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은 마지막으로 문자를 보내고 나서 성유리가 분명 뭔가 더 따질 거라고 확신했다.예를 들어 박한빈이 왜 이런 돈을 망설임이 없이 줬는지, 자신과 박한빈이 대체 무슨 사이인지를.비록 지금까지 둘 사이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강지연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한 번 의심이 싹트기 시작하면 그건 곧 균열의 시작이라는 걸.이 점에 있어선 강지연은 그 누구보다 잘 안다.그런데 강지연이 예상하지 못한 건, 성유리가 끝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는 거였다.그녀의 휴대폰에는 다른 메시지들이 계속 오긴 했지만 단 한 통도 성유리로부터 온 건 없었다.강지연은 참다못해 성유리의 인스타에 들어갔다.올린 작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성유리는 별다른 차단이나 시간제한 같은 것도 걸어두지 않았다.가장 최근 게시물은 아르센국에서 박한빈과 찍은 사진이었다.박한빈이 성유리를 꼭 껴안고 있었는데 그들의 뒤로는 오로라가 펼쳐져 있었다.그리고 성유리가 쓴 글은 단 두 글자였다.[사랑.]그걸 보는 순간, 강지연의 표정은 확 굳어버렸고 바로 휴대폰을 옆으로 내던져 버렸다.바로 그때, 핸드폰이 다시 울렸지만 여전히 성유리는 아니었다.문자를 보낸 사람은 추형석이었다.[너 지난번에 말한 건 어떻게 됐어?]하지만 강지연은 힐끔 보고는 답장하지 않았고 추형석 또한 그렇게 참을성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몇 초 정도 기다렸을까, 그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결국, 강지연은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어디야?”“당신이 알아서 뭐 하게요?”강지연은 비웃듯 되물었지만 추형석은 바로 중점을 집어냈다.“보니까 일 진행 속도가 영 시원찮은 모양이네?”그 말에 강지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뭐라고 되받아치려던 찰나, 추형석이 덧붙였다.“네가 지난번에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했었지? 기회가 왔어.”이 말에 강지연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무슨 기회요?”“오늘 밤에 파티가 하나 있어. 내가 알아봤는데 박 대표가 확실히 참석한대. 게다가... 혼자..”그 순간, 강지연의 심장이 쿵 하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