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소욱을 너무 믿은 것을 후회하였다. 경계를 풀고 마음을 놓았기에, 그의 손에 이끌려 약에 그만 잠들어버렸다.그리고 지금, 그는 열무신과 함께 이곳을 떠났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 한켠이 어지럽고, 속이 저렸다.하지만 봉구안은 소욱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그는 황제였다. 나라의 군주라면 백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법.지금 변방의 백성들이 약쟁이의 독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기만을 바란다는 건, 그녀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란 걸 알고 있었다.누군가는 반드시 나서야 했다.소욱은 그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그 마음은 충분히 알기에, 그녀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졌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를 속인 건 잘못이었다.물론 그녀 역시 그를 속였다.소욱이 먼저 수를 쓰지 않았더라면, 그날 밤 그녀는 열무신과 함께 지하궁으로 갔을 터였다.봉구안은 스스로를 비웃듯 쓴웃음을 지었다.그때 조용히 곁에 서 있던 사현진이 입을 열었다.“마마, 너무 염려 마십시오. 폐하께선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실 겁니다.”봉구안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사현진의 눈빛은 확신에 찼다. 오히려 그녀보다 더 깊이 소욱을 믿고 있는 듯했다.“무슨 근거로 그리 말씀하십니까?”사현진은 시선을 멀리 두고, 별빛이 흩뿌려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저는 오랫동안 폐하를 존경해왔습니다. 폐하께서 황위에 오르신 날, 남제는 내우외환으로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수차례 미복차림으로 백성들 곁을 찾으시며 민심을 살피셨고, 부패한 관리를 엄히 다스리셨습니다.”“그런 군주는 저 같은 사람에겐, 마음으로 따르고 싶은 분입니다.”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엔 진심 어린 경외가 배어 있었다.“그러니 저는 믿습니다. 폐하께선 분명 이번 일도 헤쳐나가실 겁니다. 저희는 그저 폐하의 백성으로서, 폐하를 믿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잠시 말없이 바라보던 봉구안은, 이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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