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일은 미리 식당에 가서 번호표를 뽑아두고, 다시 정문 앞으로 와서 모두를 데리러 왔다. 타이밍 딱 맞게, 도착하자마자 입장 순서가 돌아왔다. 진일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 민지가 알려준 방법인데, 진짜 유용하더라.” 민지는 두 손을 뒤로 깍지 끼고,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요! 먹방러의 기본 소양이죠, 몰라요?” ‘어디 가서 굶을 일은 절대 없겠네, 저 열정이면.’ 서준의 원래도 안 밝던 표정이, 살짝 더 어두워졌다. ‘계속 민지 타임이네.’ 진일은 자리 잡고 메뉴판을 민지에게 건넸다. “추천한 식당이니까, 네가 주문해.” 민지는 망설임도 없이 받으며 말했다. “오케이! 시그니처 마라샹궈 하나 가고, 탕수육이랑 깐풍기, 마파두부도 넣자! 아, 너무 기름진 것만 시키면 안 되니까 양배추 볶음도! 국물은 혹시 야채와 두부 들어간 맑은탕 있어요?”직원이 바로 대답했다.“있습니다!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 ‘진짜 잘 먹는다. 메뉴에 없는 국까지 시키는 거 보면 내공이 느껴지네.’ 음식이 곧 하나둘씩 테이블에 차려졌다. 민지는 다시 직원을 불러 탄산 칵테일 몇 병을 추가 주문했다. “자, 다들 한 잔씩 들고, 우리 진일 선배의 박사 진학을 축하합시다!” 병과 병이 부딪치는 순간, 생각보다 근엄한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진일은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다들. 예전엔 그냥 대학원만 빨리 끝내고 나가고 싶었어. 근데 여러분을 만나고, 오미선 교수님을 만나고 나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부모님과 여동생도 점점 나아지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고, 좋은 실험실에 좋은 교수님까지... 이게 바로 버팀목이지 뭐야.’ 서준도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님, 축하해요.” ‘그 누구보다 쉽지 않은 길이었으니까.’ 건배 후, 민지가 텐션을 높이며 모두를 둘러봤다. “이 집 평 진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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