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와 태권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눈빛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아직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지하는 그걸 단번에 알아봤고, 둘이 왜 주저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자신과 진아 사이에는 과거에 너무 많은 얽힘이 있었고, 어렵게 진아가 그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상황이었다.이제 와 다시 그와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 지극히 당연했다.“진아.”지하는 속에서 쓴맛이 번지는 걸 느끼면서도, 입으로는 차분히 그녀를 설득했다.“오늘 온 사람이 유건이었어도, 결국 이 일은 나한테 부탁하게 돼 있었어. 유건은 그냥 중간에서 말만 전해주는 역할이었을 뿐이야.”그 말인즉슨, 오늘 그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고 해도, 이 인연과 이 빚은 임씨 집안이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내가 직접 맡으면 절차도 하나 줄고, 상황도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그게 더 낫지 않아?”지하는 진아가 계속 말을 하지 않자, 되물었다.“설마, 내가 싫다고 해서 너희 오빠 일까지 모른 척할 생각은 아니지?”“아니, 아니야!”진아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가, 말하다 보니 뭔가 어감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그리고, 난 당신을 싫어하지 않아!” 두 사람은 평화롭게 합의 이혼했고, 진아 자신도 지하를 미워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게다가 그 이후에도, 그는 여러모로 그녀를 세심하게 배려해 준 적이 있었다.진아가 다급해진 모습을 보며, 지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눈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알겠어. 그럼 이제 태권 형님 일, 내가 맡아도 되겠지?”진아는 말없이 입술을 내밀었다. 마치 태권이 사정사정하는 것처럼 말해 놓았지만, 사실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자세를 낮추고 있는 쪽은 지하였다. “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부탁할게...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괜찮아.”지하는 고개를 돌려 태권을 바라봤다.“태권 형님, 핸드폰 좀 주실 수 있을까요?”“핸드폰이요?”태권은 잠시 망설였다.“그게 좀...”솔직히 말해, 지금 쓰는 핸드폰을 선뜻 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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