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부, 본채. 원 노인은 한창 명상을 하고 있었다.그러던 와중 한 하인이 들어와 아뢰었다. “어르신, 태자 전하께서 남제인에 납치되어 행방이 묘연하다 합니다.” 원 노인은 눈을 번쩍 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큰일이 벌어졌단 말이냐? 천향루 쪽 상황은 어떻느냐?”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이 일에 과연 소무가 관련되어 있느냐는 것이었다. 하인이 아뢰었다. “도련님께서는 그날 이후 줄곧 천향루에 머무르고 계십니다. 밖으로 나간 건, 그날 한 번뿐입니다.” 그 ‘그날’이란, 원탁이 구조된 바로 그 날이었다. 원 노인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원탁의 실종은 틀림없이 소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직접 천향루에 가서, 그놈을 잡아오너라! 밧줄로 꽁꽁 묶어서라도!” “예, 어르신!” 밤이 되었다. 소무는 마대에 갇힌 채로 본채로 끌려왔다. 움직이는 마대를 보고 원 노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당장 마대를 치우거라.” 사람을 데려오라 했지, 마대에 씌워 데려오란 말은 안 했거늘. 숨이라도 막히면 어쩔 셈인가! 하인은 등줄기에 한기 느끼며 즉시 마대를 칼로 찢었다. 소무의 머리가 마대 밖으로 나왔다. 입안에는 누더기 천이 틀어박혀 있었고, 눈은 멍한 채로 원 노인을 바라보았다. 원 노인은 얼굴을 외면하며 하인을 흘겨보았다. 하인은 재빨리 소무의 입에 물려 있던 천을 꺼냈다. 소무는 입이 풀리자마자 외쳤다. “이봐요! 절 대체 왜 잡아온 거죠? 죽이든가 찌르든가, 그냥 시원하게 하시지!” 원 노인은 냉랭히 물었다. “태자가 사라졌다. 너희 짓이더냐?” 소무는 방금 막 이 이야기를 들은 참이었다. 그러나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분명 사형이 꾸민 일이리라. “모, 모르겠는데요…” “이놈의 가죽을 벗겨라!” 원 노인이 호통쳤다. 순간, 소무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하… 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의 외손자예요! 절 그렇게 다루시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슬퍼하시겠어요!” 원 노인은 겁주려던 것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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