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Chapter 961 - Chapter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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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검사가 끝난 뒤 진정우가 돌아왔다. 나는 진정우를 한번 스캔한 뒤 별 다른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돌렸다.“어때?”“그냥 돈이 없어서 돈을 빼앗으려던 거라고 하던데.”진정우가 대답했다.“정말 그렇게 간단하다고요?”안리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얘기했다.나도 의심이 갔다. 진정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정우 씨는 어떻게 생각해?”“확실히 강도 전과가 있어. 일단 풀어줬지만 사람을 시켜 감시 중이야. 그 남자가 만나는 사람 중에 배후가 있을 수도 있어.”진정우는 말을 마친 후 안리영의 손에서 검사 보고서를 가져왔다.안리영이 해명했다.“괜찮아요. 임신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붓기예요. 정우 씨가 앞으로 지원이 다리랑 발, 많이 주물러주면 돼요.”검사를 마친 후 나는 안리영과 함께 마당으로 갔다.그러자 바로 용은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다!”“은서야!”나는 반가워하면서 얘기했다.함소은도 걸어나와 내 배를 보면서 물었다.“검사받으러 갔다고 들었는데, 괜찮아요?”“네, 별일 없었어요.”나는 은서의 손을 잡고 물었다.“오실 거면 미리 얘기하시지.”“오늘은 은서가 떼를 써서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어찌나 울고불고 하던지. 그래서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함소은은 용은서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은서가 얼마나 지원 씨를 좋아하는지. 친엄마인 저보다 지원 씨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그래요?”나는 은서의 작은 얼굴을 매만지면서 얘기했다.“나도 보고 싶었어.”“게다가 동생을 낳아달라고 얼마나 조르는지.”함소은은 할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어떻게 낳아야 할지 모르겠어요.”“그거야 쉽죠.”내가 대답했다.“정말 쉬워요?”함소은은 진정우를 흘깃 쳐다보았다.진정우는 우리 둘의 대화를 듣더니 자연스레 자리를 피했다.“마실 것 좀 가져올게요.”함소은은 멀어지는 진정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장난스레 미간을 찡그렸다.“순진하네요.”나는 은서를 힐긋 쳐다보고 얘기했다.“조심해요, 애가 듣겠어요.”나랑 함소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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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나는 함소은에게 악의가 없다는 걸 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면?정말 타인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들어 내가 너무 나댔던 걸까? 다른 사람의 질투를 살 만큼?그 정도는 아니었다.이 카페에 대해 홍보도 잘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진정우가 잡은 그 사람이 대체 왜 두 사람을 노리는 것인지 나는 정말 알 수 없었다.함소은은 오후에야 떠났다. 은서는 가지 않겠다고 떼쓰면서 나랑 놀겠다고 했다. 나는 은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남아도 된다고 했다.은서는 활발하고 말을 잘 듣는 편이라 과한 장난을 치지 않았다. 오히려 카페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안리영이 오자 은서가 문 앞에 서서 귀엽게 얘기했다.“어서 오세요.”“어머, 이런 귀요미가 있었어? 어린아이한테 일을 시키다니, 사장님이 좀 혼나셔야겠는데?”“이쁜 이모, 저는 월급을 안 받아요!”은서는 어린 편이지만 함소은의 영향으로 비즈니스 쪽으로 간단하게 알고 있었다.안리영은 허리를 숙여 은서의 코를 가볍게 누르고 얘기했다.“나한테 뭐라고 한 거야?”“예쁜 이모요.”안리영은 흔들의자에 앉은 나를 가리키며 물었다.“저 사람은?”“언니요.”안리영은 상처받은 듯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 은서의 얼굴을 가볍게 꼬집었다.“나는 저 언니보다 어려. 게다가 배도 안 나왔잖아. 그러니 언니라고 불러.”은서는 나와 안리영을 번갈아 보다가 얘기했다.“이모 같은데... 그러면 예쁜 언니라고 불러줄게요.”아무리 호칭을 바꿨다고 하지만 안리영은 여전히 상처 입은 사람처럼 표정이 어두웠다.“내가 너보다 늙어 보이나? 왜 이모라는거지...”“솔로라서 그래. 몇 년 더 지나면 곧 할머니라고 부르겠네.”나는 장난스레 안리영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안리영은 낙엽을 매만지면서 얘기했다.“장난 좀 그만해. 내 결혼 재촉하는 거 내가 모르는 줄 알아?”“알았어. 그래도 널 좋아하는 사람이랑 가짜 남자 친구도 있는 걸 보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나는 그렇게 얘기하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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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삼촌이랑 같이 있을 때면 심장이 이상해. 그런데 그게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겠어. 그래도 삼촌은 삼촌이잖아. 아무리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안리영은 결국 본인의 마음을 인정했다.지금 안리영이 이도 저도 못하는 원인은 바로 조시언의 신분 때문이다.“만약 네 삼촌이 네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 설득할 수 있다면?”내가 또 묻자 안리영은 씁쓸하게 웃었다.“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다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넌 남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잖아.”“지원아, 사람은 사회생활이라는 걸 해야 해. 그러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어.”안리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바람에 앞머리가 가볍게 날았다.은서가 달려와서 한껏 들뜬 말투로 얘기했다.“언니, 나뭇잎에 그림이 있어요!”나뭇잎 하나를 든 은서가 나뭇잎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이 그림, 거북이 같지 않아요?”그러고 보니 정말 닮았다.안리영은 은서를 칭찬하면서 얘기했다.“은서 관찰력이 뛰어나네. 참 잘했어!”“예쁜 언니, 이건 언니 줄게요. 또 하나 더 찾아볼게요!”말을 마친 은서가 또 달아갔다.안리영은 그런 은서의 뒷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어린 친구라서 부럽다... 정말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어.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조시언이 나와서 안리영에게로 걸어갔다.“리영아, 너한테 할 말이 있어.”안리영은 멍해서 조시언을 보더니 나를 보면서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결국 조시언과 자리를 떠났다.문 앞에 있던 은서는 두 사람을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안리영이 아닌 조시언을 보면서 얘기했다.“삼촌, 저 꼭 기다려요. 저 어른 되면 삼촌이랑 결혼할 거예요.”나와 안리영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 안리영은 마른기침을 하고 얘기했다.“네가 어른이 되면 삼촌은 할아버지가 될걸?”“멋진 삼촌은 나이가 들어도 멋진 할아버지잖아요. 나는 좋아요!”조시언은 은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그럼 얼른 어른이 되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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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조시언은 내뱉은 말 그대로 하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다시는 안리영을 찾아오지 않았다. 마치 조시언이 해외에 있던 때 같았다.안리영은 정말 조시언이 해외로 나간 줄 알았다. 그러다가 조수민이 전화를 걸어왔다.“네 삼촌이 이번 주말에 자기 신분을 공개할 거라고 했어.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기분이 상해있으니 너라도 돌아와서 두 분을 챙겨줘. 두 분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건 너뿐이야.”안리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조금 아팠다. 조시언이 조씨 가문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을 떠올리니 조금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안리영이 이미 거절했는데 왜 여전히 조씨 가문을 벗어나려고 하는 거지?안리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왜 그러는 거야...”안리영이 중얼거렸다.“뭐라고?”“엄마, 삼촌... 아직 국내에 있어?”안리영이 물었다.“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어딜 가겠어? 지금은 국내의 발전 가능성이 더 좋아. 해외는 조금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안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귀국하고 있잖아.”조수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백수의 중년 유부녀가 아니었다. 조수민은 여전히 재정 쪽에 관심을 돌리고 지켜보는 중이었다.“그럼 할머니를 자주 만나러 가지 않아?”안리영이 떠보았다.“요즘 계속 집에서 두 분을 모시고 있어. 그 발표를 하는 건 그저 조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없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것이지 다른 건 변하지 않을 거야.”조수민은 한숨을 내쉬었다.“난 정말 쟤가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가.”안리영도 조시언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엄마, 그래도 삼촌이 잘해주는 걸 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리영아, 설마 조시언이 조씨 가문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조수민이 의심하기 시작했다.안리영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조시언이 조씨 가문과 선을 그은 건 안리영을 위해서였다. “너라도 가서 좀 말려봐. 두 사람, 같이 커왔잖아. 그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거 아니야?”조수민이 또 얘기했다.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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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조시언의 목소리는 안리영의 귀까지 닿았다. 안리영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시언이 없으면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저녁.안리영은 영양제와 디저트를 들고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두 눈을 반짝인 안리영은 먼저 조시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야 문을 열었다.“할아버지, 할머니, 저 왔어요!”안리영이 문을 열고 얘기했다.적적했던 두 사람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식사를 준비하던 가정부도 주방에서 나왔다.“손녀분이 오셨어요!”“아주머니, 이렇게 갑자기 와서 죄송하지만, 제 밥도 차려주실 수 있나요?”안리영이 밉지 않게 얘기했다.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안리영이 찾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일찍 끝나서 왔어요.”안리영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했다.“미리 말하면 떡갈비 준비해 놓을 텐데.”할아버지는 아쉬운 듯 얘기했다.안리영은 그의 곁에 앉아 팔을 그러안고 얘기했다.“할아버지 할머니랑은 뭘 먹어도 기분이 좋아요.”“그럼 자주 와야지!”할아버지는 약간 삐진 것처럼 얘기했다.안리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산부인과라 바빠서 어쩔 수 없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받은 아이들만 해도 1415명이에요.”“그렇게 많아?”할머니는 감탄하면서 얘기했다.“우리 리영이 정말 천사네.”안리영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얘기했다.“두 분을 보러 오지 않으려던 게 아니에요. 그냥 조금 바빠서 어쩔 수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거 알죠?”안리영의 말에 두 어르신은 허허 웃었다.마당에 앉아 있는 조시언은 방 안에서 세 사람이 하하호호 웃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조시언은 자기가 자리를 비우면 안리영이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친구 생일이라고 핑계 댄 것은 안리영이 오지 않을 걸 알고 일부러 말한 것이었다.지금이나 예전이나, 안리영은 조시언을 피하기에 급급했다.문 앞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차는 클랙슨을 울리지 않고 라이트를 두 번 깜빡였다.조시언은 방 안의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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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주말이 되었다.타이밍도 참 기가 막히지.병원의 동료들은 휴일을 어떻게 보낼지 미리 생각하는 중이었다. 안리영은 본인의 자리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골치 아파했다.내일은 바로 주말이다. 바로 조시언이 조씨 가문과 선을 긋게 되는 날이다.안리영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로해 주기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했지만, 결국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다면 버티기 힘들 것이다.“리영 씨, 내일 뭐 하실 거예요? 저희랑 같이 놀아요.”누군가가 안리영에게 물었다. 안리영은 고개를 돌리고 얘기했다.“아니요, 내일은 집안 어르신들이랑 같이하기로 했어요.”만약 내일 두 어르신이 정말 쓰러진다면, 두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안리영 뿐일 것이다.조수민도 덩달아 긴장했다.안리영은 오늘 퇴근 후 조씨 가문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알람도 여러 개 설정해 놓았다.저번에는 조시언을 피해서 갔었지만 이번에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안리영은 퇴근 후 당당하게 조씨 가문으로 갔다.마침 조시언이 없을 때였다.“엄마, 삼촌은?”안리영이 물었다.“아직 안 돌아왔어. 저녁에 밥 먹으러 온다더라고. 다른 사람을 한 명 더 데려온다고 음식을 더 준비하라고 했어.”조수민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조수민은 안리영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리영아, 앞으로 우리는...”조수민은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그 모습에 안리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안리영은 손을 뻗어 조수민을 안아주면서 얘기했다.“엄마, 삼촌은 그저 우리 가문에서 나가는 거지 앞으로 영원히 안 볼 사이가 된 건 아니잖아. 그리고 삼촌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얼마나 잘 챙기는지, 엄마도 알잖아.”“하지만 뭔가가 많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야. 마치 남편한테 불륜녀가 생긴 기분이랄까...”조수민의 말에 안리영이 피식 웃었다.“엄마,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빠가 정말 다른 여자랑 바람이라도 났어?”“그런 소리 하지 마. 네 아빠는 보기 드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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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슬리퍼로 갈아신어야 해요?”입구 쪽에서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리영은 본인의 귀를 의심하면서 고개를 홱 쳐들었다. 눈앞에는 캐쥬얼하게 입은 여자가 있었고 그 옆에는 짙은 색 코트를 입은 조시언이 서 있었다.현관 쪽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방 안이 보이지 않았지만 안리영은 방 안의 소파에 앉아 그 두 사람을 눈에 담고 있었다.“괜찮아. 부모님도 집에서는 슬리퍼 안 신으시거든.”조시언이 차근차근 얘기해 주었다.안리영은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은 이미 백지장이 되어버린 상태였다.주방에 있던 조수민도 인기척을 느끼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안리영처럼 멍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조시언이 여자를 데리고 오다니. 그게 무슨 뜻인지,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놀라웠던 것이다.“누나.”조시언이 먼저 조수민을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는 여자에게 얘기했다.“여기는 내 누나야.”조수민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여자는 조수민을 보면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난감해하는 것 같았다. 약간 부끄러운 듯한 표정으로, 여자가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저는 한지은이라고 해요.”“안으로 들어와요.”조수민이 그렇게 말하면서 안리영을 보고 얘기했다.“리영아, 네 삼촌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어.”안리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조시언은 이미 한지은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중이었다.한지은은 조시언의 팔짱을 낀 채 낯선 공간에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안리영과 조시언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조시언의 눈은 여전히 깊고 짙었다. 다만 그 눈은 빠르게 안리영을 지나 부모님에게로 향했다.“아버지, 어머니. 여기는 한지은 씨예요.”두 어르신은 조시언에게 결혼을 재촉하던 참이었다. 그래서 조시언이 여자 친구를 데려온 것에 대해 아주 기뻐했다.핸드폰을 안리영에게 돌려준 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얘기했다.“얼른 이리로 와서 앉아.”소파에 앉을 수 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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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도련님이 따뜻한 물을 마시는 건 처음 아니에요?”아주머니가 물을 따라주면서 얘기했다.“제가 마실 게 아니라 지은이가 마실 거라서요.”조시언은 고개를 푹 숙이고 토마토를 씻는 안리영을 쳐다보았다.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얘기했다.“도련님의 여자 친구라면 아주 예쁘겠네요. 잘 웃는 걸 보니 성격도 좋아 보여요. 이러면 두 어르신께서 마음 놓을 수 있겠어요.”“네. 다들 마음 놓을 수 있죠.”조시언이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안리영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시언의 시선을 피했다.“아주 기뻐하실걸요?”아주머니가 컵을 가져오면서 얘기했다.“감사합니다.”대답을 마친 조시언이 자리를 떴다. 가정부는 저도 모르게 얘기했다.“두 어르신은 이날만 기다렸어요.”그리고 돌아서서 안리영이 토마토를 씻는 걸 보고는 얼른 수도꼭지를 잠갔다.“아가씨, 더 씻으면 토마토 껍질이 다 벗겨지겠어요.”안리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섰다. 하지만 여전히 뭘 해야 할지는 몰랐다.거실에서 조수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한지은과 대화를 나누는 중인 것 같았다.안리영은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들을 수가 없었다.머리가 정전된 듯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귀도 마찬가지였다.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그렇게 서 있었다.“아가씨.”가정부가 손을 흔들며 안리영을 부르자 안리영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네.”“무슨 일이에요? 어디 불편해요?”가정부가 안리영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안리영은 현재 본인의 표정이 썩 좋지 못하다는 걸 몰랐다. 하지만 가정부의 말을 듣고 애써 웃으면서 얘기했다.“오늘 수술이 많아서 조금 힘드네요.”“그럼 얼른 쉬세요. 여긴 힘드니까요.”가정부가 안리영을 주방 밖으로 밀어내며 얘기했다.안리영이 나오자마자 조수민이 웃으면서 들어왔다.“어디 가?”안리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가정부가 얘기했다.“아가씨 표정이 좋지 않아 보여서, 좀 쉬라고 했어요.”조수민은 안리영의 얼굴을 슥 쳐다보더니 얘기했다.“아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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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이리 와.”할머니가 안리영을 부르면서 한지은에게 얘기했다.“두 사람이 아무리 동갑이라고 해도 리영이는 숙모라고 불러. 알았지?”한지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얘기했다.“괜찮아요,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돼요.”그렇게 말하면서 한지은이 조시언을 쳐다보자 조시언이 얘기했다.“우리 가문은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안 돼. 숙모라고 불러.”안리영은 어이가 없었다.‘그냥 숙모라고 부르게 하고 싶은 거잖아.’안리영과 선을 긋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한지은이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할까 봐 그러는 것인지.알 수 없었지만 안리영은 조시언이 하라는 대로 했다.“숙모.”한지은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괜찮아요, 그냥 지은 씨라고 불러요.”“에이, 숙모 맞잖아요. 호칭을 바꾸고 싶으면 그에 맞는 돈을 주셔야죠.”안리영의 말에 모든 사람이 멍해졌다.할머니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안리영의 손을 툭 쳤다.“얘가 갑자기 왜 이래... 우리가 지은이한테 돈을 줘야지.”“할아버지 할머니는 숙모보다 웃어른이잖아요. 저는 아닌데요, 뭐.”안리영은 조시언을 보면서 물었다.“그렇죠? 삼촌.”“그래. 맞지.”조시언이 핸드폰을 꺼내면서 이어 얘기했다.“내가 보내줄게.”조시언이 안리영을 보자 안리영도 조시언을 쳐다보았다.기다란 손가락이 핸드폰을 매만질 때 안리영도 핸드폰을 꺼냈다.카톡을 확인하자 2억이 입금되었다.안리영은 군말 없이 그 돈을 받았다. 그리고 웃으면서 한지은을 쳐다보았다.“고마워요, 숙모.”“아니, 전, 그게...”한지은은 안리영의 말에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조시언은 든든한 남자 친구처럼 한지은의 옆에서 얘기했다.“리영이가 아랫사람이니 그냥 받아들이면 돼. 그렇게 얼어있을 필요 없어.”그 뒤로부터 안리영은 한지은에게 숙모라고 꼬박꼬박 얘기했다.결국 한지은은 그 호칭에 점점 익숙해져갔다.아무리 낯선 것이라고 해도 여러 번 겪으면 익숙해져가는 것이 사람이었다.“너 오늘 미쳤어? 갑자기 돈을 달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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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안리영은 갑자기 불안했다.조시언이 왜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렇게 생각해 봤자 소용이 없었다. 그저 조시언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안리영이 자연스레 입을 열었다.“삼촌.”화장실에서 안리영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지금 조시언 앞에 서니 또 심장이 떨렸다.조시언은 검은 눈동자로 안리영을 보면서 얘기했다.“지은이는 순진한 사람이야. 그러니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내 말 이해했지?”마구 뛰던 심장이 그 말 한마디에 평정을 되찾았다.‘내가 지은 씨한테 우리 둘의 관계에 대해 얘기할까 봐 그러는 건가?’안리영은 갑자기 가슴이 뭐에 찔린 듯 아파졌다. 너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였다.안리영은 주먹을 꽉 쥐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삼촌이 말하는 이상한 소리가 뭔데? 우리가 뭐 말하면 안 될 일이라도 했어?”그 말에 조시언이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인즉슨 안리영은 조시언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삼촌, 더 할 말 있어? 없으면 나는 숙모랑 얘기 좀 나누고 있을게.”안리영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면서 얘기했다.조시언은 더 얘기하지 않고 옆으로 비켜서 안리영에게 길을 내주었다.안리영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조시언의 얼굴을 스쳤다.저녁 식사는 아주 성대했다. 한지은 덕분에 무거웠던 분위기가 조금 밝아졌다. 할머니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옥팔찌를 한지은에게 주었지만 한지은은 너무 귀중한 선물이라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하지만 조수민은 바로 한지은의 손을 잡고 팔찌를 끼워주었다.조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수민의 말을 듣고 한지은에게 반찬을 짚어주는 것뿐이었다.안리영은 먹방 유튜버가 된 듯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먹기만 했다. 가끔 뭘 물어보면 그저 네, 아니오 정도로 대답할 뿐이었다.“오늘 기분도 좋은데 고스톱 할까?”조수민은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갑자기 얘기했다.조시언이 옆에서 얘기했다.“나는 빠질게. 괜히 내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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