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림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고 아래층으로 내려와서는 집사에게 푸념을 늘려봤다.“이걸 선물하면 다희가 좋아할 거라면서요? 지금 보니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던데 집사님 아이디어 완전 별로였어요.”집사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로 말을 이었다.“그럼... 지금이라도 반품을?”양우림은 발끈 화를 냈다.“이미 선물했는데 반품하면 제 체면이 뭐가 돼요!”집사는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속으로 다희가 선물을 받았으면 됐지, 하고 생각했다.그리고 몇 시간 뒤, 저녁 12시가 다 되어가는데 집사가 조심스레 양우림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도련님, 다희 씨가 몰래 외출하셨습니다.”양우림은 하던 행동을 모두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디로 갔죠? 설마 또 강유현 찾으러 간 겁니까?”집사가 대답했다.“아니요. 헬리패드 쪽으로 가셨습니다. 정문이 아닌 방안의 창문을 통해 몰래 나온 걸 봐서 도련님 모르게 나오려고 한 것 같습니다.”“사람을 시켜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으세요.”“네. 알겠습니다.”집사가 나가고 양우림은 헬리패드에 있는 카메라를 작동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다희는 걸음을 재촉해 빠르게 달리다가도 계속 뒤를 돌아다보며 행여나 누가 따라붙지는 않았는지 걱정했다. 그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는 수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양우림의 눈에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기만 했다.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한 다희는 빠른 걸음으로 미니 헬기 앞으로 다가갔고 발판을 밟고 기체 위로 올라가더니, 두 팔을 벌려 헬기를 쓰다듬고 뽀뽀를 해댔다.그 모습에 양우림은 실소를 터뜨리며 바로 카메라 줌을 당겼다.다희는 얼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헬기 이곳저곳을 쓰다듬고, 핸드폰까지 꺼내 마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한참을 만지작거리다 이번엔 헬기 앞쪽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아직 철거되지 않은 발판을 타고 올라가 기체 앞부분을 껴안고 애정 가득한 뽀뽀를 퍼부었다.그러고는 잔디밭으로 내려와 신이 난 듯 바닥에서 데굴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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