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휘영청 밝고, 찬바람은 휙휙거리며 지나갔다.그러나 술집 안은 여름처럼 더웠다.전선우는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은 한창 즐겁게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1대2, 내가 이겼네! 하하, 네 페라리는 이제 내 거야!”“그건 아니지! 한 판 더!”“쯧쯧, 이러면 안 돼! 그래, 내가 한 판 양보할게, 하지만 다음 판에 내가 다시 이기면 넌 네 해변의 별장가지 같이 줘야 돼.”“그래!”‘집 한 채에 차 한 대일 뿐, 내가 못 주는 것도 아니고!’선우는 도박을 하지 않고 옆에서 구경을 했다. 첫판 끝나자, 선우는 도겸이 혼자 소파에 앉아 묵묵히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형, 왜 오자마자 술을 마시는 거예요? 오늘 애들 엄청난 물건을 내걸고 있는데, 형도 한 판 하지 않을래요?”도겸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너희들끼리 놀아.”말하면서 또 술을 따르려 했다. 도겸은 물 마시 듯 비싼 와인을 꿀꺽꿀꺽 마셨다.선우는 이가 다 아팠지만 더 이상 상관하지 않고 다시 구경하러 갔다.도겸이 차가운 표정으로 계속 술을 따를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경혜였다.그는 받기 싫었지만, 전에 경혜가 몇 번이나 자신을 도와주었기에 결국 전화를 받았다.“응.”도겸의 숨소리가 좀 거칠었다. 목소리도 차갑고, 배경음악도 시끄러워 경혜는 흠칫 놀랐다. 잠시 후, 그녀는 도겸이 술집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내일 밥 먹는 일에 대해서만 말했다.도겸은 마음에 두지 않은 듯 나른하게 말했다.“미안. 내일 저녁에 접대가 있어서.”경혜는 이때 눈치 있게 전화를 끊어야만, 자신이 그를 개의치 않는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도겸이 원하는 ‘협력 파트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경혜는 저도 모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도겸이 먼저 물었다.“오늘 기말고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맞아요, 그리고 아주 특별한 시험이라 할 수 있죠.]“왜?” 도겸은 별다른 생각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