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Bab 681 - Bab 690

1078 Bab

제681화

두 남자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정은은 기둥에 기대고 있었고 두 볼은 새빨갰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지금 두 손으로 자신을 꼭 껴안고 있었다.“정은아? 정은아?! 정신 좀 차려 봐, 응?” 재석은 정은을 깨우려고 했다.그러나 여자는 두 눈을 꼭 감으며 속눈썹까지 파르르 떨고 있었다. 깨어나고 싶어도 깨어나지 못한 듯 매우 불편해 보였다.재석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고, 얼른 정은의 이마를 만져보았다.“더 이상은 안 되겠어요! 정은이의 체온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니 이러다가 문이 열리기도 전에 기절할지도 몰라요.”현빈도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내가 그걸 모를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긴 아무것도 없으니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해열제도 없고, 히터도 없고, 심지어 바람을 피할 변변한 곳도 없었다.재석은 현빈을 힐끗 본 다음 한 손을 내밀더니 허리를 쭉 펴고 섰다.“지금 뭐 하려고요?”재석은 급하게 대답하지 않고 잠시 후에야 손을 거두며 해석했다.“지금 서북풍이 불고 있어요. 정은을 맞은편 그 기둥으로 옮겨요. 비록 바람을 막을 순 없지만 적어도 바람을 등지고 있으니 그리 춥지 않을 거예요.”“좋아요.” 현빈은 바로 재석의 말대로 했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재석을 바라보았다.“그 다음엔요? 나한테 라이터가 있으니 마른 나뭇가지라도 찾으면 불을 피울 수 있을 텐데.”“안돼요.”재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북쪽과 남쪽을 봐요. 모두 스모그 경보기를 설치했으니 섣불리 불을 피우다 경보가 울리면 전 구역에 ‘비’가 내릴 거예요.”‘경보’라는 두 글자를 듣자, 현빈은 골치가 아팠다.“그럼 어떡하라고요?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재석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심 대표님, 지금 내 지시대로 움직이겠어요?”“허.” 현빈은 입가를 실룩거렸다.“지금 그런 거 따질 때에요? 비록 난 교수님이 싫지만, 그래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요.”재석은 현빈을 잠시 바라보았다.“내 가방에 해열제가 있으니 가서 꺼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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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사방에서 바람이 들어올 수 있는 정자에서, 재석과 현빈은 바닥에 앉아 있었고, 정은은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히 자고 있었다.현빈은 머리를 살짝 떨구며 눈을 붙이고 있었다. 도겸의 각도에서 보면 마치 정은의 어깨에 기댄 것 같았다.재석도 마찬가지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다만 나름 몸에 힘을 주고 있어 현빈처럼 정은에게 기대지 않았다. 한손으로 머리를 지탱하고 있었지만 어깨는 여전히 정은과 바싹 달라붙었다.딴마음을 품어서가 아니라 정은이 편하게 자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래서 잠이 들었어도 어깨에 힘을 주며 이 동작을 유지했다.한밤중에 일어난 현빈은 그런 재석이 안쓰러워 자리를 바꾸자고 했다.“아니에요, 정은이는 가벼우니까요.”‘이 자식도 은근히 뒤끝이 있어!’세 사람은 분명히 옷을 입고 있었고, 지나친 스킨십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애틋한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정은은 열이 내렸지만 얼굴은 여전히 빨갰다. 그리고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질투에 눈이 먼 남자는 지금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도겸은 머리가 새하얘지더니 마치 무언가에 맞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뒤따라 쫓아온 직원과 일찍 일어나 구경하러 나온 학생들도 이 상황을 보고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이, 이게 무슨 아수라장이야?’‘두 남자... 아니지, 이 강 대표님의 반응을 보면 세 남자가 동시에 한 여자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은데?’민지는 문을 연 순간 바로 달려왔다. 비록 도겸과 같은 시간에 달리기 시작했지만, 체형이 육중하여 빠르게 달릴 수 없었다.심지어 서준까지 그녀를 따라잡더니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민지는 구경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힘들게 빠져나왔다. 다음 순간, 그녀는 두 눈을 부릅떴다. ‘이, 이게 뭐야? 하지만 이 세 사람은 다 예쁘고 잘생겼으니 같이 자도 나쁠 건 없잖아?’자신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민지는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밤새도록 걱정을 한 그녀는 번개와 같은 속도로 정은을 향해 달려갔다.그러나 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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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민지와 서준도 와서 도와주었다.곧 구급차가 도착했다.간호사와 의사는 환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간단하게 검사를 한 후에야 재석, 현빈과 함께 정은을 들것에 옮겼다.간호사가 물었다.“환자 가족분 여기에 계세요? 빨리 타세요!”“제가 갈게요!”“저요!”“저예요!”세 남자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간호사는 눈살을 찌푸렸다.“두 분이면 충분해요. 나머지는 혼자 병원으로 가시면 되고요.”그녀는 재석과 현빈을 가리켰다. 방금 이 두 남자가 가장 먼저 달려왔고, 초조함과 초췌함도 연기 같지가 않았다.‘남은 그 남자는...’차 문이 닫힌 순간, 간호사는 도겸을 힐끗 쳐다보았다. 온몸에서 심한 술냄새가 풍겼을 뿐만 아니라, 눈빛은 마치 수시로 사람을 죽일 것만 같았다.‘그냥 혼자 오라고 해.’구급차에 올라가지 못하자, 도겸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러나 도겸은 곧 자신의 스포츠카에 올라타더니 시동을 걸고 뒤쫓아 갔다.처음부터 끝까지 경혜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았다.경혜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차가운 바람은 칼처럼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주위에서 구경을 하던 군중들은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야?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위해 떠났다니?”“이제 버려진 여자가 눈에 점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거 아니야?”“드라마 좀 적게 봐.”“그 남자 상장회사의 대표님이야. 심경혜의 집안사정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겠어?”“남자친구가 부자인데, 다른 여자랑 도망가는 게 뭐가 어때서? 밖에서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아도 난 산후조리까지 다 해줄 거야!”“심경혜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들고 있는 가방 좀 봐. 강 대표님은 손도 참 크셔. 누가 이런 남자와 헤어지려 하겠어?”지예는 팔짱을 끼고 고소해하며 경혜를 흘겨보았다.“야, 네 남자친구 이미 도망갔는데, 안 쫓아가고 뭐 하니?”경혜는 정신을 차리더니 담담하게 웃었다.“정은이가 기절을 했으니 가보는 것도 당연하지. 게다가 난 도겸 씨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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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세정은 자신의 친오빠가 정은을 쫓아간 것을 보며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난 친동생이잖아! 날 집으로 데려다줄 수도 있는데... 또 그 소정은을 위해서 날 무시하다니. 그 여자와 난 정말 잘 안 맞아!’...병원 구급실에서.의사는 정은의 기본 상황을 물어본 후, 즉시 전신 검사를 안배했다.현빈이 말할 때 재석은 옆에서 보충했다. 열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몇 시에 열이 내렸는지, 몇 시에 땀이 났는지 등 디테일을 전부 상세하게 설명했다.의사조차도 그런 재석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검사가 끝나자, 정은은 병실로 밀려났고 그사이 한번 깨어났다.재석은 즉시 앞으로 다가갔다.“정은아, 내 말 들려?”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괜찮아, 지금 병원에 있으니까 졸리면 안심하고 자.”말이 끝나자 정은은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현빈은 한발 늦어서 정은과 말을 하지 못했다.“왜 나한테 정은이 깨어났다고 말하지 않은 거예요?” 그는 재석을 바라보았다.“그럴 책임이 없으니까요.”게다가 재석은 정은과 이야기하느라 바빴으니 또 어찌 현빈이 생각나겠는가?현빈은 말문이 막혔다.재석은 곧장 주치의를 향해 걸어갔다.“의사 선생님, 정은이의 상태는 좀 어떤가요?”“방금 이미 환자분에게 전면적인 검사를 했는데, 일부 검사 보고서는 좀 늦게 나올 거예요. 그러나 현재로 볼 때, 환자분은 열이 이미 내려갔어요.”“비록 발목이 심하게 삐었지만 다행히 뼈를 다치지 않았으니 약을 먹고 휴양하기만 하면 돼요. 적게 걷고 평소에 침대에 누워 있으면 빨리 나아질 거예요. 다른 주의할 만한 점은 아직 없어요.”“감사합니다.”“두 분 중 한 분이 간호사를 따라 병원비부터...”“제가 갈게요!”재석과 현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도겸은 성큼성큼 걸어와 의료비 지급명세서를 받았다.현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여자친구를 달래지 않고 왜 여기에 온 건데?”도겸은 냉소를 지었다.“왜? 난 여기에 올 수 없어?”“정은이는 널 보고 싶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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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핸드폰 비밀번호와 은행카드 비밀번호.재석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고, 하는 말은 그의 뒷모습처럼 사람을 화나게 했다.“정은이가 알려준 거예요.”현빈과 도겸은 묵묵히 이를 갈았다....정은이 깨어났을 때, 이미 아침이 되었다.햇빛도 없고 비도 오지 않았으며 찬바람이 벌거벗은 나뭇가지를 무정하게 때리고 있었다.그녀는 일어나서 앉았다. 병원에 속하는 소독수 냄새가 자극적이고 고약해서 정은은 코를 비볐다.그리고 정은은 자신의 다친 발목을 바라보았다. 이미 꽁꽁 싸맨 발목은 그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가볍게 움직이자, 다행히도 조금 아프지만 전처럼 심하진 않았다.보온병을 들고 들어온 수민은 정은이 일어난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너 왜 일어났니?! 빨리 누워 있어!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단 말이야.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침대에 누워야 한다고! 내가 회사에서 우리 오빠 전화 받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 별일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수민은 요즘 아주 바빴다. 두 사람은 이미 한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하나는 일하느라 바쁘고 다른 하나는 학술 연구에 바빴으니 한담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그러나 자신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사람이 바로 절친인 게 아니라, 자신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절친이었다.예를 들면 지금.“수민아, 나 얼마나 잤어?”“꼬박 하루, 지금은 아침이야.”정은은 입술을 움직이며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수민은 그녀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내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네 병상 옆에 남자 세 명이나 지키고 있는 거 봤거든. 우리 오빠는 그래도 괜찮지만, 심현빈과 강도겸은 틈만 나면 기싸움을 해서 정말 눈에 거슬렸어, 그래서 모두 쫓아냈지 뭐야!”“아, 맞다. 그리고 네 동창이라는 애들 두 명 왔었어. 하나는 민지, 다른 하나는 서준이라고. 두 사람도 아주 오래 기다렸는데, 너무 피곤한 것 같아서 먼저 돌아가서 쉬라고 했어.”“내 핸드폰은? 우리 엄마 아빠한테 전화 온 적 없어? 내가 받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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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너, 너희 둘 지금 뭐 하는 거야?”동건은 대야를 든 채로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마치 바보처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수민과 정은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왜 이제야 왔어? 대야를 하나 사는데 한 시간이나 걸리다니.”수민은 동건에게서 대야를 빼앗아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정은을 볼 때, 다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뜨거운 물 받아왔으니까 이따가 닦아줄게. 그럼 많이 편해질 거야.”“고마워, 수민아! 사랑해!”“그럼 다음엔 피하지 말고 나랑 뽀뽀하자, 응?”“안 돼, 나 하루 종일 누워 있었잖아. 얼굴도 안 씻고 머리도 안 빗었으니 어떻게 여신님의 뽀뽀를 받아들일 수 있겠어?”“괜찮아, 난 상관없거든.”대야를 빼앗기고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동건은 어이가 없었다.“어? 이 로고...”수민은 대야를 바라보더니 깜짝 놀랐다.“너 설마... 에르메스 매장에 가서 산 거야?”“맞아!” 동건은 턱을 살짝 들더니 콧방귀를 뀌었다.“어때? 내 안목 괜찮지?”수민은 말문이 막혔다.“너 그게 무슨 표정이야?”“너 정말 머리가 없는 사람이구나? 병원 밖의 편의점에서 몇천 원이면 대야 하나를 살 수 있는데, 넌 에르메스에 가서 이걸 사다니?”“그게 뭐가 어때서?”“바가지를 쓴 거와 다름이 없잖아? 돈 많아서 아주 좋겠어.”동건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했다.“됐어, 그냥 쓸 수밖에 없겠군.” 수민은 싫어하는 감정을 드러냈다.‘예쁘기만 하고 실속이 없는 것... 천 원짜리 플라스틱 대야보다 못하잖아, 쯧쯧...’“야, 조수민, 네가 사오라고 했잖아! 사왔는데도 계속 트집을 잡을 거야! 이 몸이 언제 심부름하는 거 봤어? 너 그래도...”“이제 입 다물어도 될까, 고동건 도련님?” 수민은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동건은 바로 입을 다물더니 찍소리도 내지 않았다.정은은 눈을 깜박이며 두 사람을 살펴보았다.‘음,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수민이 입을 열었다.“거기 서서 뭐해?”“어? 그럼 뭐 하라는 거야?”“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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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동건의 손은 수민의 스웨터를 파고들어가 손쉽게 속옷 단추를 풀었다.“수민아... 수민아...”키스를 하면서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수민의 이름을 불렀다.목소리는 부드럽지만 기세가 사나워 마치 그녀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수민은 엄청난 힘을 써서야 동건을 밀어냈는데, 얼굴은 새빨개졌고 숨을 약간 헐떡였다.“대낮에 이게 무슨 짓이야? 꺼져.”남자는 여전히 그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좀 더 키스하자...”말하면서 또 뻔뻔스럽게 달라붙었다.“요 며칠 너 병원에서 정은 씨 돌보았잖아. 나 정말 네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내가 보고 싶었다고?” 수민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도도하게 말했다.“뭐가 빠진 것 같은데?”“헤헤, 맞아, 너랑 자고 싶었어, 왜?”말하면서 긴 팔을 뻗더니 마치 억지를 부리는 코알라처럼 수민을 끌어안았다.수민은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동건의 모습에 이미 습관되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여자를 수도 없이 만나 본 고동건 도련님이 왜 동물처럼 툭하면 발정기에 들어서는 거지?”동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지금 누굴 욕하는 거야?”“너.”동건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앞으로 이런 질문 좀 하지 마. 한 번 모욕을 당했는데도 또 한 번 모욕을 자초하다니, 그럴 필요가 없잖아?”“조수민! 너 계속 내가 듣기 싫은 말만 할 거야?! 그래, 나한테도 다 방법이 있어!”“야, 너... 으윽!”동건은 웃음을 짓더니 다시 수민의 입술에 키스했다.이 키스는 유난히 길었다.중간에 수민은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고,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러나 동건은 한사코 손을 놓지 않았는데, 수민은 그의 입술을 깨물어서야 마침내 벗어날 수 있었다.“너 개띠야?” 동건은 아파서 줄곧 숨을 헐떡였다.수민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며, 빨갛게 달아오른 두 얼굴은 마치 잘 익은 사과와 같았다. 두 눈은 촉촉했고 입술은 또 약간 부었다.눈빛은 앞유리를 뚫고 지나 앞을 똑바로 바라보았다.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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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사실 요즘 우리 엄마가 자꾸 너에 대해 물어보셨어.”동건이 갑자기 말했다.“뭘?” 수민은 여전히 송보미를 존경했다. 첫 만남에 비싼 보석 팔찌를 선물로 줬으니까.‘아, 그 팔찌 아직 돌려주지 않았는데...’“너 왜 우리 집에 안 오냐고, 나 때문에 화난 거 아니냐고.”“넌 어떻게 말했는데?”“아! 실수로 널 임신시켰다고 말했지.”“뭐?!!!”수민은 귀가 터질 목청으로 말했다.동건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야.”“너 정신 나갔구나!”“네가 일 때문에 바빠서 날 무시했다고 했어. 그리고 난 화를 내며 소란을 피우다가 널 화나게 했고.”‘쯧쯧... 그래도 책임을 자신에게 떠맡길 줄 아네.’수민은 미소를 지었다.동건은 그녀의 기분이 좋은 것을 보고,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우리 계속 합작할까? 내 말 좀 들어봐... 우선 양쪽 어머니들이 만약 우리가 이미 헤어졌다는 것을 아신다면, 우린 엄청난 욕을 먹지 않을까?”백지영은 남을 욕하지 않지만 비아냥거리기 좋아해서, 듣기 거북한 말 하지 않아도 사람을 몸 둘 바 모르게 할 수 있었다.재벌 집 사모님들에게 모두 이런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둘째, 욕을 먹은 뒤, 두 분은 계속 결혼이며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하실 거야. 우린 예전처럼 잔소리를 들으면서 감히 짜증조차 내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야 하고.”이 모든 것은 전부 수민이 원하지 않은 점이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협력 대상을 다시 물색할 수밖에 없겠지. 게다가 이 사람도 우리와 같은 재벌 출신이어야 해. 그건 쉽지 않을 거야.”이렇게 보면,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우리가 계속 협력하는 거야. 상대를 바꾸는 것보다 우리가 전처럼 연기하는 게 더 낫지 않겠어? 시간도 절약하고.”동건은 말주변이 확실히 좋았다.적어도 그 순간, 수민은 정말 마음이 움직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내가 말했지, 협력 상대와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고.”설령 마음이 움직였다 해도 수민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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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마침 이때, 백지영과 송보미가 화장실에서 돌아왔다.수민은 재빨리 동건의 손을 뿌리쳤고, 동건도 재빨리 자리로 돌아왔다.송보미는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감지하며 입을 열어 떠보았다.“너희들... 괜찮은 거니?”동건은 말을 하지 않고 수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대답을 하라는 뜻이었다.수민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방긋 웃었다.“괜찮아요, 저와 동건이 다 별일 없어요.”그렇게 두 사람은 우연히 관계를 맺은 파트너에서 합리적으로 관계를 맺는 파트너로 됐다....추억에서 정신은 차리자, 수민은 입을 내밀고 있는 동건을 밀어냈다.“넌 끝도 없는 거야? 빨리 운전해!”“키스 좀 더 하자! 나 더 하고 싶단 말이야...”수민은 눈을 부라렸다.“고동건, 너 어쩜 우리 파푸보다 더 매달리기 좋아하는 거지?”파푸는 수민이 마장에서 기르고 있는 Y국 조랑말이었다.성격이 너무 좋은 데다가 주인을 특히 좋아했다.매번 수민이 보러 갈 때마다 애교를 부렸다.동건도 수민을 따라 가본 적이 있었는데, 떠날 때 은근히 발로 파푸를 걷어찼다.그 결과, 오히려 파푸한테 되차였다.배에 든 멍은 이주 만에 사라졌다.“그 난폭한 짐승과 비교하지 마!”“파푸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 그렇지 않으면-”그녀의 시선은 동건의 배에 떨어지더니 이어서 아래의 어딘가에 멈추었다.동건은 저도 모르게 똑바로 앉아 있었다.“너, 너, 너... 즐기고 싶지 않은 거야?!”수민은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난 언제든지 사람을 바꿀 수 있지.”동건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운전해! 계속 쓸데없는 소리 한다면 오늘 밤 소파에서 자!”“네, 아가씨, 잘 앉으세요.”...수민은 병원에서 정은을 3일간 돌보았고, 동건도 3일간 내내 따라왔다.“이거 대체 무슨 상황이야?” 정은은 절친이 끓인 보신탕을 마시면서 의자에 앉아 원망을 하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아마도 욕구불만이겠지.”“크헉...”“천천히 마셔, 사레 들리잖아!”동건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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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발은 좀 어때?” 재석은 방금 실험실에서 돌아왔는데, 문앞에 뜯은 택배 상자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은이 퇴원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큰 문제는 없대요. 그저 제때에 약을 바르고, 일주일 후에 재검사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무슨 생각이 났는지, 정은은 눈을 드리웠다.“그날... 선배님과 심 대표님 덕분에 나도 별일 없었던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나 혼자서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그때 난 열까지 났잖아. 내가 먹은 해열제도 다 선배님이 챙겨온 것이고.’비록 한밤중에 고열이 내리지 않아 정은은 어렴풋이 잠들었지만,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그녀는 재석이 자신을 바람을 등진 기둥으로 옮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재석과 현빈이 자신을 에워싸고 자신을 따뜻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둘이 알콜과 거즈로 끊임없이 자신의 온도를 낮추었단 것을 알고 있었다.정은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정은은 병원으로 옮겨진 후에 발생한 일들, 그리고 그들이 한 말들 역시 다 기억하고 있었다.“너에게 사고난 날, 민지가 나에게 전화를 했었어. 하지만 처음에 받지 못했기 때문에 늦게 찾아갔어. 미안해.”“하지만 결국 왔잖아요?” 정은은 고개를 들었다.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선배님,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선배님은 날 구할 의무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내가 그런 선배님이 엄청 고마운 걸요. 우리 알고 지낸 후부터 선배님은 날 수도 없이 많이 도와줬잖아요.”.“그래, 그럼 우리 모두 그런 말하지 말자.”“좋아요!”“참,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잠깐만...”정은은 의혹을 느꼈고, 그런 그녀의 시선을 감지한 재석은 먼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후, 쇼핑백 하나 들고 나왔다.쇼핑백은 아주 컸지만, 안에 든 물건은 더 컸고, 검은색 비닐봉지로 포장되었다.쇼핑백에 다 들어가지 못해서 심지어 한 토막이 드러났다.“이게 뭐죠?” 정은은 눈을 깜박거렸다.“한번 뜯어봐.”“네.”정은은 재석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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