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서로의 이마가 맞닿을 때, 입맞춤하기에 딱 좋은 각도가 되었다.박한빈의 서재 책상 위에는 늘 한 장의 사진만 놓여 있었다.가족사진도 아니고 둘이 찍은 사진도 아닌 바로 성유리의 단독 사진.그 사진은 성유리조차 언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때 그녀는 그림을 그리고 있어 머리는 조금 헝클어져 있었고 편안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 카메라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모습, 그 순간의 성유리는 굳이 따지자면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그런데도 그 사진은 성유리가 기억하는 자기 모습과 조금 달랐다.사진 속의 자신은 너무나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었는데 특히 이런 순간에 그랬다.그래서 성유리는 그 사진을 손으로 덮어버렸다.박한빈은 그녀의 행동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성유리를 자신의 책상 위에 앉히며 커피를 놓았다.그 커피는 여전히 옆에 두고 있었기에 성유리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흔들렸다.성유리는 그 모습이 웃기기도 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뭐가 그렇게 웃겨?”박한빈이 물었다.그는 산만한 성유리의 모습에 짜증을 내며 손끝으로 그녀의 턱을 받쳐 올리곤 손가락을 입술 끝에 살짝 문지르듯이 닿게 했다.그러자 성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박한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다시 물었다.“정말?”성유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박한빈의 목을 감싸며 입술을 맞췄다. 그 순간, 그녀의 입가에 띠어 있던 미소는 자연스럽게 박한빈에게로 이어졌다.박한빈은 성유리의 뒤통수를 꽉 잡고는 더욱 진하게, 거칠게 키스했다.서재에 있는 마지막 기계 장비까지 다 사용한 후, 박한빈은 성유리를 안고 바로 침실로 향했는데 그 집은 이제 모든 소리가 멈춰 조용해졌다.성유리는 여전히 잠옷을 입고 있어 바로 내려오지 않고 박한빈의 목을 다시 한번 꼭 감싸안았다.그리고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졌다.“박한빈 씨, 저희 아이 한 명 더 낳을까요?”그 말에 박한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안 돼.”“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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