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Bab 1781 - Bab 1790

1817 Bab

제1781화

청소기를 들고 있던 옹가희가 몸을 돌리자 문 앞에 서 있던 그와 뜻밖에 부딪쳤다. 그제야 옹가희는 진강남이 키가 크고 단단한 체격을 가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부딪힌 탓에 코가 아려왔다.옹가희는 어릴 적 그둘 사이의 키 차이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가 화를 내면 그녀는 늘 뒤쫓아 다니며 사과했고 가끔 부딪히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아프진 않았다.이제 그들은 다 자랐고 키 차이뿐만 아니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 것만 같았다.게다가 방금 그가 “너한테 관심 없어”라고 말했던 게 떠올라 옹가희의 가슴은 시큰거렸다. 코마저 아파서 눈가가 붉어진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야.”그 말을 남기고 곧장 그를 밀치고 가려는 순간 진강남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너 그 남자한테 반한 거 아니야? 얼굴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만 정말 별로더라. 당장 그 사람 카카오톡 지워.”진강남의 말투는 강압적이었고 옹가희는 불쾌했다. 그녀는 곧바로 그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알겠어. 어차피 이 세상에서 네 마음에 드는 사람은 몇 안 되잖아. 하지만 네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 내가 좋으면 되는 거야.”진강남은 분노로 목소리까지 거칠어졌다.“너는 왜 그렇게 눈이 없냐? 만나는 남자들마다 다 형편없어. 심별하 하나로도 부족해서 이번엔 그 쓰레기까지 마음에 든다고?”옹가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대꾸했다.“그래. 나 보는 눈 없어. 하지만 네가 인정해 줄 필요는 없어. 내가 좋으면 돼.”진강남은 더 격앙돼 외쳤다.“네가 보기에 그 남자가 좋아? 집안도 별 볼 일 없고 눈치도 없고 돈도 못 벌잖아. 그 사람이 너한테 반한 게 아니라 네가 우리 집 양녀라는 걸 노리고 있는 거라고. 옹가희, 제발 정신 좀 차려.”진강남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옹가희의 귀에는 그것이 비웃음처럼 들렸다.오랫동안 눌러왔던 억울함과 슬픔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그래 네 말대로야. 너는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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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2화

옹가희는 그렇게 말하며 발꿈치를 들어 진강남의 상처를 확인하려 했다.그녀는 뜻밖에도 몸이 기울며 그에게 엎어졌고 균형을 잃은 두 사람은 함께 뒤로 넘어졌다.순간 당황한 진강남은 그녀가 눌리지 않도록 본능적으로 가슴 앞으로 끌어안았고 그대로 그의 품에 안긴 옹가희의 입술이 스치듯 닿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에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 버렸고 시간이 멈춘 듯 멍하니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진강남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가까이서 본 그녀의 긴 속눈썹과 매끄러운 피부를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은은하게 풍기는 옹가희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입술을 스쳤다.차갑게 닿은 손끝에 옹가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더듬거렸다.“어... 어쩌다 이렇게 넘어진 거지...”고개를 숙이자 아직 바닥에 앉아 있는 진강남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옹가희는 아까의 일은 아예 무시한 채 급히 몸을 낮춰 상처를 살폈다.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았다.“단오야, 많이 아파? 가서 약 바르자.”옹가희는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키도 크고 체격도 좋은 진강남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혼자 일어설 수 있겠어?”진강남은 그제야 그녀의 손을 잡고 겨우 일어섰다.앞을 잘 보지 못하는 데다 피까지 흐르고 있어 몸의 반을 옹가희에게 기대야만 했다.옹가희는 힘에 부쳤지만 자신이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에 이를 악물고 그를 부축해 서재까지 데려갔다.다행히 배현주와 옹창섭은 부엌에서 치우고 있었고 다희와 양우림도 보이지 않아 조금 전의 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옹가희는 곧바로 구급상자를 가져와 조심스레 그의 얼굴과 이마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소독을 하고 연고를 발라주었다.상처가 크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잘생긴 얼굴에 난 상처가 괜히 마음에 걸렸다.그녀는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귀머거리라 놀리자 그 때문에 진강남이 싸우다 다친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그녀가 약을 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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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3화

진강남이 멍하니 있는 걸 보고 옹가희는 그가 많이 다친 줄 알았다. 그녀는 초조하게 손을 그의 눈앞에서 흔들며 물었다.“단오야, 많이 불편해? 병원에 가 보는 게 어때?”진강남은 입술을 살짝 핥으며 나직이 대답했다.“조금... 불편해.”사실은 제대로 된 키스도 아니었으니 오히려 아쉬워서 불편한 것이었지만 그녀는 전혀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눈에 상처가 난 거야? 어디 좀 보자.”옹가희는 고개를 숙여 그의 눈을 살폈다. 걱정에 사로잡혀 안절부절못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도 눈치 채지 못했다.입술이 거의 닿을 듯했고 그녀의 숨결이 그의 뺨을 간질였다.그녀의 향기 속에는 수박의 달콤함이 은은히 섞여 있었다. 진강남은 무심한 듯 고개를 약간 들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스치듯 닿았다.그러나 옹가희는 그 작은 움직임조차 눈치 채지 못하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왼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확인하더니 중얼거렸다.“안 돼. 이렇게 봐서는 잘 모르겠어. 병원에 가야 해.”진강남은 심장이 두근거리면서도 표정을 지우고 담담히 말했다.“다시 자세히 봐 줘.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한데... 불어 줄래?”옹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그의 눈가에 숨을 불어주었다. 한참 그렇게 하다 물었다.“좀 나아졌어?”진강남은 손으로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응. 좀 나아졌어.”그제야 안심한 옹가희는 그의 이마 상처를 보고 다시 걱정스러운 눈빛을 띠었다.“정말로 꿰매지 않아도 괜찮겠어?”진강남은 태연하게 대답했다.“괜찮아.”옹가희는 구급상자에서 반창고를 꺼내 들며 말했다.“이거라도 붙여 놔. 그래야 빨리 나을 거야.”그는 손으로 만져보더니 얼굴을 돌렸다.“싫어. 촌스러워 죽겠어.”“하지만 네 이마에 상처가 있잖아. 내일 회의에서 회사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몰라.”진강남은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렸다.“네가 예전에 붙여주던 걸로 해 줘.”‘예전에?’옹가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깨달았다.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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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4화

양우림은 나른한 표정으로 다희에게 오렌지 주스를 건넸다. 다희는 그의 손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신 뒤 입맛을 다시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진강남이 냉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우린 돈 걸고는 안 해요. 대신 진 사람이 밖으로 나가 여기서 정문까지 한 판 질 때마다 한 바퀴 뛰어야 해요.”그는 시선을 흘기며 물었다.“같이 할 건가요?”자신의 마작 실력을 믿고 있던 이정석은 흔쾌히 승낙했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마작을 거의 해본 적도 없고 테이블조차 똑바로 보지 못하는 진강남이 연전연승을 거둔 것이다. 다희조차 간신히 이길 정도였다.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이정석은 연이어 패하며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정문까지 이백 바퀴라니 뛰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말했다.“이백 바퀴... 돈으로 바꿀 수 있어요?”진강남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자신 없으면 하지 말았어야죠. 교체는 가능해요. 다만 한 바퀴에 1,400만 원입니다. ”그제야 이정석은 자신이 고의로 놀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눈치 챘지만 이미 물러서기엔 늦었다. 남들에게 얕잡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그는 결국 수표를 끊어 내밀고 자리를 떠났다.양우림은 그 뒷모습을 보며 눈썹을 추켜올렸다.“언제부터 도박꾼이 됐어?”진강남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말했다.“다희가 마작 배우는 걸 옆에서 두 번 본 게 전부예요. 그냥 외운 거죠. 뭐가 어렵다고.”그는 태연하게 패를 밀어놓고 수표를 집어 다희 앞으로 던졌다.“오후에 보석 살 돈은 충분하겠네.”다희는 돈이 많아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수표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더니 입술에 대고 뽀뽀하며 웃었다.“역시 돈 냄새가 제일 좋아.”양우림은 갑자기 얼굴을 굳히더니 다희 손에서 수표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고는 발로 짓밟았다.“누가 만졌는지도 모르는 걸 갖다 뽀뽀해?”다희는 얼굴을 찌푸리며 수표를 주워 휴지로 깨끗이 닦았다.“이건 돈이에요. 함부로 버리지 마요.”그녀는 불만스러운 듯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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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화

다희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끼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황급히 옆으로 몸을 피하며 더듬거렸다.“너...”양우림은 낮게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정상적인 남자야.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아무렇지 않으면 그게 더 문제지.”다희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뒤섞여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그의 기운을 느낀 양우림은 한숨을 내쉬듯 어쩔 수 없다는 듯 덧붙였다.“너한테 함부로 안 할 거야. 우리 결혼하기 전에는 절대 안 건드려.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마.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말고.”다희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스무 살 되면... 스무 살이면 괜찮아요.”양우림은 그녀를 끌어안고 품에 안은 채 조심스레 입술을 맞추며 말했다.“스무 살이든 스물다섯 살이든 서른 살이든 상관없어. 네가 원하고 네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날까지 기다릴게.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2년쯤 더 기다리는 게 대수겠어?”다희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옷깃을 꼭 쥐며 말했다.“너무 오래 기다리고 싶진 않아요. 스무 살 때 아빠가 반대하면... 호적 훔쳐서라도 나올 거예요.”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양우림의 마음은 녹아내렸다.이토록 사랑스러운 보물이라면 기다림이 헛된 게 아니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머리칼에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걱정 마. 아버지도 허락하실 거야. 세상 모든 남자를 합쳐도 아버지는 나만 믿으실 테니까. 다른 사람은 절대 안 돼. 자 이제 얌전히 자. 너무 늦었어.”다희는 고개를 들어 그의 턱에 살짝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잘 자요.”그날 밤 그녀는 단꿈을 꾸었다.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그의 잘생긴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다희는 순간 멍해져 숨이 막히는 듯했다. ‘우림이는 어젯밤에 돌아가지 않았나?’양우림은 자는 모습조차 완벽했다.입체적인 이목구비에 길게 드리운 속눈썹 그리고 눈을 뜨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깊은 눈빛, 다희는 감히 오래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그 모든 것이 매력적이었다.대부분의 시간 그녀는 감히 그를 똑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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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다희가 문을 열자 뜻밖에도 배현주가 쟁반을 들고 문 앞에 서서 빙그레 웃고 있었다.순간 다희는 얼어붙었다.“이모...”배현주는 태연하게 말했다.“내려오기 싫으면 방에서 먹어.”그러면서 자연스레 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다희는 황급히 문을 붙잡았다.“괜찮아요...”하지만 눈썰미 좋은 배현주는 단숨에 뒤쪽을 보고는 뜻밖이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어머, 우림이가 왜 여기 있어?”양우림은 잠옷 차림에 손에는 컵까지 들고 있었다.다희의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 수많은 이유와 핑계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양우림이 먼저 차분하게 말했다.“다희가 며칠 전부터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처방받은 약이 제 방에 있어서 가져다주려던 참인데 이모께서 오셨네요.”배현주는 금세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 새벽부터 챙겨주러 온 거니? 남매가 정말 우애가 좋네. 다희가 약을 안 먹으면 네가 다 기억하고. 참 좋은 오빠다.”다희도 얼른 거들었다.“가희한테도 그래요. 우리 오빠는 저랑 가희한테 다 잘해줘요.”배현주는 감탄하며 쟁반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래 너희한테 참 고마워해야지. 너희가 아니었으면 가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그러고는 미소 지으며 방을 나섰다.“아침은 가져왔으니 방에서 먹어. 난 가희 깨우러 갈게.”문이 닫히자마자 다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양우림을 황급히 문밖으로 밀어냈다.“빨리 가요. 아까 정말 어색했어요. 들킬 뻔했잖아요.”다희가 속삭이듯 말했지만 양우림은 그녀를 번쩍 안아 다시 침대에 앉혔다.“뭘 그렇게 걱정해. 어차피 조만간 마주해야 할 텐데 빨리 익숙해지는 게 낫지.”두 사람은 한참 더 장난스럽게 얽혔다.하지만 그 달콤한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밖에 나갔을 때 해성 탁씨 가문에서 온 초대장이 도착해 있었다.해성에서 가장 탄탄한 재력을 가진 가문 그리고 다희가 다니는 대학교에도 탁씨 가문의 주식이 있었다.그동안 미래 그룹과 협력 기회를 엿보다가 이번에 진강남과 다희 양우림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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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7화

다희는 블랙 컬러의 미니멀한 드레스를 입었다. 하이웨이스트 디자인 덕분에 다리가 더욱 길어 보였고 허리는 한층 가늘어 보여 완벽한 비율을 자랑했다.긴 머리에는 단 하나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헤어핀만 꽂았으며 흑요석처럼 윤기 나는 머리카락은 등을 따라 흩뿌려졌다.우유처럼 하얀 피부는 블랙 드레스와 대비되어 더욱 눈에 띄었다.드레스는 다소 심플했지만 목과 손목에 착용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세트는 97억 원 상당으로 지난주 양우림이 경매에서 낙찰 받아 그녀에게 선물한 작은 일상적 사치였다.어릴 때부터 반짝이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현재 두 개의 전시관을 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보석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늘은 일부러 가장 좋은 것을 착용하지 않았다.오늘 그녀에겐 특별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2층에서 내려오는 옹가희를 보고 다희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옹가희, 오늘 네가 단연 1등이야. 탁씨 가문 아가씨는 너에게 완전히 밀릴 거야.”옹가희는 월아 백색의 개량된 한식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약간 고풍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그녀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한층 청초하고 순수하게 돋보였다.머리는 심플한 공주 느낌으로 묶고 백옥 비녀 하나로 고정했으며 간결함 속에서도 명문가 아가씨만이 지닐 수 있는 고상함과 단아함이 느껴졌다.비녀에서 늘어진 옥 조각은 그녀가 걸을 때마다 살짝 흔들리며 그녀의 단아함에 은은한 요염함을 더했다.그녀가 계단 입구에 나타난 순간부터 진강남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한순간도 떼지 못했다.그는 괜히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고 했던 건 아닐까 문득 후회스러워졌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선과 질투가 몰려올지 알 수 없었다.그때 다희는 양우림이 건넨 상자를 받아 옹가희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이거 착용하면 오늘 현장에서 넌 무조건 1등이야.”젊은 여자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예뻐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다희의 오늘 계획은 옹가희를 내세워 그녀를 전장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었다.어제 보석 시장에서 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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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8화

다희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마음에 들지? 네가 좋아할 줄 알았어. 구매하기를 잘했지. 안 그랬으면 놓쳐서 두고두고 후회했을 거야.”옹가희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다희야, 이건 너무 비싸... 지난번 경매에서 2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돼서 우리 디자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작품이잖아. 네가 샀을 줄은 정말 몰랐어.”다희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넌 최고를 누릴 자격이 있어. 나의 예쁜 가희 언니, 빨리 착용해 봐.”그녀는 망설이는 옹가희를 탈의실로 밀어 넣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강남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무심히 옆으로 치워 버렸다.잠시 후 옹가희가 모습을 드러냈다.장신구 세트는 마치 그녀만을 위해 태어난 듯 본래의 온화한 분위기에 한층 더 생기를 불어넣었다.그녀는 마치 그림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 청초하고 눈부신 소녀였다.진강남은 넋을 잃은 듯 그녀를 바라보다가 양우림이 팔꿈치로 툭 밀자 그제야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돌리며 낮게 말했다.“안 가면 안 돼?”양우림은 못 들은 척 웃으며 대답했다.“출발하자.”문 앞에는 롤스로이스 두 대가 나란히 서 있었고 곧 연회장에 도착했다.오늘의 무대는 해성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의 꼭대기 층에 탁씨 가문이 통째로 빌린 그곳은 넓디넓은 홀 가득 사치스러움이 흘러넘쳤다.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성들 사이로 진한 향수가 뒤섞여 퍼졌고 눈부신 조명 아래에는 퇴폐적이면서도 황홀한 기운이 감돌았다.오늘 이 자리는 해성의 거의 모든 거부들이 모인 자리였다.다희 일행은 주로 경원시에서 활동했기에 이곳에서 그들을 아는 이는 드물었다.그러나 그들의 압도적인 외모 덕분에 등장과 동시에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특히 진강남, 양우림, 유진수 세 남자의 존재감은 홀을 가득 메운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흔들어 놓았다.다희와 옹가희는 세 남자의 곁에 나란히 서 있었다.순식간에 수많은 질투 어린 시선이 두 사람을 향했다.다희의 차림은 오늘따라 다소 수수했지만 옹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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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9화

옹가희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심별하와 정해연이 나란히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심별하는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늠름하게 서 있었고 정해연은 드레스 차림으로 깜찍하면서도 귀여운 분위기를 뽐냈다. 확실히 잘 어울려 보였다.옹가희는 잠시 지난 일을 떠올렸다.어젯밤 심씨 가문의 어르신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정중히 사과하며 심별하를 대신해 그를 호되게 꾸짖었다고 했다.심씨 가문과 본가는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왔고 윗세대부터 박씨 가문과도 끈끈한 관계였기에 사소한 일로 사이가 틀어진다면 양가 모두에게 득이 될 리 없었다.게다가 그녀의 화는 이미 풀린 상태였다.웨딩드레스가 훼손된 것은 안타까웠지만 수선할 방법이 있었기에 스스로 이 일을 없던 일로 하자고 제안했다.무엇보다 그녀는 심별하를 진정으로 좋아한 적이 없었기에 그의 행동을 배신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그가 어떻게 되든 그녀와는 상관없는 사람일 뿐이었다.그러나 시선이 정해연에게 닿는 순간 옹가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정해연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옹가희의 웨딩드레스와 유사한 스타일의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오늘은 다른 사람의 생일 파티 자리인데도 마치 주인공인 듯 고개를 높이 쳐들고 있었다. 정해연의 눈에는 노골적인 도발이 담겨 있었다.“정해연이 이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이네.”“옹가희는 경원시 도련님한테 차였다던데 안됐지 뭐.”“심별하는 눈이 멀었나? 아무리 봐도 옹가희 조건이 정해연보단 낫잖아. 그런데 저런 여우같은 여자한테 넘어가다니.”“넘어간 게 아니라 둘 다 가지려는 거겠지. 한쪽에선 소꿉친구의 부드러움을 즐기고 다른 쪽에선 청순한 여동생의 숭배를 즐기는 거야. 남자들이란 다 그렇잖아?”“쯧. 오늘 재미있겠는데.”...옹가희는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려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다희도 방금 들은 말이 귀에 들어왔는지 옹가희의 팔을 붙잡으며 물었다.“심별하가 너 괴롭혔어?”옹가희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담담히 대답했다.“괴롭힘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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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그녀의 시선은 정해연의 얼굴을 스치듯 훑고 지나가더니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쯧. 안목 하고는...”정해연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이건 명품 드레스예요. 싸구려 웨딩드레스가 아니라고요. 아가씨, 말 좀 곱게 하시죠.”오늘 그녀는 심별하의 ‘여자 친구’로서 일부러 이 드레스를 골라 입고 왔다. 옹가희에게 심별하는 자신의 남자라는 것을 은근히 과시하며 꿈 깨라는 신호를 주려는 속셈이었다.심씨 가문의 장손과 함께 등장하자마자 주변의 질투 어린 시선이 몰려왔고 그녀는 오히려 그 속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다시 옹가희의 드레스를 힐끗 쳐다본 순간 브랜드 로고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속으로 더욱 득의양양해졌다.하지만 다희는 곧장 반격했다.“정해연 씨, 드레스는 촌스럽고 유행 지난 옷인데... 부잣집 딸인 척하려고 애 많이 쓰시네요. 쯧 참 예뻐요. 아주 예쁘네요.”정해연은 분노로 심별하의 팔을 확 끌어당기며 외쳤다.“별하 선배, 보세요. 가희 언니 친구는 정말 예의라고는 없네요.”다희가 냉소적으로 받아쳤다.“저는 사람에게는 사람답게 말해요. 정해연 씨가 더 여우 짓을 하면 난 더 무례해질 수도 있죠.”하지만 정작 심별하의 눈에는 옹가희만이 비쳤다.“가희야, 그 옷... 똑같은 걸로 내가 배상해 줄게. 화내지 마. 오늘 정해연을 데려온 건 사실... 너한테 사과하게 하려고 왔어.”“됐어요.”옹가희는 차갑게 잘라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사적으로 얘기하죠. 오늘은 탁씨 가문의 영애가 주인공이니까요. 정해연이나 잘 챙기세요. 여기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오빠는 망신당해도 괜찮지만 심씨 가문은 망신당하면 곤란하잖아요.”그녀는 끝까지 심씨 어르신의 체면을 지켜줘야 한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심고하는 그녀의 절진이었다.그때 정해연의 시선이 옹가희의 목걸이에 닿자 눈이 휘둥그레졌다.“길가의 꽃?”‘그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보석인데... 어떻게 옹가희가 가지고 있는 거지? 말도 안 돼. 그 장신구 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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