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Bab 641 - Bab 650

740 Bab

제641화

[그래요! 나는 알아요!]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그 순간, 시연의 등줄기엔 전기가 타고 흐르는 듯한 소름이 쫙 끼쳤다.시연의 온몸이 더 심하게 떨렸고,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사람... 그 사람이...” 결국, 말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시연 씨,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전화기 너머, 상대는 비웃듯 말했다. 시연이 무얼 묻고 싶은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렇게 오래 찾지 못했던 사람을, 내가 그렇게 쉽게 알려줄 것 같아요?] ‘이 사람, 대가를 원하는 거야.’ 시연은 바로 눈치챘다. “원하는 게 뭐예요?” [간단해요. 2천만 원만 주면 돼요.]“2천만 원?” 시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요? 못 주겠어요? 이 정보가 2천만 원의 값어치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요...” ‘오히려... 적은 것 같은데...’ 상대는 변조된 목소리로 전화까지 걸어 협박하듯 말하고 있었다. 단순한 정보라고 하기엔, 너무 수상했다. 하지만 2천만 원, 그조차도 시연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지금이야 직장도 있고, 지동성이 준 돈도 있지만, 2천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앞날은 멀고, 우주랑 아이도 키워야 하는데...’ 상대는 대답이 없자 재촉하기 시작했다.[지시연 씨, 3일 줄게요. 생각 정리되면 내가 계좌를 보낼 텐데... 돈 들어오면 바로 알려줄게요.]“여보세요?” 시연은 당황해 더 묻고 싶었지만, 전화는 이미 끊겨 있었다. “시연아?” 전화를 들고 있던 시연의 얼굴이 너무 이상해서, 옆에 있던 지동성도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지동성은 처음에 대화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나중에 시연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몇 마디를 엿들었다. ‘2천만 원? 그리고... 그 사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네...’ “방금... 2천만 원이라고 했지? 그게 진짜 2천만 원 말하는 거야?” “아니요
Baca selengkapnya

제642화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 시연은 겨우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조금만... 눈만 붙이자...’ 하지만 아주 잤다고 할 수는 없었다. 띵동-현관 초인종 소리가 그녀를 깨워버렸으니 말이다. 잠을 깊이 자지 못한 탓에, 시연의 기분은 바닥이었다. “누구야...” 짜증 섞인 목소리로 팔을 뻗어 일어나려던 순간, 종아리에 쥐가 났다. “아악...!” ‘아, 이런...’ 극심한 통증에 시연은 비명을 질렀다. 의사인 그녀는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무조건 다리를 펴야 돼...’ 하지만, 몸을 조금만 굽혀도 배가 눌리고, 손은 발목까지 닿질 않았다. ‘배가 이렇게 불러왔는데... 그게 쉬운 일인가...’ “아... 아악...” 고통은 점점 더 심해졌고, 시연의 눈가에는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한편, 현관 앞. 유건은 인상을 깊게 찌푸렸다. ‘왜 아무 반응이 없지? 벨은 분명 여러 번 눌렀는데...’‘설마 일부러 안 여는 건 아니겠지...’ ‘시연이는 그런 애가 아니야. 화가 나도 날 현관 앞에 세워두진 않아...’ 하지만, 그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유건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리고 두 주먹으로 문을 세게 두드렸다. “여보! 여보! 시연아!” 집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안 되겠다.’ 유건은 다급히 고개를 돌려 옆집으로 향했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고 서 있는 남자의 눈빛은 간절했다.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문이 열리자 유건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열쇠를 두고 나왔는데, 아내가 혼자 집에 있어요. 임신 중이라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돼서요...”“혹시, 이 집 베란다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그쪽 통해서 우리 집으로 넘어가고 싶어요.” 옆집 아주머니는 시연이 임신한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긴 한데
Baca selengkapnya

제643화

하지만 시연이 순순히 유건 말을 들을 리 없었고, 계속 남자의 품 안에서 몸을 뒤척이며 빠져나가려 했다. “칫...” 머리 위에서 유건의 낮고 짧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또 이러네. 필요할 땐 찾고, 끝나면 밀어내는 거야? 내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사람 같아?” ‘응...?’ 시연은 얼떨떨했다. ‘내가 언제 밀어냈다고 그래...’ ‘그래도 오늘은 진짜 고맙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이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쯤 내가 정말 큰일 났을 수도 있었어.’ “그래서... 이제 뭐 하겠다는 건데요?” “하긴 뭘 해? 가끔은 내가 그냥... 보고 싶어서 왔다고 생각하면 안 돼?” 그 말과 함께 유건은 시연을 여전히 품에 안은 채, 한 손으로 그녀의 종아리를 조심스럽게 눌러주기 시작했다. “좀 괜찮아졌어?” 유건의 목소리는 전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네...” 사실, 남자의 손이 주는 힘은 확실히 달랐다. 적당한 압력과 따뜻한 온기에, 불편했던 다리가 금세 풀렸다. 시연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작게 말했다. “고마워요...” “내가 영광이지.” 시연의 표정이 한결 나아진 걸 본 유건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고, 젖은 머리카락과 얼굴을 손끝으로 쓸어주었다. “얼굴 좀 씻고 나와. 밥 먹자, 응?” “네...” 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 무심코 유건을 바라보던 시선이 멈췄다. “당신... 얼굴이 왜 그래요?”유건의 잘생긴 얼굴 위, 눈에 띄게 붉고 긴 상처 하나가 나 있었다. “응? 뭐?” 유건은 전혀 몰랐다는 듯 반응했다. “여기요!”시연이 손을 뻗어 그의 상처를 만지자, 유건은 그제야 흠칫하며 통증을 느꼈다. “아, 씨... 아, 이거? 아마 유리 조각에 긁힌 거일걸.” “유리요...?” 시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깐만요, 근데... 당신 도대체 어떻게 들어왔어요?” “아하하.” 유건은 멋쩍게 웃으며, 창가로 고갯짓했다.
Baca selengkapnya

제644화

시연은 유건에게 당부했다. “상처에 물 닿지 않게 조심해요. 특히 얼굴. 자칫하면 흉터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얼굴로 먹고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생긴 얼굴에 흉 하나 생기면 아깝잖아.’ 그녀는 약상자를 정리해서 안쪽에 가져다 두었다. 유건은 손등의 상처를 한번 흘깃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말을 차갑게 하지만, 속은 또 따뜻하다니까. 당신은 정말 거짓말쟁이야. 우리 여보...”‘그리고 진짜... 날 그렇게까지 싫어하지 않잖아.’ 그는 주방 쪽으로 가서 아침을 차려두고 있었다. 딱 맞춰 시연이 나왔다. “앉아, 얼른 먹자.” 유건은 의자를 당겨주며 말했다. “오늘 일찍 끝날 수 있을 것 같아. 저녁엔 나랑 외식하자. 집에만 있지 말고, 바람 좀 쐬자.” “유건 씨.” 시연은 미음을 한 숟갈 떠먹고, 유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응?” “당신... 요즘 이렇게 매일 우리 집에 오는 거, 장소미도 알아요?”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유건의 얼굴엔 분명히 생기가 사라졌다. 시연은 속으로 깊게 숨을 내쉬었다. ‘나도 이런 말 하고 싶진 않아. 근데... 이 사람, 점점 선을 넘잖아.’ 이번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찾아온다면, 내가 직접 장소미를 찾아갈 거예요.” “여보...” 유건의 이마가 깊게 찌푸려졌다. “장소미는... 네가 원하면 제대로 이야기할게. 근데, 제발 네가 직접 찾아가진 말아줘.” 유건에겐 시연과 소미가 한자리에 있는 것이 불안 그 자체였다.‘두 사람, 서로를 향한 감정이 좋을 리 없잖아.’ “그래요?” 시연은 비웃듯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근데 내가 꼭 가겠다고 하면요? 장소미한테 직접 말해야겠다고 하면요...?” “여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말할 거예요. 당신이 사랑하는 장소미한테... 당신이 매일 우리 집에 찾아와서 집착한다고, 끈질기게 매달린다고 말할 거예요. 내가
Baca selengkapnya

제645화

[하지만 말이죠...] 변조된 목소리는 이어졌다. [미리 말해두죠. 내 손엔 증거도 있어요. 그러니까, 내가 가진 정보는 확실하단 얘기예요.] 시연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증거까지 있다고?’ “정말이에요?” [네.] 상대는 비웃듯 낮게 웃었다. [다시 말하지만, 지시연 씨는 날 믿을 수밖에 없어요. 이틀 줬으니까 잘 생각해요.][나중에 가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도, 나한텐 통하지 않을 거예요.]뚝- 전화가 그렇게 끊겼다. 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었다. 매끄럽게 다문 입술 사이로, 하얀 이를 조용히 깨물었다. ‘이 사람... 단순한 협박꾼은 아니야.’‘진짜 뭔가 알고 있어. 느낌이 그래. 그게 더 무서워.’ ...다음 날,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공은 시연에게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유건도 약속을 지켰다. 그는 집 앞에 나타나지도,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다. ‘드디어 조용하네...’ 시연에겐 오랜만에 찾아온 고요였다. 그리고, 그날 밤. 그 전화가 다시 울렸다. [지시연 씨, 이틀 지났어요. 결정했어요?] “네...” [좋아요. 그럼 계좌번호 보낼게요.] 상대는 시연의 대답이 긍정일 거라 확신한 듯, 묻지도 않았다. 곧 시연의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번호’였다. 긴 숫자의 계좌와 함께 짧은 메시지가 따라붙었다. [해외 계좌니까 입금까지 시간 좀 걸릴 수 있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돈 들어오면, 바로 알려줄게요.]시연은 문자를 확인하고 핸드폰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나는 연락할 수도 없고... 그 사람만 나를 찾아올 수 있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상대가 말한 대로 따르는 것뿐.지금은 밤이라 해외 계좌로 송금하려면 한도로 인해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했다.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시연은 눈을 떴다. 그리고 단정히 옷을 입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
Baca selengkapnya

제646화

지동성은 조용히 운전하면서 옆자리의 시연을 몇 번이나 힐끔거렸다. 딸의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 듯했다. “몸이 안 좋아? 아니면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시연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요즘 잠을 잘못 자요.” “그래?” 지동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웃었다. “임신 말기엔 원래 잠을 설쳐. 배가 너무 불러서 이리저리 눕기도 힘들고,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하고... 네 엄마도 널 가졌을 때 그랬어.” 말끝이 흐려졌다. 그 순간, 차 안의 공기가 살짝 무거워졌다. ‘엄마 얘길... 지금 이분이?’ 부명주라는 이름은, 지금 지동성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시연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지동성도 더 묻지 않았다. 차가 멈췄고, 그제야 시연은 천천히 눈을 떴다. “여긴...?” 그녀는 차에서 내려 눈앞의 건물을 보자 표정이 더더욱 의아해졌다. “이 건물엔 무슨 일로...?” “가보면 알아.” 지동성은 시연의 팔을 부드럽게 붙잡았다. “조심해. 천천히.” 부녀는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어느 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리며 유리로 된 큰 입구가 보였다. 정면엔 리셉션 데스크, 그리고 벽면에 큼지막한 로고. ‘법무법인...?’ 시연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고, 눈이 커졌다. ‘왜 날... 변호사 사무실에 데려온 거야?’ “가자.” 지동성은 멈춘 시연의 팔을 다시 가볍게 잡아끌었다. 하지만 시연은 그대로 굳은 상태였고, 찡그린 이마엔 경계심이 가득했다. “말씀해 보세요. 여긴 왜 왔어요?” 지동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참... 성질 급하긴... 안에 들어가면 다 설명해 줄 거야.” “지금 말씀 안 하시면, 안 들어가요.” 시연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알았어, 알았어.” 지동성은 결국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오늘 유
Baca selengkapnya

제647화

“지금...”시연은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지동성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 아버지가... 정말 내가 알던 그 아버지가 맞아?’ 지동성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 그런 눈으로 봐?” ‘왜긴... 아버지, 너무 이상하잖아.’ 시연은 겨우 입을 뗐다. “왜요?” “왜긴?” 지동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원래 이건 다 너희 엄마 거였어. 이젠 네 엄마도 안 계시니까, 당연히 너희 남매가 받아야지.” 말은 그럴싸했다. 하지만 시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왜 그때는 안 줬는데?’‘지금은 이렇게 후하게 굴면서...’‘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나를 몰아세운 걸까?’ ‘그때 아버지는 분명...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었잖아...’ 지동성은 시연의 눈빛만 보고도 딸의 생각을 읽은 듯, 조용히 말했다. “지나간 일은 내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어. 지금이라도... 네가 받아야 할 건 받아.” “이건 일단 가져가. 유언장에 너랑 우주 몫으로 되어 있는 부분은 절대 손 안 댔어.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야.” “네가 안 챙겨가면... 나중에 네 새엄마랑 언니한테 다 뺏길 수도 있어.” ‘세상에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게 소인배와 여자라더니, 장미리는 그 둘을 다 가졌네.’ 딸이 여전히 망설이는 걸 본 지동성이 한 마디 더 덧붙였다. “... 우주가 나한테 간 이식 해줄 거잖아. 그냥, 그거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 ‘간 때문이라고...?’ 시연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렇게 따지면,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네...’ 하지만 시연은 입을 열었다. “우린 간 판 거 아니에요.” “알아, 그래도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네가 우주 대신 받아.” 지동성은 재촉하듯 말했다. “빨리 사인해. 사인해야 변호사도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며 지동성은 펜을 시연의 손에 쥐어주었다. 시연은 펜을 들고,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이게 아니었
Baca selengkapnya

제648화

차에 타자마자, 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뭐 좀 물어도 돼요?” “응? 그럼, 물론이지.” 유건은 고개를 재빨리 끄덕였다. “무슨 질문인데?” “그게...” 시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해외 송금은, 보통... 며칠 안에 해결돼요?” 유건은 사업을 오래 해온 사람이었다. 이런 건 당연히 빠삭할 터였다. “글쎄, 보통 3일에서 5일? 물론 예외도 있어. 7영업일 지나도 안 들어오면 확인해봐야지.” 그러고 나서 유건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근데 갑자기 왜 그걸 물어?” 자신이 아는 한, 시연에겐 그런 송금이 필요할 상황이 없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시연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문득 궁금해서요.” ‘3일에서 5일...’ 시연은 속으로 날짜를 계산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무 연락이 없어... 그 사람, 왜 아무 말이 없지?’ ‘좀 더 기다려야 하나?’ ‘아니, 기다리는 것 말고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하자, 산전 검사를 하기 위한 임부들로 북적북적했다. 진료실 앞, 유건은 시연을 의자에 앉혀주며 말했다. “여기 잠깐만 앉아 있어. 금방 올게.” “네, 고마워요.” 잠시 뒤에 있을 검사 중 하나는 방광이 차 있어야 했다.하지만 시연은 이미 물 한 병을 다 마셨음에도, 화장실이 가고 싶진 않았다. 유건은 물을 더 사러 간 것이었다. 그렇게 조용히 앉아 있던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시연은 무심코 핸드폰을 집어 들었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번호... 변조기를 사용한 그 사람이야!’ 그녀는 망설임 없이 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목소리는 최대한 낮고 조심스러웠다. “당신... 맞아요?” [그래요, 나예요.] 그 짧은 대답에, 시연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왔어... 드디어, 연락이 온 거야.’ “돈은... 며칠 전에 이미 보냈어요!
Baca selengkapnya

제649화

“괜찮아요.” 시연은 조금씩 정신을 가다듬었고, 유건의 팔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물 사 왔어요? 줘 봐요. 내가 좀 피곤해서... 빨리 검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어요.” ‘그냥 피곤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유건은 어딘가 불안했다. 시연의 표정은 분명, 멍하니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 같았다. 그는 말없이 물병을 열어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 “고마워요.” 산부인과 검사엔 약 한 시간이 걸렸다. 두 사람이 집에 도착했을 땐 오후 4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차가 막 아파트 앞에 멈추자마자, 시연은 재빨리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여보, 내가 데려다줄게!” “됐어요!” 뒤도 안 돌아본 채, 그녀는 휙 몸을 돌려 아파트 현관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유건이 차에서 내렸을 땐 이미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중이었다.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나, 얼마나 미운 사람인 거냐...’...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연은 바로 서재로 향했다. 쾅-문을 여는 순간, 시연의 눈앞이 빙그르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야 속 사물들이 좌우로 흔들렸다. ‘또야... 또 이거야.’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시연은 급히 문틀을 붙잡고 눈을 감았다. ‘괜찮아... 곧 지나갈 거야.’ 그녀는 숨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버텼다. 2,3분쯤 지났을까...시연은 조심스레 눈을 떴고, 흔들리던 세상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이번엔... 좀 오래 갔는데?’ 이상하리만치 길었던 어지럼증. ‘아마도... 임신 주수가 점점 늘어서 그런가 봐.’ 그녀는 메일 확인이 더 급했다.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연은 책상 앞으로 가, 컴퓨터를 켰다. 이메일을 열자 거기엔 정말 무언가 도착해 있었다. 보낸 사람 정보는 여전히 숨김 처리. 본문은 없고, 첨부파일만 두 개. ‘변조기를 쓴 그 사람... 맞아. 그 사람이야.’ 시연은 갑자기 입이 바짝 말랐다. ‘이제... 이제
Baca selengkapnya

제650화

첨부파일은 영상이었다. CCTV 영상이며 길지 않았다. 고작 몇 초... 짧디짧은 클립 하나.화질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카메라에 잡힌 남자의 실루엣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확실히 고유건이었다. 시연은 숨도 쉬지 않고,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영상이 멈췄다. 화면 속 남자. 흐릿한 얼굴, 어두운 조명. ‘이 사람... 고유건이야.’ ‘설마’는 없었다. ‘그 어떤 얼굴보다 더 오래, 더 깊이 알아 온 사람이잖아.’ ‘같이 숨 쉬고, 같이 잠든 시간이 얼마인데... 내가 이 사람을 모를 리가 없어.’ 그녀는 화면을 다시 돌려봤다. 걸음걸이, 어깨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 체형, 그날 밤... 그 침대 위에서의 무게와 기척... 모두가 유건과 같았다. ‘내가 왜 몰랐을까... 왜 눈치채지 못했지?’ ‘다음날, 우린 다시 마주쳤고...’‘난 아무것도 모른 채, 고유건 앞에서 멀쩡히 웃고 있었던 거야?’ 시연은 이를 악물었다. ‘난 고유건의 약혼녀였어. 그리고 고유건은, 날 책임지려 하지 않던 약혼자였지.’ ‘우린 이렇게 어긋난 채, 서로를 몰라본 채, 여기까지 와버렸어...’ ‘운명이라는 게 정말 있다면, 그건 너무 잔인하고, 너무 역겨워.’ “하... 하하...” 시연은 조용히, 비웃듯 웃었다. “고유건, 결국... 너였구나?” ‘가장 웃긴 건 뭔 줄 알아?’ ‘당신은... 날 비난했어. 내가 문란하다고, 내 과거가 더럽다고...’‘그런 말을 했던 당신이... 그날 밤을 함께한 당사자였다니...’ 그녀는 배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아가... 그 사람, 네 아버지야.” ‘당신은 모를 거야, 고유건...’‘당신이 그렇게 ‘내 아이처럼’ 키우겠다는 그 아이가, 사실은... 당신의 친자식이었다는 거...’ ‘입에 담지도 말라던 생부 이야기를, 당신이 매번 뱉을 때마다... 나는 얼마나 우스웠는지 알아?’ 갑자기 시연의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6364656667
...
74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