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후가 옷을 갈아입고 막 나오려는 순간 이권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온다연 씨의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유강후는 분노에 치밀어 휴대전화를 거의 던질 뻔했다.“쓸모없는 놈. 내가 분명 다연이가 타는 항공편은 전부 차단하라고 했잖아.”이권의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묻어났다.“온다연 씨는 그 비행기를 타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공항에서 빠져나온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확인 결과 택시에 올라 이동했어요.”유강후는 휴대전화를 쥔 손에 힘을 주어 기기가 부러질 듯 삐걱거렸다.“쓸모없는 놈, 택시부터 추적해.”“추적했습니다. 하지만 택시 기사 말로는 공항에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차했다고 합니다. 이후 행방은 기사도 모른다고 하네요. 대표님, 사실 온다연 씨는 이미 성인입니다. 집을 나간다 해도 큰일 나지 않아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강후의 분노가 폭발했다.“네가 뭘 안다고 그래. 다연이 핸드폰 위치 추적해.”“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유강후는 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얼굴은 분노와 불안이 뒤섞여 일렁였다.온다연을 데려온 뒤로 그녀는 단 하루도 그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출장 때는 업무를 비서에게 맡겼고 어쩔 수 없이 직접 가야 할 때조차 온다연에게 휴가를 내게 해 반드시 동행하게 했다.방학 때도 늘 그의 곁에 있었고 대학 진학 후에도 집과 가까운 학교를 선택하게 해 기숙사는 허락하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그가 직접 데려다주었다.온다연의 모든 물건은 그가 직접 고르고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사소한 일조차 장화연에게 맡겼다.결국 온다연은 그의 곁에서 세심한 보살핌 속에 자라났다.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사라져 버리니 유강후의 마음은 조금도 놓이지 않았다.게다가 그녀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온다연은 분명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며 숨어 있을 것이다.유강후는 생전 처음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기분을 느꼈다.그녀가 낯선 곳에 홀로 있다는 사실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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