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Bab 1641 - Bab 1650

1652 Bab

제1641화

이메일함 안에는 짧은 영상 하나가 들어 있었다.영상의 주인공은 태권이었고, 그의 곁에는 얼굴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된 한 여자가 함께 등장하고 있었다.“이게 다야?”진아는 영상을 끝까지 보고 나서도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태권을 바라봤다.“별거 없어 보이는데?”“그게 별거 없다고?” 태권은 얼굴이 벌게진 채 동생을 노려봤다. “아, 맞다. 너 의사였지...”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인체 구조에 익숙해서 웬만한 상황에는 쉽게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다는 걸 떠올린 모양이었다.“그게 내가 의사인 거랑 무슨 상관이야?”진아는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 영상만 보면, 오빠랑 저 여자는 심해 봐야 나체로 같이 누워 있는 정도잖아.” “그걸로는 부족하니?”태권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게다가 이 사람들이 매번 보내오는 영상이 다 다르단 말이야. 그 사람들 손에 더 수위 높은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렇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아...”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말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못 하겠네.”“그렇지?”태권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금방이라도 온몸에 불이 붙을 것처럼 초조해했다.“안 되겠다.”진아는 책상을 ‘탁’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 이거 완전 함정 사기잖아.”“너 어디 가?”“경찰서.”“안 돼!”태권은 급히 진아를 붙잡으며 울상으로 말했다.“내가 신고하면, 그 영상들을 신주 씨한테 보내겠대.”“뭐?”진아는 그 말에 눈이 커졌다.“걔들이 우신주 씨도 알아?”“아는 사람일까?”“설마, 그럴까?”태권도 확신이 없었다.“모르겠어...”진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 상대가 이런 식의 사기를 치는 사람이라면, 태권에 대해 꽤 상세하게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날 맞선 자리에서 상대를 교묘하게 바꿔치기할 수 있었던 것도, 우연이라고만 볼 수는 없었다. “그럼 어떡해?”진아는 답답함에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쉽게 물러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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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2화

“그래, 알겠어.”시연이 전화를 끊고 돌아왔을 때, 유건은 그녀를 등지고 누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놓고 삐친 상태였고, 누군가 달래 주길 기다리는 태도였다.“유건 씨.”시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옆에 누웠다.“삐졌어?”유건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고, 눈도 뜨지 않았다.“안 삐졌어.”시연은 웃으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 고개를 들고 입을 맞췄다.“너무 쪼잔하게 굴지 말자, 응? 여보, 여보...”끝 음을 길게 늘이며 은근히 요염하게 불렀다.유건은 그녀가 이렇게 나오면 버티질 못했다. 팔을 뻗어 시연을 그대로 끌어안고는,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입술을 막아 버렸다.“여보...”한 번 더 이런 식으로 불리자, 유건은 완전히 멈출 수 없게 됐다....모든 게 끝난 뒤, 부부는 함께 씻고 나왔다. 유건이 시연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 물을 먹여 줄 때에야 시연은 느릿하게 눈을 뜨며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그리고 입을 열자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당신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진아가 부탁한 일을 잊어버릴 뻔했네.”마음이 완전히 풀린 유건은 그제야 진아가 떠올랐다.“진아 씨한테 무슨 일 있어? 내가 뭘 해 주면 돼?”“진아 말고, 태권 오빠 일이야.”시연은 몸을 돌려 누운 채, 태권에게 벌어진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설명해 줬다.“이거... 당신이 좀 도와줄 수 있을까?”“난 또 무슨 큰일인 줄 알았네.”유건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정도면 별일 아니야. 내가 맡을게.”“고마워.”시연은 팔을 들어 그의 목을 감싸안았다.“역시 우리 남편 최고야.”“최고?”유건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최강!”시연은 눈을 휘며 웃었다.“우리 남편이 제일 잘 해!”“그럼 한 번 더?”...다음 날, 진아는 태권을 데리고 유건을 만나러 나갔다.약속 장소는 한식당 ‘맛나리’였다.한식당 ‘맛나리’는 유건과 친구들이 사업 이야기를 하거나 개인적인 용무가 있을 때 자주 이용하는 곳이었다. 진아는 예전에 지하와 부부였던 시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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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3화

진아와 태권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눈빛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아직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지하는 그걸 단번에 알아봤고, 둘이 왜 주저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자신과 진아 사이에는 과거에 너무 많은 얽힘이 있었고, 어렵게 진아가 그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상황이었다.이제 와 다시 그와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 지극히 당연했다.“진아.”지하는 속에서 쓴맛이 번지는 걸 느끼면서도, 입으로는 차분히 그녀를 설득했다.“오늘 온 사람이 유건이었어도, 결국 이 일은 나한테 부탁하게 돼 있었어. 유건은 그냥 중간에서 말만 전해주는 역할이었을 뿐이야.”그 말인즉슨, 오늘 그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고 해도, 이 인연과 이 빚은 임씨 집안이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내가 직접 맡으면 절차도 하나 줄고, 상황도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그게 더 낫지 않아?”지하는 진아가 계속 말을 하지 않자, 되물었다.“설마, 내가 싫다고 해서 너희 오빠 일까지 모른 척할 생각은 아니지?”“아니, 아니야!”진아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가, 말하다 보니 뭔가 어감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그리고, 난 당신을 싫어하지 않아!” 두 사람은 평화롭게 합의 이혼했고, 진아 자신도 지하를 미워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게다가 그 이후에도, 그는 여러모로 그녀를 세심하게 배려해 준 적이 있었다.진아가 다급해진 모습을 보며, 지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눈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알겠어. 그럼 이제 태권 형님 일, 내가 맡아도 되겠지?”진아는 말없이 입술을 내밀었다. 마치 태권이 사정사정하는 것처럼 말해 놓았지만, 사실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자세를 낮추고 있는 쪽은 지하였다. “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부탁할게...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괜찮아.”지하는 고개를 돌려 태권을 바라봤다.“태권 형님, 핸드폰 좀 주실 수 있을까요?”“핸드폰이요?”태권은 잠시 망설였다.“그게 좀...”솔직히 말해, 지금 쓰는 핸드폰을 선뜻 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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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4화

의외로 지하도 함께 와 있었다.“진아야.”지하는 안쪽에서 나와 진아와 태권을 맞이했다.“안이 좀 넓어서 길 찾기 어려울까 봐 나왔어, 같이 가자.”“응.”“부 대표님, 고마워요.”안으로 들어가자 경찰관이 와서 태권을 데리고 갔다. 진술서 작성, 얼굴 확인 등 필요한 절차들이 이어졌고, 진아는 당사자가 아니라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여기 앉아.”지하는 진아를 경찰용 휴게실로 데려가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고마워.”진아는 어딘가 마음이 불안해 보였다.“내가 여기 앉아 있어도 괜찮은 거야? 경찰관님들 쉬는 곳이잖아.”“응?”지하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불편하면, 내가 우리 형 사무실로 데려다줄까? 거기가 더 넓고 훨씬 편해.”“아니, 아니야!”진아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여기가 좋아, 충분해...”잠시 시선이 마주쳤고, 먼저 웃은 쪽은 지하였다.“뭐가 그렇게 긴장돼?”“당신이 그러니까 그렇지.”진아는 그를 흘겨봤다.“사람 놀리는 게 재밌어?”“놀린 거 아니야.”지하는 웃음을 조금 거두며 말했다.“너도 알잖아, 네가 더 좋은 걸 원하면, 난 언제든 줄 수 있다는 거.”“...”진아는 순간 굳었다. 물컵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마치 아무 말도 듣지 못한 것처럼.잠시 후, 태권이 밖으로 나왔다.“오빠, 어때?”진아가 곧장 다가갔다.“다 끝났어.”태권은 얼굴도 표정도 한결 가벼워진 상태였다. 그는 지하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부 대표님, 이번 일 정말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는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네, 바쁘신데 고생 많으셨습니다.”지하는 가볍게 웃고는 등을 돌려 위층으로, 부호준을 만나러 올라갔다.태권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진아를 보았다.“진아, 부 대표님이 너한테 아직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더라.”“무슨 소리야?”진아는 눈을 흘겼다.“마음이 남아 있어서... 오빠를 도와줬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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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5화

진아는 얼굴에 대놓고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었고, 지하는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어정쩡했다.그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려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 식사는 말이야, 그냥 안 먹는 게 나을까?”“왜?”진아는 화가 난 얼굴로 볼을 잔뜩 부풀렸다.“그 사람들이 안 온다고 우리까지 안 먹어야 해? 우리 입은 장식이야? 이 자리 잡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거기다 공수한 식재료는 다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말하면서 의자를 세게 당겨 앉더니, 다시 지하를 한 번 노려봤다. 감정이 올라온 탓에 말투도 한층 거칠어졌다.“앉아 있어, 당신도. 그냥 먹어. 그 사람들이 안 먹으면, 우리가 더 먹으면 되잖아.”“응, 알겠어.”지하는 입술을 다물고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여기요!”진아는 테이블 옆 호출 벨을 눌러 서빙 직원을 불렀다.“이제 음식 내주셔도 돼요.”“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잠시 후,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올라왔다.진아는 지하를 향해 손짓했다.“먹어. 사양하지 말고.”그러면서 지하의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었다.“이거 한번 먹어봐. 진짜 좋은 양고기야. 외국으로 들여온 거라던데, 도축한 지 여덟 시간도 안 됐대.”말은 계속 이어졌다.“당신이 양고기 누린내 싫어하는 건 아는데, 이 양고기는 그런 냄새 거의 없대. 한번 먹어볼래?”“응, 그래.”“어때?”진아는 기대 어린 눈으로 지하를 바라봤다.지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맛있어.”“그렇지? 그러니까 많이 먹어.”“응.”지하는 가슴 한쪽이 묘하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진아가 방금 자기 젓가락으로 나에게 음식을 집어 줬다는 걸... 알고 있을까?’그는 당연히 그런 걸로 불쾌해할 리 없었다.다만, 이렇게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오다니... ‘진아가 자신도 모르게 거리를 허물고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한편, 부씨 가문 저택.이청희는 돌아온 부호준을 보고 의아한 얼굴을 했다.“어? 당신 왜 벌써 왔어? 오늘 저녁 진아 씨가 식사 대접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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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임신했어요?”“아...”진아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아이고, 참 잘 됐어요.”진아가 부인할 틈도 없이, 설아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지하야, 두 사람도 참 빠르다. 진아 씨도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도 지하 네가 기다린 시간도 꽤 되잖아, 나이도 이제 적지 않고, 슬슬 서두를 때이긴 하지.”그러면서 다시 자기 남자친구를 바라봤다.“우리도 결혼하면 아이는 좀 빨리 갖고 싶어. 젊을 때가 회복도 빠르고, 직접 키울 체력도 있으니까. 그렇지?”남자친구는 설아를 보며 웃었다.“응.”설아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으며 지하와 진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희는 이만 갈게요.”“네.”“아, 맞다.”무언가 떠올린 듯, 설아가 다시 말했다.“우리 결혼식 할 때, 지하랑 진아 씨도 꼭 와요.”“네... 꼭 갈게요.”“가자.”설아는 남자친구의 팔짱을 끼고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둘이 사라진 뒤, 지하와 진아 사이에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어...”한참 지나, 진아가 배부른 숨을 내쉬며 길게 한숨을 토했다.“진짜 상상도 못 했네.”그러면서 무심결에 지하를 바라봤다. 어딘가 의미심장한 시선이었다.“뭐가 그렇게 놀라워?”지하는 웃으며 말했다.“설아도 아직 젊잖아. 평생 혼자 살라는 법은 없지. 물론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곁에 누군가 있으면 좋은 거잖아.”‘정말 그럴까?’진아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혹시라도 아쉬움이라든지, 미련 같은 감정이 비치지 않을까 해서였다.하지만 지하는 지나치게 차분했다. 흔들림 하나 없이, 아무런 틈도 보이지 않았다.“가자.”지하는 여전히 그녀의 팔을 받쳐 들고 있었다.“그렇게 배부르면, 조금 걸을까? 소화도 할 겸.”“음...”진아는 잠시 망설였다.“그냥 갈래? 딱히 둘러볼 데도 없고...”“가자.”지하는 그녀를 이끌고 ‘영복루’ 정문을 나섰다.“쇼핑하자는 거 아니야. 그냥 조금만 걸으면서 소화시키자는 거지.”‘영복루’는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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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7화

CLOUD.이곳은 시연이 예전에 몇 번 와 본 적이 있는 곳이었지만, 진아는 G시에 살면서도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시간, 시연이 진아를 태우고 출발해 ‘CLOUD’에 도착했을 때는 겨우 일곱 시를 조금 넘긴 정도였다.뒷좌석에서는 조이가 카시트에 앉아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유건이 먼저 차에서 내려 조이를 품에 안았다.“내가 데리고 방에 올라갈게.”이번에는 시터도 함께 왔지만, 요즘 조이는 유독 아빠를 향한 집착이 심했다. 잠에서 깼을 때 아빠가 보이지 않으면 바로 울고 떼를 쓰기 일쑤였다.“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의 팔짱을 끼었다.“나랑 진아는 아침부터 먹으러 갈게.”짐은 당연히 리조트 직원들이 알아서 객실로 옮겨 줄 터였다.“알겠어.”유건은 조이를 안고 먼저 자리를 떴다.부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시연이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애를 너무 버릇없이 키워. 내가 보기엔 울면 그냥 울게 둬야 해. 울어도 원하는 걸 못 얻으면, 그다음부터는 안 울거든.”“푸흐...”진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시연의 볼을 꼬집었다.“지 선생님, 그런 말 하는 거 들으면 모르는 사람은 후처인 줄 알겠어요.”“에휴.”시연은 한숨을 쉬었다.“진짜 걱정돼서 그래. 조이가 저렇게까지 아빠한테 길들여지면, 나중에 버릇만 잔뜩 나빠지지 않겠어?”그리고 속으로는 조만간 유건과 아이 교육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그만 생각하고 얼른 가자. 아침 먹어야지. 나 벌써 커피 향이 나는 것 같아.” “그래.”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자리는 있긴 했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다.“네가 자리 먼저 잡아. 내가 주문할게.”“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찾으러 갔다.“진아!”갑자기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창가 쪽 좋은 자리에 앉아 있던 지하가 손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지하 씨.”진아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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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8화

나이로만 보면, 그렇게 어려 보이지는 않았다.“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하지만 진아는 왠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력 관계라기보다는 오히려 연인에 더 가까워 보였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투가 너무 자연스럽고 친근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쉽게 나오기 힘든 분위기였다.‘부지하가... 드디어 여자친구를 사귄 거야?’‘그럴 수도 있지.’지난 1년 넘는 시간 동안 지하는 줄곧 혼자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진아가 분명하게 그를 거절했고, 그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자유가 있었다.그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진아?”시연이 손을 들어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멍하니 굳어 있네.”“어?”진아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며 웃었다.“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여기 샌드위치 진짜 맛있네.”“커피도 마셔 봐. 향이 진짜 좋아.”아침을 먹고 나서, 시연은 진아를 데리고 승마복을 고르러 갔다.시연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었다. 유건과 함께 두 번이나 와 본 적이 있었고, 이미 맞춤으로 제작한 승마복도 따로 있었다. 오늘은 진아 것만 고르면 됐다.“진아, 이걸로 하자.”시연이 승마복을 골라 들며 말했다.“가서 입어 봐. 내가 봐줄게.”“응, 알겠어.”진아는 옷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그때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건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문 쪽으로 나가 전화받았다.“여보세요?”조이가 잠에서 깼다는 전화였다. 아빠는 보이는데 엄마가 안 보이니,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상한 모양이었다.[엄마, 엄마 어디 있어요?]시연은 어쩔 수 없이 부드럽게 달래기 시작했다.“조이, 엄마 여기 있어. 조금만 기다려.”그 사이, 진아는 옷을 다 갈아입지도 못한 채 탈의실에서 나왔다. 고개를 숙인 채, 여전히 옷 뒤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승마복은 등 뒤에 여러 줄의 끈을 묶는 구조였는데, 혼자서는 아무리 해도 단단히 조일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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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9화

시연이 전화를 끝내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진아는 또 멍하니 서 있었다.“진아? 뭐 보고 있어?”“어?”진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시연을 가볍게 흘겨봤다.“어디 갔었어? 고개 한번 돌렸더니 그새 안 보이더라?”“미안, 미안.”시연은 웃으며 핸드폰을 들어 보였다.“조이가 깼는데 내가 안 보인다고 난리였어. 전부 자기 아빠가 버릇을 잘못 들인 탓이지.” 말하면서 진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시선이 허리에 멈췄다.“근데 너 허리...”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한 번 쥐어 보며 혀를 찼다.“너무 말랐잖아! 최소 사이즈인데도 아직 여유가 있네.”“부러워?”“부러운 정도가 아니지. 질투 나 죽겠어.”두 사람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조이 데리러 갈 거야?”“아니.”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애 아빠가 데리고 내려올 거야. 난 먼저 네 말부터 골라주고, 코치도 붙여 줄게.” “괜찮을까? 조이가 나 때문에 엄마 뺏겼다고 삐지는 거 아니야?”“그럼 조이랑 싸워.”“하하...”두 사람은 먼저 마구간 쪽으로 가서 말을 골랐다.그쪽에서 또 지하를 마주쳤다. 아까 그 여자와 함께 지하 역시 말을 고르고 있었다.지하가 여자에게 말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이 말이 체구도 작고 성격도 온순해...”진아도 봤고, 시연도 봤다.“부 대표도 와 있었네.”시연은 여자애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이상하다, 저 애는 정말 기억이 없어. 어디서 본 적도 없는 얼굴이야.”지난 1년 동안, 유건 덕분에 시연은 G시 재계와 상류층 모임, 각종 프로젝트 행사와 연회에 꽤 자주 얼굴을 비췄다.사모님이라는 이유로 인사치레와 아첨을 수없이 받아온 데다가, 시연은 한 번 본 얼굴은 잘 잊지 않는 편이었다. 진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부지하 친구겠지. 네가 기억 못 해도 이상할 건 없어.”“그리고 말이야...”시연은 진아의 팔을 끼고, 목소리를 낮췄다.“부 대표가 이번에는... 지난번이랑 같은 실수를 하진 않겠지?”“뭐?”진아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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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조이는 엄마를 한 번 보고, 다시 아빠를 한 번 봤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짧은 팔로 땅을 짚고는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곧장 시연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엄마!”“잘했어.”시연은 웃으며 딸을 안고, 조이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유건도 다가와 조이를 안아 들고, 자연스럽게 시연의 손을 잡았다.세 사람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진아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알 수 없는 부러움과 함께 묘한 감정을 느꼈다.“임진아 씨, 저는 오늘 담당 코치입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괜찮을까요?”코치가 도착해 있었다.진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말을 타 본 적은 있으신가요?”“아니요. 처음이에요.”“그럼 먼저 오르내리는 법부터 알려 드리고, 제가 옆에서 말을 잡고 조금 걸어볼게요.”“네, 알겠습니다.”승마장 반대편에서는 지하가 여자를 부축해 말에서 내려오게 하고 있었다.“아이고...”여자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내저었다.“안 돼! 너무 힘들어. 좀 쉬어야겠어.”지하는 웃으며 말했다.“처음엔 다 그래. 너무 조급해하지 마.”“그건 나도 알아.”“저쪽에 가서 잠깐 앉아 있어.”“그럼 물 하나 사 와.”“알겠어.”지하는 돌아서서 물을 사러 갔다.결제를 마치고 물을 들고 돌아오던 순간, 갑자기 승마장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멀리서 시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아! 진아!”‘진아?’지하의 머릿속이 순간 하얘졌다. 그는 물을 어떻게 놓쳤는지도 모른 채 곧장 자신의 말 쪽으로 달려갔다. 안장에 올라타자마자 말은 곧바로 앞으로 치달았다.앞을 보니, 진아가 말을 탄 채 가장 앞에서 달리고 있었고, 뒤로는 코치와 승마장 직원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아아아...!”진아는 말 위에서 비명을 질렀다.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지하는 말을 몰아 마침내 그녀를 따라잡았다. 그녀 쪽으로 손을 내밀며 소리쳤다.“진아! 손 내밀어!”반대편에서는 코치도 거의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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