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혀 꼬이셨어요?”정은은 곧장 이어서 말했다.“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세요. 다음부턴 그냥 이름만 부르시죠. 즉, 소정은.”그 말과 함께, 정은은 노트북을 정리하더니 말도 없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장민은 멍하니 서 있다가 어색하게 코를 문질렀다.‘아니, 내가 뭘 잘못했지?’강의실 창문에 비친 자기 얼굴을 슬쩍 확인했다.피부 좋고, 이목구비 뚜렷하고, 오늘 헤어도 완벽.‘잘생겼고, 매력적인데... 왜 저 반응이지?’...그 무렵, 정은은 매점에서 물을 사고 돌아오던 서준과 민지를 마주쳤다.민지가 정은 얼굴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언니... 왜 그렇게 파리 삼킨 표정이에요?”정은은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답했다.“삼켰어.”“네?”민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짜야? 설마? 으... 생각만 해도 토할 것 같아...’...집중 훈련 교육은 이제 5일밖에 남지 않았다.세 사람은 어느 정도 훈련 리듬에 적응해 있었다.그 적응이란 건... 내용, 방식, 그리고 두 교수의 강의 스타일까지 포함한, 전방위 생존 스킬이었다.세영은 여전히 냉정하고 딱 부러지는 타입.실수 하나에도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았다.반면 장민은... 창의성 폭발, 늘 유머 있는 멘트, 그리고... 종종 정은을 귀찮게 하기까지. 정은에게 몇 차례 단호하게 거절당한 이후에도, 장민은 포기란 걸 몰랐다.아니, 오히려 더 들이댔다.“은이, 이번 문제엔 네가 한번 대답해 볼래?”정은이 조용히 일어나려 하자, 장민은 손바닥을 펴며 웃었다.“괜찮아! 일어나지 말고 앉아서 해도 돼.”그런데 다음 날, 민지가 지목됐을 땐 상황이 달랐다.민지는 앉은 채로 대답을 시작했다.“면접 중에 앉아서 답하면, 평가자 입장에선 실례로 받아들일 수 있어. 감점 대상!”민지는 벌떡 일어났다.‘아니, 뭐야? 어제 정은 언니는 앉아서 해도 된다더니...?’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그때부터였다.그리고 그 ‘특별함’은, 장민이 다시 한번 정은을 점심 식사에 초대하면서 확실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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