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Chapter 971 - Chapter 980

983 Chapters

제971화

책상 아래.조수민이 안리영의 다리를 툭 쳤다.그 뜻인즉슨 대충하면서 한지은을 봐주라는 것이다.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사람인데, 다들 한지은을 감싸고 도니까 안리영은 속에서 화가 들끓었다.그래서 한지은을 봐주지 않았다.안리영의 패는 아주 좋았다. 그래서 안리영은 패를 받자마자 거의 우승을 확신했다. 이만큼 좋은 패를 손에 쥔 것은 처음이니까 말이다.하지만 고스톱 판이 진행이 될수록 안지영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안지영은 자꾸만 점수를 내주는 편이 되었다.고스톱을 잘 모른다던 한지은은 자꾸만 안지영의 점수를 가져갔다. 결국 우승은 한지은에게로 돌아갔다.안리영은 본인이 이렇게 좋은 패를 갖고 왜 지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할머니가 그런 안리영을 보면서 웃었다.“리영이 오늘은 무슨 일이래? 숙모 때문에 실력을 못 보여주는 건가?”조수민도 장난스레 얘기했다.“아무리 그래도 적당히 봐주지.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거야?”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른 사람을 봐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안리영은 고개를 들어 맞은편의 한지은을 쳐다보았다. 한지은은 화투를 정리하는 모습마저 서툴 정도로 고스톱을 잘 몰랐다. 하지만 우승은 계속 한지은에게로 돌아갔다.안리영은 처음 고스톱을 배우던 때가 떠올랐다.그때 안리영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다 조시언 덕분이다. 오늘 한지은이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그러면 안리영을 이렇게 만든 것도 조시언이라는 뜻이다.안리영은 그 생각에 속에서 화가 났다.‘내가 못 이기게 하려고 이러는 거지? 그래, 어디 두고 봐. 네 여자 친구도 이기지 못하게 만들 거니까.’그다음 판에서 안리영은 막무가내였다. 좋은 패, 나쁜 패 가리지 않고 마구 던져버렸다. 그러자 한지은도 이길 수 없게 되었다.어부지리로 이긴 할머니는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오늘 운이 좋네. 이렇게 패가 좋았던 적은 없었어. 지은아, 네가 정말 복덩어리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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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시언 씨, 저 리영 씨 카톡 좀 추가하고 싶어요.”한지은은 조시언의 옷깃을 가볍게 잡아당기며 부드럽게 물었다. 조시언은 그런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그 부드러운 눈빛은 전에 안리영을 향하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여자를 향하고 있었다.그러니 남자는 믿을 것이 못 된다.“하고 싶은 대로 해.”조시언은 한지은을 보면서 얘기했다.안리영은 정말 카톡을 추가하고 싶지 않았다. 한지은과 친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친해지지 않을 것이며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안리영이 담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삼촌은 내가 숙모한테 이상한 얘기 할까 봐 무섭지도 않아?”조시언은 차가운 눈빛으로 안리영을 쳐다보았다.“지은이한테 숨길 건 없으니까.”안리영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아까는 왜 경고한 거야?’조시언이 동의하자 한지은은 안리영의 카톡을 추가했다. 한지은이 무슨 목적으로 안리영의 카톡을 추가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리영은 낯선 사람이 본인의 삶에 쳐들어오는 걸 싫어했다.“가자.”조시언은 두 사람이 얘기를 다 나눈 것을 보고 한지은에게 얘기했다.한지은은 가기 싫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숙모,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마요.”안리영의 말에 조시언의 눈꺼풀이 뛰었다.조수민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지은아. 여기서 자고 가.”“괜찮아요, 어머님. 저는...”거절하려던 한지은은 조수민을 잘못 부른 것을 깨닫고 순간 당황했다.조수민은 조시언의 누나인데 말이다.“결혼하기 전에는 같이 살지 않을 겁니다.”조시언이 어색한 분위기를 뚫고 얘기했다. 그리고 한지은을 쳐다보았다.한지은은 알겠다는 듯이 조시언을 따라 나갔다.두 사람이 떠난 후 사람들은 각자 방으로 가서 잠을 청했다.안리영은 돌아갈 수 있었지만 조시언의 일로 두 어르신이 힘들어할까 봐 이곳에 같이 남게 되었다.이곳에는 안리영의 방이 있었다. 바로 조시언의 침실과 벽을 하나 사이 두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리영은 지금 그 방에 가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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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나는 안리영이 보낸 메시지를 보면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안리영은 통화를 거절한 후 문자를 보냈다.[지금 할아버지 집에 있어. 우리 엄마도 여기 있고.]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문자를 보냈다.[오늘 조시언 씨가 또 뭘 했는데?]안리영은 ‘...’만 가득 보냈다. 그러자 나는 더욱 궁금해졌다.[대체 무슨 일이야.][오늘 삼촌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어.]문자를 보낸 후 안리영은 또 조시언이 돈을 보내준 기록을 보여주었다.[이거 봐.]나는 그 캡처 화면을 보면서 놀랐다.[2억이나 준 거야? 대단하네.]안리영은 음성메시지를 가득 보내면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전에는 날 오랫동안 좋아했다고 하더니만, 바로 여자 친구를 데려왔잖아.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정우를 쳐다보며 발로 진정우의 손을 건드렸다.“정우 씨, 어떻게 생각해?”조시언과 진정우는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접점이 없어 보여도 진정우가 용씨 가문 일을 처리할 때 조시언이 도와주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진정우는 안리영이 보낸 음성메시지를 듣고 고개를 저었다.“나도 잘 모르겠어.”나는 못 믿겠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정말?”진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그러면 조시언 씨가 왜 이러는지 얘기해 봐. 바로 다른 사람을 좋아할 만큼 갈대 같은 남자는 아닐 텐데.”나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진정우에게 물었다.“그러게 말이야. 리영 씨를 그렇게 오래 좋아한 걸 보면 순애라는 건데.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찾을 수도 있는 거지. 리영 씨를 향한 마음을 포기했다면 말이야.”진정우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건 확실했다.조시언은 그와 안리영 사이가 순탄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시언은 열심히 노력했고 안리영은 자꾸만 도망치려고 했다.그 생각에 나는 안리영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넌 그 사람이 원하는 걸 줄 수 없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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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임신하더니 총명해진 것 같아서 놀란 거야. 다른 사람은 임신하면 정신 없어진다던데.”진정우가 장난스레 얘기했다.나는 발로 진정우를 가볍게 차고 얘기했다.“조시언이 그렇게 얘기해달라고 한 거지?”“아니야.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진정우는 날 속이지 않았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두 사람의 일이니 우리는 뭐라고 할 수 없지. 하지만 조시언 씨가 이렇게 행동해서 리영이가 본인 마음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그래, 우리 일단 지켜보자.”진정우는 마사지를 끝낸 후 보디로션을 발라주었다.“아가, 움직여 봐.”진정우가 내 배에 손을 올리고 얘기했다.그러자 정말 배가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역시 아빠 말은 잘 듣는 것 같았다.“조금만 움직이면 돼. 엄마 곧 잘 거니까 귀찮게 하면 안 돼, 알았지?”진정우가 얘기했다.아이는 정말 몇 번만 움직이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우리 아이는 앞으로 말을 아주 잘 들을 것 같아.”“그래. 이 아빠처럼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나야지.”진정우는 내 배에 가볍게 키스했다.“좋네.”그리고 일어나서 또 나한테 키스했다.“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어서 자자.”나는 임신 때문에 빨리 피곤해져서 잤다. 하지만 안리영은 잠에 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던 안리영은 핸드폰으로 기사를 보았다.조수민도 안리영과 마찬가지로 잠에 들지 못했다.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다가 안리영이 아직도 자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서 말했다.“위층에 올라가서 자.”“엄마, 잠이 안 오지?”안리영이 물었다.조수민은 한숨을 쉬고 앉았다. 안리영은 조수민의 다리에 기댔다. 조수민이 얘기했다.“무거워.”그렇게 얘기하면서도 밀어내지는 않고 안리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좀... 쉽지 않은 거지.”“엄마도 삼촌의 여자 친구가 마음에 들어?”“괜찮은 사람 같던데? 잘 웃고 예의 바르고. 너보다 나아.”안리영은 씁쓸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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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얘가 뭐라는 거야.”조수민이 가볍게 안리영의 머리를 때렸다.“그래야 삼촌이 도망가지 않지. 안 그래?”안리영이 장난스레 말했다.“뭐가 안 그래. 만약 정말 그런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겠어.”조수민이 걱정하는 것은 안리영이 걱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삼촌이 조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발표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안리영이 열심히 설명했다.조수민은 고개를 젓고 얘기했다.“말이 그렇지. 현실은 더욱 차가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아니꼬운 눈빛으로 볼지, 넌 상상도 못 할 거야.”“인생은 본인이 사는 거라며. 다른 사람의 말 따위 뭐가 중요해? 어디 죽는 것도 아니고.”안리영이 천천히 얘기했다.조수민은 그제야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안리영의 귀를 꼬집었다.“너 설마 정말 네 삼촌한테 설레는 건 아니지? 경고하는데, 가만히 있어. 우리는 지은이가 마음에 들어. 게다가 두 사람 이미 사귀는 사이잖아. 괜히 네 삼촌 힘들게 만들지 마. 그러다가 정말 영원히 이 집에 돌아오지 않겠어.”“엄마, 난...”안리영이 더 뭐라고 얘기하려는데 조수민이 그녀를 옆으로 밀어버렸다.“얼른 가서 잠이나 자. 온통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좀 멀쩡한 남자 친구를 데려오란 말이야. 우리 위층에 사는 걔는 너보다 한살이나 어린데 곧 결혼해.”조수민은 또 안리영을 향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엄마, 난 사실 삼촌 같은 사람을 찾고 싶은데... 없어서 그래.”조수민이 떠나려고 할 때 안리영이 용기 내 말했다.“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헛소리할 거면 꺼져.”조수민의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한 안리영은 몸을 웅크리고 얘기했다.“욕 좀 그만해. 더 그러면 확 뛰어내린다?”“지구가 멸망해도 넌 뛰어내리지 못할걸?”조수민은 안리영이 그런 짓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긴, 안리영은 그런 멍청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 조시언과 사귈 용기조차 없으니까 말이다.그러니 지금 이 상황이 딱 좋았다.게다가 조시언이 이미 여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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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안리영은 자는 척에 집중하고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꿈에도 몰랐다.그래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이 상황에서 움직이면 더욱 어색해질 테니까 말이다.그래서 안리영은 그저 계속 차는 척했다. 조시언은 안리영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가 방문을 열었다.안리영은 조시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기에 몰래 눈을 떠보았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건 셔츠를 입은 조시언의 가슴이었다. 코끝에서는 조시언 몸에 깃든 우드 향이 느껴졌다.이건 화장품 냄새도 아니고 향수 냄새도 아니다.그렇다면 한지은과 헤어질 때 포옹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닌가? 두 사람 사이에 정말 아무 스킨쉽도 없었던 걸까?그 생각에 안리영은 바로 눈을 흘겼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여자 친구랑 포옹하고 키스하는 건 지극히 정상인 일인데. 리영아, 정신 좀 차려. 이 사람은 네 삼촌이야. 조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네 삼촌이라고, 삼촌...’안리영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조시언이 갑자기 불렀다.“칠칠아.”안리영은 저도 모르게 대답할 뻔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정말 자는 거야?”조시언이 이어서 얘기했다.“평소에는 조금만 건드려도 깨잖아.”그 말에 안리영은 속이 찔려버렸다. 하긴, 산부인과 의사가 된 이후 새벽 호출이 많았기에 안리영은 수면이 얕은 편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시언이 말하자마자 눈을 뜰 수는 없는 일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자는 척하지 말걸.’조시언은 안리영을 침대에 눕혀놓았다. 안리영은 일부러 뒤척이는 척 얼굴을 이불에 묻었다.하지만 조시언은 안리영이 자는 척한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언제까지 자는 척할 건지 어디 한번 보자.’조시언은 안리영 옆에 서서 얘기했다.“나한테 여자 친구가 생겨서 더욱 마음이 놓이겠어, 그렇지? 그래서 이렇게 푹 자는 거지?”안리영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이불 속에 얼굴을 묻고 있자니 숨이 차서 죽을 것 같았다.“넌 정말 나한테 마음이 전혀 없는 거야? 그래서 숙모라는 말도 잘 할 수 있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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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아마 발표를 한 다음 가족들과 만나면 어색해질까 봐 미리 떠난 것 같았다.안리영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좋은 아침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어머니도.”다들 기분이 좋으니 안리영도 기분이 좋았다.“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야?”할머니가 먼저 얘기했다.안리영은 할머니 쪽으로 와서 어깨를 안고 뽀뽀하면서 얘기했다.“아, 우리 할머니 향기 너무 좋은데요?”“오늘 네 숙모가 준 향수를 뿌렸거든. 어때, 괜찮아?”할머니는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향수도 해외 유명브랜드만 쓸 만큼 말이다.한지은이 그런 할머니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건 아마 조시언이 알려줘서일 것이다.안리영은 조수민에게로 걸어가 조수민을 안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왜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아보이지?”조수민은 안리영을 가볍게 치고 얘기했다.“그럼 넌 무슨 일이 있기를 바란 거야?”“그게 아니라, 난 오늘 집안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그런데 막 그렇게 심각하진 않은 것 같네? 삼촌, 도대체 뭘 한 거야?”안리영이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뭘 하지는 않았어. 그저 마지막까지 부모님과 함께한 거지. 그리고 이 집을 떠나려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두 분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거야.”조수민은 자기 아버지를 보면서 얘기했다.“우리가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게 아무렇지 않아 하시는 거야.”안리영은 마음이 약간 울컥했다. 그리고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본인이 너무 행운스럽다고 생각했다. 다들 서로 배려하고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니까 말이다.“그럼 다행이네.”안리영이 한숨을 내쉬었다.“리영아, 사실 네 삼촌 조금 이상해. 조씨 가문을 떠나지 않을 거면서 왜 혈연관계가 없다고 해명한 걸까?”조수민은 그 질문을 여러 번 했다.안리영은 괜히 속이 찔려서 얘기했다.“엄마, 나는 출근해야 해서 가볼게.”“너 오늘 오프라고 하지 않았어?”조수민이 바로 안리영의 거짓말을 발견했다.오프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안리영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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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안리영은 고개를 들지 않고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어젯밤 들었으니까 말이다.“숙모.”안리영은 환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한지은과 인사를 했다.“정말 리영 씨네요?”한지은은 허진호를 보면서 물었다.“오빠, 리영 씨가 오빠 여자 친구예요?”허진호는 약간 눈썹을 찌푸리고 물었다.“그런데 왜 리영 씨가 널 숙모라고 부르는 거야?”한지은은 부끄러운 듯 미소 짓더니 안리영에게 설명해 주었다.“제가 리영 씨 삼촌이랑 사귀고 있거든요.”“그래? 그럼 잘됐네.”허진호는 넉살 좋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안리영은 여기서 한지은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 허진호와의 관계가 가짜라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족보가 꼬일 뻔했다.“시언 씨도 곧 도착할 거예요. 저도 여기서 기다리는 중이었거든요.”한지은의 말에 안리영은 머리가 아팠다.왜 어딜 가도 조시언을 만날 수 있는 것인지. 왜 피할 수 없는 것인지...“그럼 먼저 기다려. 우린 안으로 들어갈게.”허진호가 안리영을 안고 얘기했다.“지은 씨가 진호 씨 여동생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안리영은 이 바닥이 참 좁다고 생각했다. “사촌 여동생이에요. 자세한 건 저도 삼촌한테 물어봐야겠는데요? 삼촌이 낳은 아이라.”허진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리영 씨 삼촌은...”허진호가 말하고 있을 때 안리영은 몸을 틀어 허진호의 품에서 약간 벗어났다.허진호는 안리영이 이 화제를 불편해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일반인으로 생각하면 돼요. 절대로 들키면 안 돼요. 저희 어르신이 알면 생신이 기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안리영은 손을 들어 허진호를 가볍게 때렸다.“그렇게 얘기하다가 진짜가 되면 어쩌려고 그래요.”허진호는 가볍게 웃고 얘기했다.“정말 아내 같고 좋네요.”조시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한지은은 조시언이 안리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보면서 가볍게 물었다.“이렇게 연기하다가 정말 더 멀어지면 어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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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안리영은 허진호를 쳐다보았다. 허진호는 눈치껏 손을 뻗어 안리영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안리영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었다.“...”거절해달라고 눈빛을 보낸 것인데, 왜 오히려 끼워주는 것인지. 안리영은 알 수가 없었다.“챙겨요. 그렇지 않으면 리영 씨가 절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또 뭐라고 할 거예요.”허진호가 안리영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괜찮죠?”다른 사람들은 마지막 한 마디만 들을 수 있었다.하지만 안리영은 이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싫어했다. 바로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말을 마친 안리영은 고개를 들었다. 밖은 따뜻한 해빛이 쏟아지는 중인데, 조시언의 눈은 어두운 밤마냥 차가웠다.안리영은 신경이 쭈볏 서는 것같은 기분이 들어 시선을 돌려 조시언의 눈빛을 피했다.할아버지는 조시언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시사나 사업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며 안리영은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났다.“리영 씨, 저랑 같이 가죠.”한지은은 이 집안 사람으로서 아주 열정적이었다.안리영은 거절할 수 없어서 한지은과 함께 홀을 나가고 한숨을 푹 쉬었다.“나오니까 부담이 덜하죠?”한지은이 웃으면서 물었다.안리영은 조시언과 한지은의 사이를 생각하면서 한지은에게 본인과 허진호의 사이를 밝혀야겠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한지은은 안리영을 보면서 넌지시 얘기했다.“사실 우리 사촌 오빠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 사귀면 엄청 잘해줄 걸요?”“사람은 좋은데... 아직 그렇게 감정이 없어요. 그냥 친한 친구 같아요.”안리영은 거기까지 말하고 한마디 보탰다.“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얘기하지만 말아줘요.”“그럼 좋아하는 남자는 있어요?”한지은이 바로 물었다.안리영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있죠.”“그럼 왜 그 사람이랑 사귀지 않고요?”한지은이 나긋나긋하게 물엇다.안리영은 하늘을 보면서 가볍게 웃고 눈을 감았다.“사귈 수 없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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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안리영이 놀라서 뭐 하는 짓이냐고 물으려던 때, 손목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더니 손목을 짓누르던 무거운 힘이 사라졌다.조시언은 그 팔찌를 가져가더니 안리영을 쳐다보고는 돌아섰다.안리영은 조시언의 뒷모습을 보고 입을 삐죽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돌려줘야 하는 것이니 조시언이 대신 돌려준다면 안리영도 편하게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그저 조시언이 무슨 명의로 안리영 대신 돌려주는 것인지는 알 수 없을 뿐이었다.조시언의 행동 때문에 안리영은 실내로 돌아가기가 조심스러워졌다. 안리영은 허진호에게 문자를 보내 병원에 급한 일이 생겨 가봐야 한다고 얘기했다.안리영은 이럴 때마다 본인의 직업에 만족스러워했다. 이 핑계를 대면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안리영은 허씨 가문에서 나와 나의 카페로 왔다. 나는 꽃다발을 들고 온 안리영을 보면서 약간 놀랐다.“오늘은 또 무슨 일이래?”나는 꽃을 받고 장난스레 얘기했다.“아무 일도 아니야.”안리영은 내 배를 보면서 말했다.“아기가 빨리 크네.”전문가인 안리영이 그렇게 얘기하자 나는 조금 긴장했다.“비정상적인 거야?”“아니. 근데 식사량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아. 너무 많이 먹으면 너한테도, 아기한테도 힘들어.”안리영이 나에게 설명해 주었다.나는 나를 살찌우는 장본인을 쳐다보았다. 진정우는 요즘 매일 맛있는 것을 만들어준다. 만약 나나 아기가 살찐다면 그건 진정우 탓인 것이다.“매일 보는 사람이면서, 아직도 보고 싶어?”안리영이 장난스레 얘기했다.나는 시선을 돌리고 진정우를 불렀다.“여보.”진정우가 바로 달려왔다.“응.”안리영이 가볍게 웃었다.“정말 노부부 같아.”“이런 건 자석 같은 사이라고 하는 거야.”나는 안리영의 말에 반박하면서 얘기했다.진정우는 안리영의 커피를 들고 오면서 얘기했다.“안녕하세요, 안리영 의사선생님.”“진 사장님이 직접 타주는 커피라니. 정말 고맙네요.”안리영도 같이 장난을 쳤다.나는 꽃다발을 진정우에게 건네주었다.“리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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