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희의 말을 듣고, 시연은 마음속으로 살짝 안도했다.‘휴... 다행이야.’“휴...”강수희가 한숨을 쉬며 시연의 손을 잡고 톡톡 두드렸다.“내가 너무 은범만 생각했네. 미안하다.”“사모님, 죄송해요.”“아니야, 사과할 사람은 나야.”강수희는 이내 이해심 있는 얼굴로 웃었다.“앞으로는 너희 세 명이 진짜 한 가족이야. 처음부터 조이에게 은범을 맡기려 하면 안 돼. 천천히, 순서대로, 조이가 은범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맞아.”강수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나도 엄마니까 알아, 아이는 부모에게 생명과 같으니까.”시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가만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럼, 언제 이사 갈 거야?”강수희는 곧바로 화제를 바꿨다.“들어가야 할 집 청소는 다 했니? 몇 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잖아. 고칠 필요는 없니? 은범 아버지께 말씀드려서...”“괜찮아요.”시연이 급히 말렸다.“이미 청소는 다 끝났어요. 며칠 후면 이사할 거예요.”“그래?”강수희가 만족스레 웃었다.“좋아, 그럼 됐네. 뭐든 필요하면 바로 말해. 이제 우린 진짜 가족이잖아.”“네, 알겠습니다.”...은범의 집을 나서자, 시연의 시야가 갑자기 캄캄해졌다.시연은 급히 목을 숙이며 머리를 감싸 안았고, 길거리에서 그대로 쓰러지는 것을 겨우 막았다. 그럼에도 몇몇 착한 행인이 다가와 물었다.“괜찮으세요?”“도와드릴까요?”“괜찮아요, 감사합니다.”시연은 손을 흔들어 정중히 거절했다.하지만 시연의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시연은 마음속으로 절망했다.‘지금, 어떤 얼굴로 고유건을 마주해야 할까...’...시연은 강울대병원에 돌아오자마자, 입구에서 기환에게 막혔다.“형수님, 어디 다녀오셨어요? 한마디만 해주시지, 왜 말씀도 없이...”“그게...”시연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사무실 좀 다녀왔어요. 멀리 안 갔어요.”“아, 그래요.”기환이 안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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