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내내 유강후는 온다연과 함께 쇼핑몰을 돌아다녔다.선물은 많이 사지 않았지만 옷은 가득 샀고 온다연은 이곳 여성복을 특히 마음에 들어 했다.경원시와는 다른 분위기로 이곳에는 봄, 여름용 옷이 많았다. 지방 사람들은 체구가 작아 옷의 디자인과 스타일이 진유나의 몸에 더 잘 맞았다.비록 고급 명품은 아니었지만 부드럽고, 귀엽고 발랄한 소녀풍 옷들이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며칠 뒤면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옷을 모조리 챙겨가고 싶을 정도였다.한 의류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온다연은 진열된 커플룩에 시선을 빼앗겼다.특별한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남성용은 유강후가 입으면 딱 어울릴 것 같았다.이곳 옷들은 대체로 사이즈가 작아 유강후가 입을 만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키가 거의 1미터 90에 달하는 그는 남부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장신이었다.마침내 맞는 사이즈를 발견하자 온다연은 주저 없이 한 세트를 들고 유강후를 탈의실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도 여성용 옷으로 갈아입었다.잠시 후 탈의실에서 나온 유강후를 본 순간 온다연의 눈이 번쩍 빛났다.마치 캠퍼스 교복 같은 스타일의 옷이 그의 몸에 맞으니 늘 풍겨 나오던 압도적인 상위자의 기운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대신 차갑고 금욕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그는 꼭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 많은 냉철한 남교수 같았다.온다연은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강후 씨, 이런 캠퍼스 느낌도 너무 잘 어울려요...”그녀는 자신이 입은 커플룩 셔츠 원피스 자락을 매만지며 그의 옷깃을 살짝 정리했다. 얼굴은 금세 붉게 물들었다.“아저씨, 진짜 멋있어요.”유강후는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너 이런 스타일 좋아해?”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온다연의 심장은 점점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그녀가 학교에서 매일 이런 스타일의 남자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유강후는 즉시 위기감을 느꼈다.“이게 내가 정장 입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온다연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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