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는 살짝 멍해졌다. ‘진짜 이 분위기 뭐야? 꿈 아니지?’임수인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런데 서준만이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 손바닥에 땀 나는 거 좀 봐. 이거, 연기인 것처럼 보이면 안 되는데...’그는 속으로 깊은숨을 삼켰다.화고 병원은 말 그대로 ‘움직였다’.점심때, 하정남은 곧장 VIP 병실로 옮겨졌고, 임수인은 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화고 병원에 자주 오긴 했지만... 이런 병실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네. 일반 VIP 병실 말고, 또 다른... 특별 VIP 병실이라니.”‘VIP는 그냥 돈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어. 근데 여긴... 아무리 돈 있어도, 인맥이 없으면 발도 못 들일 거야.’ 그녀는 다시 한번 병실 안을 천천히 살폈다.하정남은 병상에 누운 채, 천장을 올려다봤다. ‘희한하네... 똑같은 병원인데, 천장 색깔도 공기 냄새도, 다 다른 것 같아.’하정남이 숨을 들이켰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방 안을 훑었다.소파, 테이블, 조명, 심지어 화장실까지. 거의 호텔 수준이었다.‘여기가 병원이 맞긴 해? 이런 데도 있었구나...’그리고 처음으로, 하정남은 돈보다 더 무서운 걸 느꼈다.‘돈 많은 사람은 많아. 근데 이런 방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진짜 극소수지.’‘임씨 가문... 이게, 그 임씨 가문의 힘이란 건가?’저녁이 가까워지자, 신경내과 교수 몇 명이 정시에 병실로 들어왔다.별도의 회의실도, 환자 가족의 퇴장도 필요 없었다. 병실 바깥쪽에 마련된 응접 공간에서 바로 회진이 진행됐다.임수인, 민지, 그리고 서준. 셋은 모두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었다.교수들이 설명할 때마다 민지나 임수인이 질문하면, 바로바로 답이 돌아왔다.그리고 병실 안쪽에 있는 하정남 역시 침대 옆에 설치된 스마트 회진 시스템을 통해 모든 대화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었다.‘이런 시스템이 있는지도 몰랐어... 아니, 아예... 이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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