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이 주방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나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이 데워져 있었다.정은이 좋아하는 갈비찜, 단백질 보충에 좋은 광어찜, 입맛을 돋우는 무생채, 그리고 옆 전기 찜기 안에는 이미 다 끓여 식혀 두었다가 딱 먹기 좋은 온도로 맞춘 흑임자 죽이 들어 있었다.누가 해 둔 건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정은이 말했다.“어머님 다녀가셨어. 우리가 집에 도착할 시간 맞춰서 오셨다가 바로 가신 것 같아.”재석은 잠시 멈칫했다.정은이 말한 ‘어머님’은 당연히 다른 도시에 있는 정은의 어머니를 뜻하는 게 아니었다.정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강서원은 가족들을 모두 불러 한 번 식사했다.식사가 끝난 뒤, 강서원은 정은에게 정원 산책을 함께 하자고 했다.천천히 걷던 중, 강서원은 갑자기 목록이 쓰여진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여기 있는 건 내가 그동안 모아 온 고급 보석이랑 골동품, 금, 그림 같은 것들이야. 셋으로 나눠 놨고, 앞으로 들어올 세 며느리에게 하나씩 줄 생각이야. 이건 네 몫이고.”정은은 당황했다.“이건... 무슨 뜻이세요?”강서원은 정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다른 뜻 없어. 조건을 거는 것도 아니고, 부담 가질 필요도 없어. 그냥...”강서원의 시선이 정은의 배로 내려갔다. 눈빛과 표정에 부드러움이 가득 담겼다.“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주는 첫 선물이야. 리아 몫은 이미 줬고, 슬아 몫은 아직 나한테 있는데, 곧 줄 수 있을 것 같아.”지훈과 슬아는 사이가 안정적이었고,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가까웠다.병원에서 한 번 마주친 이후로, 강서원은 사실상 슬아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항암 치료 지원 재단 일도 함께했고, 재단 운영, 회계 보는 법, 리스크 관리까지 직접 가르쳐 주었다.슬아는 상속받은 뒤로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먹고 쉬는 생활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오래 지속되다 보니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강서원이 항암 치료 지원 재단 일을 함께하자고 한 건, 그 무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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