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동산국까지 직접 쫓아왔다. 오직 원탁을 붙잡기 위해서였다.그의 입에서 약쟁이 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해독약은 만들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소욱은 물론, 수많은 백성까지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을 터. 그만큼 절박한 일이었다. 한편, 완부옥은 고왕을 손에 넣은 뒤 남강으로 돌아가 독장을 다시 세울 예정이었다.그녀가 자리를 비우면, 약쟁이들이 통제에서 벗어나 남제를 위협할 수도 있었다.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다.이번이 봉구안이 처음 발을 들인 원부였다.저택은 대단히 넓어, 대충 보아도 영화궁 열 채는 합쳐야 할 정도였다.그녀는 오기 전부터 이곳의 내력을 면밀히 파악해두었다.원탁의 어머니인 원노영은 원 노인의 첩실 소생이었다.그녀는 성인이 된 뒤에도 시집가지 않고 집안에 머물렀으며, 그녀의 서방은 외가에 장가든 행상이었다.이 가족은 서원에 거처하며 살고 있다.원 노인에게는 본처 소생의 아들도 하나 있었는데, 그가 바로 원수, 원담의 아버지였다.원담의 일가는 동원에서 살고 있으며, 서원과 동원은 인공산과 긴 회랑을 사이에 두고 있어 도보로 족히 한 시진은 걸릴 거리였다.봉구안은 이날 밤 서원에 잠입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원담과 마주쳤다.원담은 동산국의 젊은 장수로, 이미 성년을 지나 나이에 비해 실력이 출중했다.그 어린 나이에 병마대장군의 직함을 받은 건, 황제의 두터운 신임은 물론, 그의 능력이 허울만은 아니라는 뜻이었다.역시나, 그는 그녀의 기척을 감지한 듯 보였다.그러나 아무 말 없이, 주변을 슬쩍 훑어본 뒤 조용히 서원을 떠났다.그가 사라지자, 봉구안은 건물 안으로 곧장 숨어들었다.곧이어 원탁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덕분에 그의 위치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아직 몸을 움직이기도 전에 어디선가 함정장치가 작동하더니, 수백 개의 은밀한 화살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소리에 놀란 호위병들이 몰려들었다.“자객이다!”봉구안은 몸을 틀며 순식간에 화살을 피했고, 얼른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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