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완부옥이었다!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서왕은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녀에게 다가갔다.“부옥아, 정녕 네가 맞느냐?”완부옥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코웃음을 쳤다.“알고도 묻는 겁니까? 절 못 알아보시겠다면, 그냥 죽는 게 나을 겁니다.”그녀의 음성은 사납게 날이 서 있었고, 눈빛엔 원망이 짙게 서려 있었다.서왕이 주변을 둘러보자, 바닥엔 결이의 유모가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고, 방 구석엔 유화가 입을 틀어막힌 채 몸부림치고 있었다.그의 목에는 완부옥이 아끼던 뱀이 감겨 있었으며, 유화는 간절한 눈빛으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전하, 제발… 살려주십시오.’서왕은 그제야 깨달았다.자신이 왕부로 돌아올 때까지, 누구도 그녀의 잠입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이다.즉, 완부옥은 경비망을 피해 은밀히 숨어들어왔던 것이다.완부옥은 분노가 어린 얼굴로 말했다.“이래서야 아들을 지키실 수 있겠습니까? 왕부의 경비라기엔 한심하기 그지없군요. 오늘 밤, 제가 운 좋게 찾아왔으니 망정이지, 만일 다른 자였다면… 이미 아이는 납치당했을 것입니다.”그녀는 목소리를 높이며 쏘아붙였다.“게다가 아이가 그리 울고 있었는데, 어찌 홀로 남겨두고 훈련이니 전쟁이니 떠돌 수 있단 말입니까?”“정녕, 아들이란 존재가 안중에도 없으신 겁니까?”그녀의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반면 품에 안긴 결이는 어머니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 듯, 이제는 울음을 그치고 오히려 방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서왕은 그 모습에 안도하며, 조심스레 갑옷의 고름을 풀며 말했다.“왕부의 경비는 정예병 중 정예병이다. 허나 부옥이 네가 워낙 비범한 무공을 지녔으니, 들키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된다.”“내가 결이 곁을 지키지 못한 것은… 병사들을 훈련시키느라…”그러나 완부옥은 그의 말을 단칼에 끊었다.“핑계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아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신다면, 차라리 제가 데리고 남강으로 돌아가겠습니다.”그녀는 두꺼운 외의 너머로 아이의 체온과 숨결을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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