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의 눈빛은 아이처럼 또렷하고, 조금은 천진난만했다. 그가 간절히 말했다.“저기... 시연아, 나 좀 꼬집어 줄래?”시연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낮고 부드럽게 물었다.“꼬집어요? 아프면 꿈이 아니라는 거예요?”“응.”유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층 더 어리숙한 표정이었다.“꿈꾸는 사람은 아픔을 못 느낀다잖아.”“아...”시연의 코끝이 시큰해졌다. 떨리는 손끝으로 유건의 얼굴을 감싸 올렸다. 그러고는 꼬집는 대신, 유건의 입술을 조심스레 덮었다.유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지? 지금... 키스한 거야?’시연은 곧 키스를 거뒀다. 방금 막 깨어난 유건에게 무리될까 걱정돼서였다. 독이 아직 다 빠지지 않았으니, 호흡과 심장을 더 조심해야 했다.유건은 멍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 모습은 꼭 막 잠에서 깬 조이와 똑같았다.‘조이, 진짜 아빠 유전자를 하나도 안 빼놓고 닮았네...’시연은 속으로 중얼거리자, 괜스레 마음이 저릿해졌다.“어때요?”시연은 살짝 웃으며, 유건의 메마른 입술을 쓰다듬었다.“아직도 꿈꾸는 것 같아요?”유건은 목젖이 꿀꺽 움직였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응... 오히려 더 꿈 같은데.”꿈이 아니라면 시연이 먼저 입을 맞출 리가 없었다.“흐음...”시연은 다시 두 손으로 유건의 얼굴을 감싸며, 이번엔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오래 키스했다.10초쯤, 숨이 닿고 체온이 섞일 만큼.입술을 뗀 뒤에도, 시연은 여전히 유건의 얼굴을 감싼 채 속삭였다.“바보, 꿈 아니에요. 당신도 진짜, 나도 진짜... 그리고 우리 키스도 진짜예요.”그러면서 코끝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며칠째 면도도 안 했어요? 수염 까슬까슬해서 찔리잖아요, 아프다고요...”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시연의 뒷머리가 거칠게 잡혔다.곧이어, 유건이 거세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시연의 부드러움과 달리, 유건의 키스는 뜨겁고 강렬했다.시연은 당황했다.‘안 돼, 호흡에 무리 가면...’그렇지만 억지로 뿌리칠 수도 없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