 훑으며 온다연의 등을 토닥였다. 그 모습은 영락없이 어린 애를 잠재우는 손결이었다.양우림은 유강후의 옆자리에 앉아 다른 부분을 확인하고 있는데 이런 두 사람의 모습에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그 말인즉슨, 양우림은 평소에도 수백 번 이러한 광경을 목격했다는 의미였다.양우림은 온다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유강후를 자신의 본보기로 삼았다. 그리고 앞으로 다희와 결혼하게 된다면 유강후가 그러했던 것처럼 다희를 자신보다도 더 소중하게 아낄 것이라 다짐했다.그러니
Read more

제1715화

이튿날, 날이 완전히 밝아지기도 전에 양씨 가문은 벌써 시끌벅적해졌다.양씨 가문의 도련님이 정식으로 양씨 가문을 물려받는다는 건 동남아와 아시아에 있어서도 대형 이슈였다.한 달 전부터 동남아 각 매체에서는 앞다투어 양씨 가문의 사업 규모와 후계자 정보를 담은 기사를 써 내려갔다.3일 전부터는 세계 각국에서 축하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양우림이 과거 유럽 유학에서 사귄 친구들도 고가의 선물을 보내 마음을 전했다.아침 새벽 햇살이 방안을 비춰들 때, 다희도 잠에서 깼다.다희는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고, 잠에서 깬 다희는 가장 먼저 집사를 찾아 온다연과 유강후가 도착했는지 물었다.집사는 두 분이 아래층에서 식사 중이라 말해줬고 환희에 찬 다희는 잠옷 차림에 후다닥 달려갔다.마당에 있는 야외 식탁으로 나가니, 과연 유강후와 온다연의 모습이 보였다.다희는 빠르게 달려가 유강후의 목을 끌어안고 퐁퐁 뛰었다.“나빴어요, 진짜! 도착했으면 나 깨우지 그랬어요!”그리고 또 온다연의 품을 파고들며 애교를 늘여놨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엄마 몸에서 향기로운 향이 나요!”온다연은 다정한 얼굴로 다희를 바라보며 볼을 살짝 꼬집었다.“아직도 어리광 부리긴. 며칠 먼저 와 있겠다더니, 오빠한테 선물 받아 가려고 그런 거였지?”다희는 입을 삐죽였다.“내가 언제요! 난 절대 조른 적 없고 오빠가 멋대로 사준 거예요.”유강후도 아침 일찍 헬리패드에 주차된 도색 중인 헬기를 발견했다.“18살이 채 되기 전엔 절대 혼자 조종하면 안 돼!”다희는 바로 차렷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온다연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못 말린다니까. 그리고 아저씨는 아직도 본인 딸을 몰라요? 18살이 아니라, 18날만 지나면 여기저기 날고 있을지도 몰라요. 무작정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좋은 코치나 찾아줘요.”다희는 바로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엄마, 내가 언제 그렇게 막무가내로 굴었다고 그래요!”다희는 늘 겉으로는 고분고분 따르는 것처럼 굴
Read more

제1716화

온다연은 유강후가 하루하루 커가는 자식을 보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이해했고 다정하게 손을 잡으며 말했다.“아이들이 나이가 몇이든, 우리의 자식이라는 건 변함이 없잖아요. 그리고 딸들은 나이가 들어도 애교가 많다던데요?”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자식은 우리 인생의 조미료 같은 존재일 뿐이야. 난 너만 있으면 돼.”온다연은 고개를 살짝 들어 유강후의 볼에 뽀뽀하고 흐트러진 넥타이를 정돈해 줬다.“오늘 우림이가 주인공이라 하지만, 제일 정신 차려야 하는 사람은 여전히 아저씨라는 걸 알고 있죠? 여기 오는 대부분 사람이 아저씨와 강씨 가문을 노리고 온 거니까 조심해요. 그리고 우림이를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줘요.”유강후도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이마에 키스했다.“나도 잘 알고 있어.”온다연은 왠지 벅찬 기분이 들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말했다.“우림이를 처음 만났을 때 고작 6개월 된 핏덩이였는데, 고작 몇 해가 지났다고 양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다니요...”“아저씨, 우림이 친부모를 아직도 못 찾았는데 혹시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유강후는 고개를 저었다.“햇수로만 20년 동안 찾았는데 전혀 소식이 없으니 그럴 가능성은 없을 거야. 그리고 그해 친모는 약물 중독이고, 양준구는 우림이를 살리겠다고...”유강후는 뒷말을 잇지 못하고 말을 돌렸다.“다연아, 넌 우리 다희가 어떤 사람과 결혼하게 될 것 같아?”온다연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에 한참 멍하니 생각하다가 말했다.“우리 다희를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사람이겠죠.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너무 이르지 않아요? 갑자기 그건 왜 물어요?”“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우리도 홀로 가자.”이 연회는 그야말로 호화롭고 성대했다. 참석한 이들은 하나같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물들이었고, 최상급 슈퍼카들이 줄지어 들어섰으며, 헬리패드 역시 수많은 헬리콥터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이번 연회는 강씨 가문, 진씨 가문, 그리고 양씨 가문이 손을 맞잡고 양우림을
Read more

제1717화

다희는 연주를 마치고 고개를 돌려 양우림을 바라봤다.“널 위해 준비했어. 마음에 들어?”양우림은 다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럼 다희야, 혹시 ‘사랑의 결혼식’이라는 곡 다시 연주해 줄 수 있어?”“어려울 건 없지.”다희의 예쁜 손가락이 다시 건반 위를 가로지르고 방안에는 로맨틱한 선율이 감돌았다.연주가 끝나고 양우림이 다희를 안아 건반 위로 올렸다. 그리고 이마와 이마를 맞닿은 상태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시간이 너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아. 넌 대체 언제면 다 클까?”다희는 양우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가까워진 거리에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쿵쿵거리고 있었고, 점점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고 손바닥도 축축해졌으며 손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몰라 했다.어색해진 분위기에 다희는 양우림을 밀어내고 서재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양우림에게 건넸다. 양우림은 바로 상자를 열어보았는데 액세서리 세트와 넥타이가 들어있었다.“이것도 선물인데 내가 직접 만든 거야.”“내가 여사님한테 몇 달 동안 수업 들으면서 직접 만든 거야. 커프스랑 타이핀, 전부 내가 손으로 만든 거고... 넥타이도 내가 디자인해서 직접 만든 거야. 마음에 들어?”액세서리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회청색 계열의 보석은 무게감 있으면서도 탁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은은하게 맑은 느낌을 풍겼다. 무채색 위주로 차려입는 양우림의 평소 스타일과도 잘 어울렸다.넥타이 역시 같은 컬러톤으로 맞춰져 있었고, 회청빛 원단 사이사이에 촘촘하게 박힌 같은 계열의 미세한 보석들이 전반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디테일에선 은근한 화려함이 묻어났다. 다희는 온다연의 미적 감각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 같았다.이 넥타이와 액세서리 세트는 디자이너 못지않은 완성도였고, 무엇보다 이건 다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 것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디자인부터 보석 고르기, 샘플, 마감까지 전부 다희 손으로 한 땀 한 땀 완성한
Read more

제1718화

집사는 의아해하며 앞으로 다가왔고 마침 양우림이 병풍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양우림의 뒤로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이 함께 등장했고 여자는 같은 여자가 보아도 청순하고 아름다웠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것만 보아도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다희는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고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다. 양우림은 다희에게 설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다희는 갑자기 몸을 돌려 허겁지겁 시야에서 벗어났다.다희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고 양우림과 시선조차 마주하려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양우림은 모든 걸 눈치채고 다희의 뒤를 따라 달려갔다.계단까지 달려온 다희는 자신의 뒤를 쫓은 양우림을 발견하고, 몸을 휙 돌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꽥 소리 질렀다.“따라오지 마!”눈물 흘리는 다희에 양우림은 가슴이 찢겼고 얼른 품에 안고 달래주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혼란스러웠던 다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오는 양우림에, 아예 계단에서 뛰어내렸다.“다희야!”양우림은 질겁하며 손을 뻗었으나 옷깃조차 닿지 못했다. 다행히 계단은 그리 높지 않았고, 다희는 1층 바닥에서 살짝 넘어졌다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도망을 갔다.마치 양우림이 역병이라도 된 듯 기어코 그의 옆에서 도망가려 했다.양우림은 눈에 뵈는 게 없이 다희의 뒤를 쫓았고, 뒤쫓아 아래층까지 내려오자 유강후가 양우림을 붙잡았다.“체통 없게 뛰긴 왜 뛰어. 밖에 기다리는 손님이 얼마나 많은데, 얼른 가서 인사 전하지 않고 여기에 숨어 뭘 하는 거야?”유강후는 다희가 계단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온다연은 사건의 전말을 모두 목격했다.그리고 무슨 상황인지 대충 눈치를 챘고, 의미심장한 얼굴로 양우림을 바라보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너는 이 자리의 주인공이니 얼른 손님 맞이하러 가렴. 내가 다희한테 가볼게.”양우림은 다희가 모습을 감춘 곳을 힐끔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연회장을 찾은 손님이 거의 빠져나갈 때까지도 양우림은 다시 다희를 만나지 못했다.사실 몇 번이고 다
Read more

제1719화

3년 뒤 경화대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다희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아티스트인 임민수를 만나게 되었다.다희는 임민수의 연주를 참 좋아했고 그동안 모든 공연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1년 전엔 온다연의 인맥을 통해 임민수를 만나게 되고 둘은 좋은 친구 사이가 되었다.임민수는 다희보다 5살이 많았고 음악적 재능이 넘쳐났을 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음악과 교수로 임용되었고, 공교롭게도 이번 학기부터는 다희의 지도교수이기도 했다.신입생 환영회가 끝나고 다희는 친구 심고하를 끌고 온다연의 사무실로 향했는데 내내 입이 귀에 걸렸다.“고하야, 우리 드디어 지긋지긋한 고3 수험생에서 벗어난 거야. 난 가족들과 의논해서 기숙사에서 지내려고 하는데, 넌 부모님과 상의했어?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내가 기숙사에서 혼자 지내는 건 위험하다고 엄마 친구 딸이랑 같이 지내라고 하네?”쉬지 않고 말하던 다희는 걸음을 뚝 멈추고 심고하를 바라봤다.“설마 엄마 친구 딸이 넌 아니지?”심고하는 심별하의 동생이자 심씨 가문의 둘째 딸이었다. 다희, 단오, 가희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컸던 각별한 사이라, 심고하와 함께라면 온다연과 유강후가 기숙사 생활을 허락할 법도 했다.그러나 다희의 질문에 심고하는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걸 지금 눈치챈 거야? 어젯밤, 너희 엄마랑 우리 엄마랑 거의 3시간 동안 통화했어.”“3시간 내내 우리 걱정만 하더라. 참 나, 우리가 뭐 애인가?”“오늘 아침부터 기숙사 청소해 줄 사람 구하고 필요한 물건 채워주겠다고 아주 난리였어. 간식만 수북이 담은 상자도 있다니까? 학교 규정이 없었다면 아예 우리 집 가구까지 옮겼을 거야.”“게다가 기숙사 조교님들 드릴 선물까지 준비했더라. 우리 잘 좀 챙겨달라고.”“우리가 얼마나 착하고 얌전한데 대체 왜 그렇게 걱정하시는 거지?”심고하는 아담한 키에 흰 피부, 동그란 두 눈을 가졌고 분위기 여신이었다. 하지만 다들 모르는 점이 하나 있다면 심고하는
Read more

제1720화

“혈연관계도 없는데 뭐가 어때? 같은 지붕 아래에서 같이 살 부대끼고 살면 더 정이 붙을 텐데.”“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기계 같던 단오가 가희 언니 일에만 감정 기복이 크고, 언니 때문에 싸움도 했는데 넌 정말 눈치 못 챘어?”심고하의 말에 일리가 있어 다희는 반박조차 못 했다.그동안 가희만 엮였다 하면 포커페이스 단오가 폭주했었다. 게다가 최근에 해성대에 초대 강사로 초대받아 경제학 강연을 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단오는 글로벌 탑3에 드는 경제학 교수였고 설립한 회사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부족했다. 게다가 귀찮은 건 질색인 편이라 학생들을 따로 챙기는 일은 절대 없었고 다희의 연락을 받아도 겨우 몇 글자만 대답하고 통화를 끊기 일수였다.그래서 다희는 같은 쌍둥이인 두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다를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두 사람이 평생 사용할 언어량이 존재한다면 다희가 단오의 몫까지 가져간 건 아닌가 싶었다.그런데 해성대에 가서 강연을 했다니. 게다가 주 1회 강연은 정말 말도 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회사에서 거의 손을 떼고 대부분 일을 단호에게 넘겼고, 단오가 스스로 관리해야 할 회사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무료 강연을 해성대까지 가서 한다는 건 정말 가희 때문인 것 같았다.다희는 넘쳐나는 정보에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런데 또 갑자기 다른 누군가가 떠올랐다.다희와 어릴 때부터 함께였던, 그리고 10년 넘게 오빠라고 불렀던 그 사람. 다희는 양우림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품고 있었다.비록 이 감정이 가족 사이에 정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감정인지, 아니면 정말 남녀 사이의 좋아하는 감정인지 제대로 구별이 되지 않았지만, 이성적으로 이게 정상적인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자꾸 양우림을 떠올리는 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다희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고,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하던 양우림이 자꾸 보고 싶었다.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우림 생각을 멈출 수 있는 건, 바로 3년 전 양우림이 다른 여자와 키스하던
Read more
PREV
1
...
170171172173174
...
20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