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윤은 그저 미소만 지었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강민규의 시선이 그녀의 청아한 얼굴에 잠시 머무르며 눈에 뚜렷한 아쉬움이 스쳤다.“원래 우리 두 집안이 꽤 가깝게 지냈는데...”“오빠.”남하윤이 그의 말을 끊었다.“그건 어른들이 예전에 한 농담이지 마음에 두지 마. 지금은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이 있으니까 그런 옛이야기들은 꺼낼 필요 없어.”강민규는 가볍게 웃으며 화제를 바꿨고 둘은 비슷한 집안 배경을 지녔기에 대화가 끝없이 이어졌다.잠시 후 주희가 이쪽 상황을 눈치채고는 간간이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남하윤은 오랜만에 예전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잠시 주희 쪽을 잊고 있었다.강민규가 현장 스태프 전원에게 과일차를 돌렸고 남하윤도 한 잔을 받아서 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했고 시간이 나면 예전 친구들과 함께 모이자고도 약속했다.중간 휴식 시간, 남하윤은 주희가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주희는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남하윤이 메이크업 보정을 시키려 하자 날카로운 눈빛으로 스태프를 내쫓았다.그때, 방금 함께 촬영했던 여배우 조서연이 다가왔다.조서연은 주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촬영 중에도 계속 즉흥 연기로 접점을 늘리려 했지만 주희가 불편해하며 모두 거절했었다.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고 주희가 대기하고 있는 곳까지 찾아왔다.그녀는 고급 브랜드의 밀크티 몇 잔을 들고 와서 말했다.“오빠, 차 한 잔 드세요.”주희가 힐끗 보니 한 잔에 18만 원짜리 유명 브랜드였다.그가 말하기도 전에 남하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 조서연 씨, 저희는 체중 관리를 해야 해서 이런 건 안 마셔요.”조서연의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주희 오빠가 싫다고도 안 했는데 왜 먼저 거절하세요?”말을 마치자 그녀는 주희의 손을 슬쩍 잡았다.“주희 오빠, 오빠 매니저는 진짜 눈치 없네요. 밀크티 한 잔 마시는 것까지 간섭하다니요. 제 매니저였으면 바로 잘랐을 거예요.”주희의 시선이 남하윤이 들고 있는 밀크티에서 조서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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