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파일은 영상이었다. CCTV 영상이며 길지 않았다. 고작 몇 초... 짧디짧은 클립 하나.화질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카메라에 잡힌 남자의 실루엣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확실히 고유건이었다. 시연은 숨도 쉬지 않고,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영상이 멈췄다. 화면 속 남자. 흐릿한 얼굴, 어두운 조명. ‘이 사람... 고유건이야.’ ‘설마’는 없었다. ‘그 어떤 얼굴보다 더 오래, 더 깊이 알아 온 사람이잖아.’ ‘같이 숨 쉬고, 같이 잠든 시간이 얼마인데... 내가 이 사람을 모를 리가 없어.’ 그녀는 화면을 다시 돌려봤다. 걸음걸이, 어깨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 체형, 그날 밤... 그 침대 위에서의 무게와 기척... 모두가 유건과 같았다. ‘내가 왜 몰랐을까... 왜 눈치채지 못했지?’ ‘다음날, 우린 다시 마주쳤고...’‘난 아무것도 모른 채, 고유건 앞에서 멀쩡히 웃고 있었던 거야?’ 시연은 이를 악물었다. ‘난 고유건의 약혼녀였어. 그리고 고유건은, 날 책임지려 하지 않던 약혼자였지.’ ‘우린 이렇게 어긋난 채, 서로를 몰라본 채, 여기까지 와버렸어...’ ‘운명이라는 게 정말 있다면, 그건 너무 잔인하고, 너무 역겨워.’ “하... 하하...” 시연은 조용히, 비웃듯 웃었다. “고유건, 결국... 너였구나?” ‘가장 웃긴 건 뭔 줄 알아?’ ‘당신은... 날 비난했어. 내가 문란하다고, 내 과거가 더럽다고...’‘그런 말을 했던 당신이... 그날 밤을 함께한 당사자였다니...’ 그녀는 배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아가... 그 사람, 네 아버지야.” ‘당신은 모를 거야, 고유건...’‘당신이 그렇게 ‘내 아이처럼’ 키우겠다는 그 아이가, 사실은... 당신의 친자식이었다는 거...’ ‘입에 담지도 말라던 생부 이야기를, 당신이 매번 뱉을 때마다... 나는 얼마나 우스웠는지 알아?’ 갑자기 시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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