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남자 둘이 뛰어다니며 이것저것 맡아주니 정말 훨씬 수월했다.아니었으면 시연 혼자서 줄도 서고, 진아도 챙기고, 병원 동선도 보고...여러모로 손이 모자라 고생했을 것이다.점심도 되기 전, 모든 검사가 끝났다.“아, 배고파.”진아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침부터 검사 때문에 물 한 모금 못 먹었는데, 병원 환자식 생각하니 벌써 걱정이 됐다.“오늘 병원 밥 뭐야?”“걱정하지 마.”시연은 진아를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너는 병원 밥 안 먹어도 돼. 성빈이가 집에 가서 음식 가져오는 중이야. 요리사가 아침에 다 준비해 놨어.”“어?”진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그래서 그랬구나. 검사 끝났는데 성빈이가 갑자기 없어져서 회사 일 때문에 급히 간 줄 알았지.”“마지막 검사 들어가기 전에, 시간 봐서 내가 먼저 보내놨어.”시연은 진아가 어지럽거나 긴장하진 않는지 계속 살피며 말했다.사실 그때 태권도 있었다.원래 태권이 다녀오려고 했는데, 성빈이 먼저 나서며 일을 낚아챘다.태권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성빈이, 사람 괜찮네. 역시 너랑 오래 봐온 친구답다.”그러고는 불쑥 다른 생각을 떠올린 듯 진아를 향해 물었다.“근데 너네, 그렇게 오랜 친구였으면... 왜 더 발전하지 않았냐?”“뭐?!”진아는 깜짝 놀라 시연을 힐끔 보며 민망하게 웃었다.“오빠, 무슨 소리야? 친구는 그냥 친구지, 성빈은 나한테... 시연이랑 똑같아!”진아는 시연에게 필사적으로 눈을 깜빡여 신호를 보냈다.시연은 바로 받아서 거들었다.“맞아, 태권 오빠. 오해하지 마.”“그렇지!”진아는 진짜 급해졌다.“오빠, 성빈이 앞에서 절대 그런 말 하면 안 돼. 잘 지내는 친구끼리 괜히 어색해지고, 나중엔 친구도 못 한다고!”“알았어, 알았어.”태권은 피식 웃으며 진아 머리를 쓰다듬었다.“참, 그렇게까지 급할 일인가? 내가 그래도 눈치는 있지.”게다가 오늘 같은 날은 그런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다.지금은 무조건 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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