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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Kabanata 1871 - Kabanata 1880

1985 Kabanata

제1871화

두 간호사는 그를 보자마자 얼굴을 붉혔다.“송 선생님은 떠나셨어요.”유민재의 가슴속에 불길한 예감이 번개처럼 스쳤다.“어디로 간 겁니까? 다른 병동으로 옮기신 건가요?”간호사는 머뭇거리다 결국 숨기지 못했다.“병동을 옮기신 게 아니라... 아예 저희 기지를 떠나셨어요.”“기지를 떠났다고요?”유민재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언제 일입니까?”간호사가 아는 건 많지 않았다.“오늘 새벽에 바로 떠나셨어요. 경원시에서 차가 와서 모셔갔습니다. 사직서를 내셨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실 거라고 들었어요. 손 상태 때문에... 아마 경원시로 가서 요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순간 차가운 기운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유민재 손에 들려 있던 물건이‘탁’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그는 곧장 몸을 돌려 실험 기지로 달려갔다. 마침 연구원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흩어지던 참이었고 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곽혜진을 찾았다.“곽 부장님, 하월이가... 정말 떠난 겁니까?”곽혜진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더는 숨기지 않았다.“그래요. 하월이 손은 사실상 회복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 남아 있어도 더 이상 수술은커녕 정밀한 연구도 어렵죠. 본인도 잘 알고 있었고... 결국 스스로 사직을 결심했습니다. 위에서도 이미 승인했어요. 그래서 오늘 새벽 바로 떠난 겁니다.”유민재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전장에서는 누구보다 강인했던 사내의 눈동자에 헤아릴 수 없는 무력감과 고통이 서려 들었다.그는 낮게 중얼거렸다.“왜 아무도 나한테 알리지 않은 거지...?”곽혜진은 담담히 말했다.“하월이는 우리 연구 기지 소속이었어요. 하월이가 떠나는 건 우리의 일이었지 굳이 당신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유 대령 본인도 예전부터 하월이를 돌려보내고 싶어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원래는 제자의 편에서 더 따끔하게 일러주려 했지만 눈앞의 사내가 충격과 고통에 휩싸인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자 차마 독한 말은 삼켰다. 대신 차분히 덧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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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2화

유민재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정기 적금으로 해. 매달 생활비로 지급하고... 유가족의 여동생은 대학에 다니니까 매달 사십만 원 더 보태 주도록 해.”“네.”진우남은 바로 대답했지만 요즘 들어 늘 말수가 줄어든 유민재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장관님, 혹시 송 선생님과... 아직 화해를 못 하신 겁니까?”유민재는 침묵했다.진우남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생각해 보면 우리가 송 선생님께 조금 심했던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 안전을 위한 것이 거였잖습니까. 이번만은...”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번만큼은 정말로 화가 나신 것 같아요. 풀리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그 순간 유민재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하월이는... 부대를 떠났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진우남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뭐라고요? 어떻게... 인사 한마디 없이 그냥 가버리셨단 말입니까?”그러나 유민재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말없이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여기서 그는 모두의 신이자 정신적 기둥이었다. 그가 존재하는 한 이곳은 누구에게나 안전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진우남은 사람들이‘전장의 신’이라 부르는 이 남자 역시 상처 입을 수 있고 무너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유민재와 송하월의 관계를 이미 짐작하고 있던 그는 무어라 위로를 건네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때 설산 작전에서 유민재가 구해냈던 한 팀원이 급히 다가왔다.그는 손을 크게 다쳤었지만 이제는 거의 회복된 상태였고 유민재 곁으로 다가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유 대령님, 송 선생님이 기지를 떠나셨다고 방금 들었습니다.”말을 이어가던 그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대령님이 저를 구해주신 게... 송 선생님을 아프게 만든 거잖습니까. 다 제 잘못입니다. 그때 대장님이 송 선생님을 선택하셨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유민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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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3화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유민재는 갑자기 전화를 걸었다.“시장님, 저 SS 급 임무를 맡고 싶습니다.”상대방의 목소리가 놀라움으로 떨렸다.“민재야, 이 임무는 매우 위험하다. 지금 나서기에는 준비가 충분치 않아.”유민재는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성공 확률 80% 이상 자신 있습니다. 미리 수행하고 싶습니다.”상대방이 잠시 망설였다.“민재야, 지금 그 임무를 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야. 나가면 거의 죽음을 각오해야 해. 정말 결정한 거야?”“확실합니다.”유민재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상대방이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민재야, 정말 할아버지를 만나지 않고 가겠다는 거야? 요즘 몇 년간 할아버지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 과거 일을 잘못했다고 후회하고 계시거든.”한숨이 이어졌다.“최근 2년 동안 할아버지는 내게 자주 후회한다고 말했어.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너희 어머니와 인연을 끊지 말아야 했다고. 하지만 젊을 때 누구나 혈기가 왕성하지. 네 어머니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진 할아버지는 네 존재조차 몰랐어. 할아버지는 네 어머니가 몰래 계획에 참여한 것을 나무랐던 거지. 하지만 결국 네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외동딸이잖아... 민재야 내가 가장 잘 아는 사실인데 할아버지가 널 찾지 않은 게 아니야. 네가 어머니에 의해 보내진 것도 네가 늑대 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도 몰랐어. 만약 알았다면...”“민재야, 지금 할아버지는 더 이상 젊지 않아. 네 어머니도 없고 외로워하셔. 백씨 가문에는 네가 필요해... 사실 매번 네가 임무를 나갈 때마다 할아버지는 누구보다 걱정했어. 지금 네가 백씨 가문의 유일한 혈육이야...”상대방이 계속 말을 이어갔지만 유민재는 침묵을 지켰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그는 결국 상대방의 말을 끊고 단호하게 말했다.“네.”잠시 멈췄던 상대방은 놀란 듯 환하게 말했다.“정말 할아버지를 만나기로 한 거야?”유민재가 담담히 답했다.“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제 신분은 절대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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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유민재는 그를 바라보며 거의 냉혹할 만큼 담담하게 말했다.“이번 임무가 끝나고 제가 살아남는다면 정치 쪽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할아버지 뜻대로 군에 남지는 않을 겁니다.”백진구는 차분히 답했다.“무엇을 하든 상관없어. 다만 네가 나를 찾아온 이상 백씨 가문은 언제나 네 뒤에 서 있을 것이야.”세월은 흘러 어느덧 2년이 지났다.송하월은 이제 스물한 살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기지를 떠난 뒤 곧바로 경원시 정법대학 대학원에 합격했고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마음을 다잡은 그녀는 마치 능력이 몇 배로 불어난 듯 모든 것을 빠르게 성취해 나갔다.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교사, 회계사, 변호사, 심지어 소방관 자격증까지 차례로 취득했으며 마지막으로는 국가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다.비록 첫 발령지는 지방 부서의 가장 초급 자리였지만 그녀는 설레어 가슴이 벅찼다.임신 중인 어머니 임정아는 딸을 경원시로 보내고 싶어 했으나 송지원은 “하월이에게는 기초부터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좋고 젊을 때는 밑바닥부터 배우는 게 더 유익하다.”라며 만류했다.배치가 확정된 날 송하월은 자신이 시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송씨 가문의 딸임에도 송지원은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진정으로 경험을 쌓도록 배려한 것이었다.송하월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해했고 자신 또한 신분에 기대지 않고 오직 노력으로 길을 열고 싶었다.시험 준비 기간 동안 무려 10킬로그램이나 체중을 감량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졌다. 그녀는 이제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었다.첫 근무일 송하월의 업무는 접대와 기록 담당이었다. 그녀는 회의장 단상 오른쪽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곧 모든 인사들이 입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배치된 고위 인사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며칠 전 상부에서 급히 파견한 인물로 신분과 이름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알려진 것은 단 하나로 군 출신으로 정계에 전직했고 눈부신 공적을 남겼으며 서른 살도 되기 전에 이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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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5화

‘유민재잖아. 왜서... 여기서 마주치게 된 거지?’지난 2년 동안 송하월도 가끔 그의 소식을 전해 듣곤 했다.그가 극도로 어려운 임무를 완수해 최고 훈장을 받았다든지 눈부신 공적을 세워 끊임없이 승진했다든지 이제는 수많은 여성이 동경하는 인물이 되었다는 정도였다.하지만 그 시절 송하월은 여전히 부상에서 회복 중이었다.한쪽으로는 요양을 또 한쪽으로는 학업을 병행하느라 점점 그의 소식에서 멀어졌다.게다가 송지원의 의도적인 차단까지 겹치자 결국 유민재에 대한 모든 연락은 완전히 끊겨 버렸다.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이 자리라니 설령 출발선이 남달랐다 해도 지나치게 빠른 출세였다.그의 능력을 알지 못했다면 차라리 음성적인 인맥이라도 동원한 게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아니... 그럴 리 없어. 하지만... 왜 정치계에 있는 거야? 특전대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째서 여기로 온 거지?’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은 뒤죽박죽이 되었다.이미 모든 감정을 정리했다고 믿었는데 단지 한 번 마주친 것만으로도 그 평정심이 흔들리고 있었다.‘그러면 안 되는데...’그들은 2년 동안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그 긴 시간 동안 서로의 삶은 전혀 다른 길로 흘러갔다.‘그래. 그냥...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면 되잖아.’자신을 다독이며 겨우 마음을 추슬렀다.점심시간 식당으로 향했을 때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자마자 유민재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왔다.송하월은 깜짝 놀라며 식판을 들고 가장 구석 자리로 옮겼다.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밥만 바라보았다.그러나 몇 숟가락 뜨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보니 맞은편에 앉은 이는 같은 사무실 동료 여동우였다. 첫날 보고를 올린 순간부터 그녀를 살뜰히 챙겨주던 인물이었다.송하월은 고마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여동우 씨도 식당에서 드세요?”여동우는 청아한 인상에 온화한 기품을 지닌 사람이었다.누가 봐도 고학력 가정에서 곱게 자란 청년이었고 비록 젊었지만 언행이 단정해 신뢰감을 주었다.그는 식판을 내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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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그리고 이 1~2년 동안 유민재 자신이 쏟아부은 노력도 컸다. 그가 처음 배치된 곳은 지방이었다.불과 반년 만에 그는 그곳의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환경을 조용히 안정시켰고 적대 세력은 그의 철저한 제압 앞에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윗선은 유민재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보고 특별히 파격적으로 다른 시로 발탁했다.출중한 능력에 더해 배후에는 외조부 백진구의 지도가 있었다.그렇게 단 2년 만에 유민재는 그 도시의 ‘빈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전국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발전 도시로 만들었다.그 뒤로 모든 일은 물 흐르듯 순조롭게 이어졌고 2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었다.매일 두세 시간 눈을 붙이는 게 전부였고 나머지 시간은 미친 듯이 일에 매달렸다.오직 그녀에게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해서였다.송하월이 스스로의 힘으로 호성 쪽 시험에 합격한 건 분명 사실이었다.하지만 성에 있는 부서로 발령받을 수 있었던 건 그가 뒤에서 보완해 준 덕도 있었다.그런데도 송하월의 성장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그조차도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유민재의 시선을 눈치챈 옆자리 비서가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저 테이블의 사람들을 아십니까?”유민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담담히 되물었다.“그 사람들이 누구지?”비서가 대답했다.“남자는 여동우 씨라고 비서부서 소속 팀장입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여러모로 우수해 곧 승진할 거란 평이 많습니다.그리고 그 옆의 여자는 이번에 새로 부임한 송하월이라는 직원입니다. 집안 배경이 평범하지 않다는 소문이 있지만 정확히는 아무도 모릅니다.”유민재가 다시 물었다.“저 송하월 씨라는 신입 말이지?”“네. 맞습니다.”그는 시선을 살짝 내리깔고 식사를 이어갔다.“그렇다면 송하월 씨를 내 곁으로 배치해. 나도 이제 막 왔으니 새로운 환경에 함께 적응할 동료가 필요해.”비서는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송하월 씨는 신입입니다. 곧바로 유민재 씨의 비서로 두는 건 명분이 다소 부족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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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여씨 가문에서 나온 송하월은 멀지 않은 나무 아래 서 있는 한 대의 SUV를 보았다.이런 개조 차량은 이곳에서 흔치 않아 혹시 유민재의 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그녀가 나오자마자 그 차는 그대로 떠나버렸다.자신이 머무는 곳에 도착해 문 앞까지 걸어갔을 때 여동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집에 도착했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말해요.”상대방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세심했다.여씨 가문의 어른들도 그녀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송하월은 그 의도를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그런 것에 있지 않았다.이 몇 년 동안 그녀의 마음은 오로지 유민재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언제쯤 그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여동우에게 연인으로서의 감정은 전혀 없었다.아직 마음속에 유민재가 있는데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배신과 같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그런 권리를 주지 않았다.전화 통화를 끝내고 문을 열려는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딩’ 하는 소리가 났다.마치 예감이라도 한 듯 그녀는 한 아름의 붉은 장미가 안겨 나오는 것을 보았다.장미는 매우 크고 화려하여 아마 999송이 정도 되는 다발처럼 보였다. 그 장미를 안고 있는 사람은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키가 매우 컸다.한눈에 송하월은 그를 알아차렸다.그 사람은 유민재였다.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물이었다. 사실 그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이미 알아챌 수 있었다.그가 안고 있는 장미를 보고 송하월은 갑자기 심장이 요동치며 당황했다.문을 열려 했지만 당황할수록 손은 더 떨렸다.유민재가 점점 다가오자 그녀는 문을 열 수 없어 급히 비상 통로로 뛰쳐나갔다.그는 그녀가 도망치듯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에 깊은 슬픔을 담았다.그는 낮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하월아, 너... 나한테 한마디도 안 할 거야?”송하월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그녀는 9층에 살고 있었지만 한 번에 아래층까지 뛰어내렸고 바로 옆 카페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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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8화

송하월은 소파 가장자리로 물러나 공포에 질린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당신 도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그녀가 자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며 유민재의 마음은 칼에 베인 듯 아팠다.어릴 적 손바닥 위에 올려 보호하며 목숨 걸고 지켜왔던 사람이 지금은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그는 손을 내밀며 낮게 말했다.“하월아, 제발 그러지 마...”목소리가 떨리고 심지어 목이 메어 있었다.“네가 떠날 때 한마디도 남기지 않았잖아.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어...”송하월은 그를 보지 않고 차갑게 응수했다.“유민재 씨, 그때 당신은 나를 마음에 두지 않았잖아요. 우리 불가능하다고 했잖아요. 난 그냥 당신 바람대로 한 거예요. 그런데 지금 와서 이러는 게 이해가 안 돼요.”그녀는 비꼬듯 말을 이어갔다.“지금 날 좋아한다고 하지 마요. 난 받아들일 수 없어요. 당신 얼굴을 보는 순간 눈 덮인 산에서 죽을 뻔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난 당신처럼 큰마음 가진 사람 아니에요.”문제는 이미 꼬인 매듭과 같았다.유민재는 눈이 빨개진 채 욕심처럼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나 후회했어. 만약 다시 할 수 있다면 부대에 가지 않고 꼭 네 곁에 있을 거야.”송하월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돌아서며 단호하게 말했다.“유민재 씨, 지금이라도 나를 조금이라도 존중한다면 나가줘요. 당신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그러나 유민재는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송하월은 몸부림치며 소리쳤다.“유민재 씨, 이 손 놔요!”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유민재는 아프고 괴롭지만 어딘가 모르게 만족스러운 듯 낮게 중얼거렸다.“그냥 한 번만 안을게... 단 한 번만 하월... 제발 그러지 마.”송하월은 몸을 떼어내고 침실로 달려가 문을 잠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눈물이 쏟아졌다.2년 동안 그녀는 눈물 한 방울 흘린 적 없었다. 하지만 오늘 그를 보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모든 분노와 원한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그가 정말로 미웠다. 너무나도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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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하지만 그쪽 거리는 너무 좁았다.일부 구간은 소형차조차 진입하기 어려웠고 많은 사람들은 멀리서 물호스를 끌어와 불을 향해 뿌릴 수밖에 없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양동이를 들고 불을 끄러 뛰어다녔지만 효과는 미미했다.불기운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유민재가 송하월을 찾았을 때 그녀는 구식 건물 한 채를 향해 필사적으로 물 호스를 뿌리고 있었다.오래 쉬지 못한 탓에 얼굴은 온통 그을려 본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웠다.유민재가 그녀가 들고 있는 호스를 받아 들며 낮게 말했다.“이렇게는 소용없어.”송하월은 참상을 목격하며 충격과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소용없어도 꺼야 해요.”유민재가 단호하게 말했다.“이미 많은 사람이 죽었어.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으면 살려야지. 나는 이미 굴착기를 보내서 소방차 진입을 막는 낮은 건물들을 철거하라고 명령했어. 손해가 좀 있더라도 화세를 계속 못 잡는 것보다는 낫지.”건물 안에서는 끊임없이 구조 요청이 들려왔다.유민재는 특전대 출신의 장점을 다시 한번 발휘해 반나절 만에 많은 사람을 구조했다.그 자신도 다친 상태였지만 송하월은 예전처럼 그를 도와 붕대를 감았다.그 순간 두 사람은 마치 그날 전쟁터로 돌아간 듯했다.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싸움을 다시 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송하월은 잠시 혼미해졌다.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유민재가 또 자신을 포기할 거라는 생각이 스쳤다.유민재가 또 다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사람을 구조할 때 송하월은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 뒤쪽 건물 안에서 어린아이의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다.송하월이 돌아보니 4~5세 정도의 어린아이가 3층 창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었지만 스테인리스 난간이 있어 힘이 약한 아이는 스스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사람이 적은 탓에 가까이 있지 않으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웠다.송하월은 거의 생각할 틈도 없이 약상자를 내려놓고 건물 안으로 달려갔다. 3층 내부는 연기가 짙게 차올라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그녀는 참으며 연기 속에서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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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송하월은 눈앞에서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침내 구조대가 도착하자 그녀는 문을 가리키며 간절하게 외쳤다.“유민재, 유민재 씨가 안에 있어요...”그러나 말을 끝내자마자 힘이 빠져 기절하고 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침대 곁에는 여동우가 앉아 있었고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손과 목 다리 곳곳이 붕대로 감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는 목소리조차 거칠게 갈라져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여동우가 급히 그녀를 눌러 앉히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말하지 마세요. 연기를 많이 들이마셔 폐에 손상이 갔습니다. 지금은 푹 쉬어야 해요.”그러나 송하월의 마음은 오직 유민재에게만 가 있었다. 쉰 목소리로 겨우 세 글자를 뱉어냈다.“유민재...”여동우의 표정은 무겁게 드리워 있었다.“유민재 씨는 아직 응급 치료 중입니다. 호흡기와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이미 감염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도...”그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송하월은 침대에서 뛰어내리며 절규하듯 외쳤다.“유민재 씨를 보게 해줘요!”응급실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중에는 그녀가 잘 아는 노인 백진구의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송하월은 오로지 응급실 문만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간절한 바람만이 남아 있었다.어떤 일이 있더라도 유민재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이번에도 그는 또다시 자신의 목숨을 구해낸 사람이었다.그녀는 또다시 그에게 빚을 지게 된 셈이었다.한 달 뒤 유민재는 중환자실을 나왔고 그 소식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병실로 찾아왔다.손님들은 한 차례 또 한 차례 다녀갔지만 정작 그가 가장 기다리는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그제야 세상에 그의 정체가 드러났다.백씨 가문의 상속자이자 한때 백랑특전부대의 최고 대령이었고 젊은 나이에 발휘한 뛰어난 능력과 세운 공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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