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숙희의 중재와 정리 덕분에, 태권은 직접 집을 찾아가 중매자와 약속을 어겼던 여자 양쪽에 모두 사과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며칠 지나지 않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중매자가 전화를 걸어왔다.여자 쪽에서 태권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그에 대한 인상도 꽤 괜찮았다는 이야기였다.[여자분 말씀이요, 태권 씨랑 한 번 만나 보면서 교제해 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사모님, 아드님한테도 그럴 생각이 있는지 한 번 물어보시겠어요?]채숙희는 전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곧바로 그 뜻을 태권에게 전했다.“아들, 네 생각은 어때? 그 여자분 직접 봤잖아. 느낌은 어땠어?”태권은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입을 열려는 듯하더니,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말 좀 해!”채숙희는 답답해서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사람 애간장 좀 태우지 마! 내가 돌덩이를 낳았나?”“풉...”진아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하하...”진아는 어머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얼굴이 발그레한 오빠를 바라봤다.“엄마, 아직도 모르겠어요? 오빠 얼굴 저렇게 빨개진 거, 본 적 있으세요?”태권을 향해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오빠, 그 여자분 마음에 들었지? 맞지?”‘마음에 들었던 게 분명해! 딱 보면 알지.’남매라서 더 그런 걸까?젊은 사람의 마음은 젊은 사람이 더 잘 아는 법이었다.사실 태권에게도 이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사과하러 찾아갔을 뿐인데, 여자분을 처음 본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무리 마음이 생겼어도, 내가 무슨 낯으로 그런 말을 해.’약속을 어긴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찾아간 목적도 사과였지, 소개팅이나 감정 표현이 아니었다.사과하러 간 자리에서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태권은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여자 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왔다.그런데, 그걸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엄마...”태권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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