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얘기가 정리되자마자, 유건은 곧바로 G시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예약했다.돌아가는 날, 시연은 그를 공항까지 배웅했다.보안 검색대로 들어가기 전, 유건은 몸을 숙여 시연을 꼭 품에 안았다.“자기야, 나 갈게. 비행기 내리면 바로 전화할게.”“네.”“약속할게. 매일 전화할 거야.”“그래요.”“너도... 시간 되면 전화 좀 해. 아니면 문자라도. 난 아무거나 다 좋아.”“알겠어요.”시간이 다 되어가자, 시연은 그의 어깨를 밀며 말했다.“됐어요, 인제 그만 질척거리고 가요.”하지만 유건의 촉촉해진 눈을 보니, 코끝이 찡해지며 마음이 무너졌다.“앞으로... 시간 많잖아요.”유건은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응, 알아. 그럼 나 간다.”“얼른 가요.”시연은 유건의 손을 놓고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일 잘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조이랑 잘 지내고 있어요.”“응.”아무리 떠나기 싫어도... 유건은 먼저 가야 했다.그래서 이를 한번 악물고 고개를 돌린 뒤, 보안 검색대 쪽으로 걸어갔다.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돌리자, 시연과 눈이 마주쳤다.두 사람은 모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의 이별들과는 달랐다.아쉬움이 잔뜩 묻어 있는데도, 마음은 한없이 가볍고 행복했다.왜냐면...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곧 다시 만나게 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함께 시작할 거란 걸....공항에서 돌아온 시연은 병동 앞에서 최예민을 만났다.“선생님?”“사모님.”최예민은 그녀를 붙잡았다. 표정이 어딘가 어색했다.“저...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어요.”“왜요?”시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설마... 우주?’“아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최예민이 급히 손을 저었다.“우주는 멀쩡해요. 그런데... 어떤 여자분이 왔어요.”“본인이... 사모님이랑 우주의 엄마라는데...”말할수록 목소리는 작아지고, 시연을 이상하게 살피는 눈빛이 됐다.시연은 듣자마자 상황을 알아차렸다.“누군지 알아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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