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은 딸의 어른스러운 말투에 웃음이 터졌다.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유건은 조이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아빠가 이렇게 오래 조이 보러 못 왔는데... 조이 화 안 났어?”“화 안 났어요.”조이는 작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엄마가 말해줬어요. 아빠는 일하느라 바쁜 거라고요. 중요한 일이라고요. 엄마가 또 말했어요. 아빠는 시간만 나면 조이 보러 온다고요!”그리고 유건의 목을 꽉 껴안으며 말했다.“아빠 일 다 끝났으니까, 이제 조이 보러 온 거잖아요.”‘시연이가 그렇게 설명해 줬구나.’유건은 저절로 시연을 바라봤고, 시연에게 가볍게 웃어 보이며 고마움을 전했다.“됐어요.”시연은 손을 내저었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여기서 이러고 서 있을 거예요? 갈 거예요, 말 거예요?”“가요, 가요!”조이는 통통한 팔을 흔들며 환하게 외쳤다.“아빠, 가요!”“그래.”유건은 조이를 안고 차 쪽으로 걸어갔다.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큰다더니, 정말 그랬다.한동안 못 봤을 뿐인데, 조이는 훌쩍 자라 있었다. 키도 쑥 컸고, 안아보니 묵직해졌고, 얼굴 윤곽도 더 또렷해져 큰 눈, 높은 콧대가 더 도드라졌다.자세히 보니... 점점 더 유건을 닮아가고 있었다.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조이 아빠 닮았네’라고 해도 유건은 그저 덕담이겠거니 했었다.‘설마...’‘그럴 리가...’그렇게 넘겼던 적도 많았다.하지만 이제 조이의 눈, 코, 입은 거의 다 유건을 닮았고, 얼굴형과 미간은 시연을 닮았다.피 한 방울 안 섞였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닮음이었다....유건은 차를 몰아 본가로 향했다.고상훈이 떠난 뒤, 유건은 본가로 들어와 살고 있었다.이렇게 큰 집에 지금은 유건 혼자뿐이었지만, 사실 유건은 최근 회사 일로 거의 회사에서 잠들었고, 본가에 들어오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커다란 집은 조용했고, 어쩐지 더 공허했다.하지만 왕성애와 이호민은 여전히 본가를 지키고 있었다.고상훈의 아버지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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