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Bab 531 - Bab 540

801 Bab

제531화

담현아: [...]유진도 놀라며 말했다.[이게 내가 알던 둘째 형이야? 이런 모습 진짜 멋있다. 천상 남자잖아!]유진의 아부는 정말 대단했다.그러고 나서 한마디 덧붙였다.[민수야, 정신 차려. 너 마누라 없잖아. 평소에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여자조차 없으면서.]한민수: [...]사진 속 석지훈은 흰 셔츠를 입고 옆으로 서 있었다. 날카로운 옆모습은 은은한 불빛에 더욱 잘생기고 온화해 보였다.모두가 처음 보는 석지훈의 모습이었다.나는 웃으며 답장했다.[민수 씨에게도 아내가 생길 거예요. 시간문제죠. 시간이 되면 예쁜 여자를 소개해 줄게요.]한민수는 지난 2년 동안 담현아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하지만 담현아의 마음은...담현아는 고정재에게 더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그때 유진이 담현아에게 호기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현아 씨도 이제 성인인데 남자 친구 언제 사귀어서 보여줄 거예요?]그러자 담현아가 느긋하게 대답했다.[저 결혼했어요.]유진: [...]원태웅: [...]한민수: [...]나: [...]잠수 중인 담유미: [...]원태웅이 먼저 물었다.[누구랑?]담현아: [엄청 부드러운 남자랑요.]엄청 부드러운 남자...내 머릿속엔 고정재밖에 떠오르지 않았다.한민수: [...]유진이 캐물었다.[언제요?]담현아:[며칠 전, 아일랜드에서요.]원태웅: [아일랜드에서 결혼하면 이혼할 수 없지만 계약 기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몇 년 계약했어?]담현아: [100년이요.]단톡방 모든 사람들: [...]한민수는 더 이상 단톡방에서 말하지 않았다.아마 많이 상심했을 것이다.잠시 후 그가 나에게 개인톡을 보냈다.[현아가 누구랑 결혼했어요?]나는 잘 알지 못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고정재밖에 없었다.나는 생각 끝에 말했다.[현아가 말하지 않았지만 정재 씨라고 생각해요. 현아는 그에게 마음이 있었으니까요.]한민수: [...]나는 그의 마음이 아플 것을 알고 위로하며 말했다.[속상해 말아요. 더 좋은 여자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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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주는 느낌이 좋아요. 앞으로도 잘 모를 수 있지만, 노력해서 배울 거고 그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이것이 담현아의 대답이었다.나는 그녀에게 답장을 보냈다.[행복하길 바랄게. 난 너랑 희연이 그리고 다은이가 행복한 게 제일 보고 싶어.]송이연과 새언니도 있었지만 담현아는 그들을 몰랐기에 말하지 않았다.담현아가 답했다.[네. 언니도 행복하세요.]나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석지훈이 밥 먹으라고 불렀다. 내가 식탁으로 가서 앉자 그는 내 앞에 맑은 죽 한 그릇과 담백한 채소 두 접시를 놓았다.“배에 상처가 있어서 담백한 음식만 먹어야 해. 상처가 아물면 다른 요리도 해 줄게.”석지훈의 이런 세심한 배려가 참 좋았다.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요.”“응. 먹어.”석지훈은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우아한 자세로 식사를 했고 곧 아무렇지 않게 밥 두 그릇을 비우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식사를 마치고 주방을 정리한 후 보니 그는 샤워를 마치고 2층 계단에 서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농담처럼 물었다.“제가 그렇게 좋으세요?”그랬더니 석지훈이 두 글자를 던졌다.“자뻑.”나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보기 싫어요?”나는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달콤한 말로 말했다.“나는 오빠를 보는 게 좋아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거든요.”“그래, 마음껏 봐.”그가 너그럽게 말했다.대박. 이런 석지훈은 정말 매력적이었다.그는 계단을 내려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피곤해?”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드물게 제안했다.“같이 산책 나갔다가 자자.”시간이 꽤 늦었는데도 석지훈은 여유롭게 산책을 제안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석지훈은 내 손을 잡고 저택을 나섰다. 우리는 뒤 정원으로 갔다. 따뜻한 봄날이어서 정원의 살구꽃은 나무 가득 피어 있었고 매화는 거의 다 져 가고 있었으며 복숭아꽃은 봉오리를 맺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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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작위는 하나인데 아이는 둘이었다. 내 마음으로는 누구에게 줘도 상관없지만 아이들은 결국 성장하면서 서로 다른 감정을 품을 수도 있었다. 나는 나중에 애들이 서로 사이가 멀어지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나는 연태훈에게 말했다.“신중하게 생각해 볼게요.”이 일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했다.나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정원으로 가서 석윤아를 안았다. 그녀는 내 품에서 몹시 칭얼거렸지만 반대로 석윤민은 매우 조용했다.석윤아의 성격은 나를 닮았고 석윤민은 석지훈을 더 많이 닮았다.김은정은 웃으며 말했다.“윤아는 안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바닥에 두세 시간 내려놓아도 떼쓰지 않고 혼자 바닥에서 기어 다니면서 잘 놀아! 근데 윤민이는 달라. 조용하고 잘 웃지는 않지만 윤아랑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해.”“네. 윤민이는 아빠를 닮았어요.”내가 말했다.“남자아이는 보통 아빠를 닮고 여자아이는 엄마를 닮지. 근데 윤민이는 너무 조용해서 좀 걱정이 되는구나. 밝지가 않아서.”나는 석지훈이 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며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조용한 아이가 키우기 더 편해요. 그리고 윤민이는 아직 말을 못 하잖아요. 조금 더 크면 윤아보다 더 애먹일지도 몰라요.”김은정도 맞장구쳤다.“나는 윤민이가 좀 애를 먹였으면 좋겠어.”“그럴 거예요. 애들은 가만히 못 있으니까.”나는 연 씨 저택에서 아이들과 두 시간 정도 놀아주다가 강해온이 석씨 가문에서 처리해야 할 서류를 가져오는 바람에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그에게 물었고 그는 모두 상세하게 답해주었다.나는 서류 처리를 마치고 그에게 건네주며 동성에 사람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운성 지사에 있을 생각 있는지도 물어봤다.그는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대표님의 곁에 있으면 일하기 편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네. 그럼 우선 그렇게 결정하죠.”강해온이 가자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저택을 지키고 있던 현정우에게 배고프냐고 물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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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마침 내게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것은 돈이었다.최희연에게 내가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알리고 싶지 않아서 현정우에게 그녀와 함께 돌아다니라고 하고 나는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카운터에는 아주 젊고 예쁜 아가씨가 고개를 숙이고 계산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사장님 계세요?”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제가 사장인데요.”나는 정중하게 물었다.“이 가게를 저에게 양도해 주실래요? 제 친구가 가게를 열고 싶어 하는데,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거절할게요.”사장이 이렇게 차가울 수가 있나?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어떻게 해야 가능할까요?”“어떻게 해도 안 돼요.”그녀가 말했다.“돈 벌려고 가게 여는 거 아니었어요?”그러자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전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나: “...”말도 안 통하고 돈도 부족하지 않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나는 한숨을 쉬며 저도 모르게 말했다.“제 친구가 전에 여기서 카페를 했었는데 다시 하고 싶어 해서요. 친구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는데...”계산하던 사장의 손이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포도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아주 예쁜 눈이었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작은 송곳니를 드러내며 갑자기 기쁘게 물었다.“고양이 카페 말씀이세요? 주인 성이 최 씨였죠?”그녀의 갑작스러운 열정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네, 맞아요.”나는 대답했다.“좋아요, 양도해 드리죠.”그녀는 갑자기 시원스럽게 대답했다.“제가 당시 2억에 이 가게를 샀는데 그 가격에 사시고요. 내일 바로 가게 문 닫고 모레부터 인테리어 공사 시작하셔도 돼요. 다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나는 그녀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뀐 것에 놀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제 말 듣고 있어요?”“듣고 있어요.”내가 대답했다.“조건이 하나 있다고요.”나는 참을성 있게 물었다.“무슨 조건인가요?”“저는 고양이 카페에서 서빙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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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예씨 성을 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나는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두며 말했다.“그럼 내일 다시 올게요.”“네, 저는 계산 마저 할게요.”나는 밖으로 나와 현정우에게 문자를 보내 위치를 물었다.현정우가 답했다.[음악당.]나는 음악당으로 갔다. 현정우가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티켓을 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최희연 씨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 별로 말씀이 없으세요.”나는 티켓을 받으며 물었다.“아무 말도 안 했어요?”“네, 말이 없어요.”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음악당 안으로 들어가 최희연을 찾았다. 그녀는 뒤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녀 옆에 가서 앉아 그녀의 손을 잡고 걱정스럽게 물었다.“몸은 좀 어때?”최희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다 나았어. 근데 얼굴 흉터는... 의사들한테 물어봤는데 쉽게 없어지진 않을 것 같대. 흉터가 남을 것 같아. 일단은 이대로 두고 나중에 네가 더 좋은 성형외과 의사 소개해 줘.”그녀의 말투는 매우 담담했지만 나는 가슴이 아팠다. 그녀를 보니 예전에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나와 최희연은 사랑 때문에 한번 또 한 번 상처받은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사랑을 찾는 게 너무 어려웠다. 한때 나는 최희연이 진유겸을 만나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유겸 그 남자는...자기 결혼식에 석지훈을 초대했다.그는 이미 최희연을 완전히 잊은 것이다.예전에는 최희연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더니 어떻게 갑자기 이혼을 하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남자는 마음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 걸까?나는 마음속 슬픔을 감추고 안쓰럽게 말했다.“상처가 완전히 아물면 내가 예전에 다녔던 의사 소개해 줄게.”“어.”최희연은 짧게 대답했다. 마스크를 쓴 그녀의 눈은 차분하고 부드러워졌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죽음 같은 고요함이 있었다.나는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랐지만 그녀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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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담현아가 무섭다고 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혼인 신고를 하자마자... 설마 결혼 공포증인가?“그럼 희연에게 연락해봐.”“네. 그럼 이따 봐요.”전화를 끊고 담현아는 나에게 위치를 보냈다.운성의 가장 큰 유흥가였다.담현아는 술을 마시지 못했지만 담이 아주 컸다.나는 어머니와 급한 일이 생겼다고 말씀드리고 현정우와 함께 약속 장소로 갔다. 도착한 뒤, 나는 그에게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했고 그는 무슨 위험이 생기면 휴대폰의 경보 버튼을 누르라고 세심하게 당부했다.지난번 운성에서 사고가 있고 나서 함승윤은 기술팀에 내 휴대폰에 원터치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했다.하지만 그 후로는 사용할 일이 없었다.왜냐하면 나와 내 경호원들은 전원 크리스에게 포위되었기 때문이었다.그 후 함승윤은 내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서 내가 어디에 있든 감시하고 많은 사람을 배치해서 나를 지키도록 했다.핀란드 사건을 떠올리니 석지훈이 크리스 일당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궁금했다. 설마 아직도 유럽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건 아니겠지?“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요.”나는 차에서 내려 운성에서 가장 큰 술집으로 들어갔다. 술집 안은 사람들 소리와 음악 소리로 가득했고 젊은 남녀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 앉아 2층을 바라보았다. 지난번에 여기에 왔을 때 우연히 석지훈을 만났었다.그날은 석지훈의 친구들을 처음 본 날이기도 했다.그날 그의 표정은 멍하고 쓸쓸해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가 친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그때 석지훈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나는 옛 생각을 그만두고 최희연과 담현아가 좋아하는 술을 몇 잔 주문했다. 종업원이 술을 막 가져다 놓았을 때 두 사람이 술집 입구에 나타났다.나는 재빨리 손을 흔들었다.“여기야.”최희연은 긴팔 상의와 긴 바지에 마스크까지 쓴 아주 보수적인 차림이었다. 반면 담현아는 화려했다. 추운 것도 모르는지 봄에 입는 긴 원피스 하나만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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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나는 저 여자를 본 적이 있었다.고씨 가문 20주년 기념 파티에서 만났던 그 아가씨 같았다. 당시 나는 그녀의 몸을 발로 차기까지 했었는데.그렇게 당했으면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건가?이번엔 아예 담현아에게 뺨을 맞았다. 내가 놀란 것은 물론이고 그 아가씨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담현아를 바라보며 화를 꾹 참고 말했다.“왜 날 때려?”담현아는 손목을 풀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입을 함부로 놀리래? 최 참새? 네 꼴을 봐. 까투리 같은 주제에 어떻게 남을 욕해?”그 아가씨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담현아에게 말했다.“현아야, 까투리랑 뭘 그렇게 따져?”“못생긴 게 꼴값 떨잖아요.”담현아가 말했다.그 아가씨의 얼굴은 보기 흉할 정도로 창백했다가 파랗게 질렸다가 검게 변했다. 그때 2층에서 목소리가 들렸다.“이슬아, 아직도 아래에 있었어? 어머, 최희연 씨도 있었네? 위에 올라와서 놀래요?”목소리가 너무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오늘은 원수들만 만나는 날인가 보다.2층에서 부르는 사람은 솔이었다.일단은 솔이라고 부르겠다.이름을 다 알지 못하니까.그런데 그녀는 정말 대단했다. 최희연이 저렇게 온몸을 가리고 있는데도 알아봤기 때문이다. 마치 최희연과 아주 친한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나는 최희연과 친한데도 어제 가까이 가서야 알아봤는데 2층에서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알아본 거지...아무래도 평소에 최희연을 많이 관찰한 모양이었다.솔이는 진유겸을 역겹다고 말했던 여자였다. 쿨하게 뒤돌아설 줄 알았던 그녀는 단순한 여우가 아니었다. 어쩌면 여우보다 더 높은 단계의 불여우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완벽한 연기는 나조차도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최희연에게 물었다.“갈래?”불여우의 수법을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이다.최희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관심 없어.”담현아는 눈치가 빨라서 이상한 낌새를 금방 알아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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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석지훈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구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와도 고개도 들지 않았다.나는 갑자기 그를 놀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다가가서 뺨에 뽀뽀했다. 그는 재빨리 반응하며 나를 밀쳤고 나는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나는 너무 창피했다. 석지훈은 그제야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차가웠고 모든 것을 삼켜 버릴 듯 어두웠다.나인 것을 알아보자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의 다급한 모습에 나를 비웃던 사람들은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한민수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옆에서 말했다.“지훈은 여자가 가까이 오는 걸 싫어해요. 수아 씨가 누군지 몰랐으니까 그런 거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가까이 가면 크게 혼나요.”담현아가 있었지만 그는 예전처럼 반갑게 그녀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마치 담현아를 자신의 세계에서 배제한 것 같았다.그럴 만도 했다. 담현아는 이제 고정재의 아내였고 그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100년짜리 혼인 신고를 했으니 한민수가 마음이 있어도 소용없었다.그의 마음은 분명 괴롭고 답답할 것이다.어린 여자를 2년이나 쫓아다녔는데 아무 성과도 없이, 결국 다른 사람이 채가서 결혼까지 해버렸으니 말이다.사실 룸 안 분위기는 꽤 어색했다. 진유겸과 최희연 그리고 솔이, 한민수와 담현아, 나와 담유미까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처음부터 솔이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아니었다.담현아는 최희연을 데리고 한민수의 옆에 앉혔고 석지훈은 내 엉덩이를 계속 문질러 주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이 행동을 보지 못했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오빠 눈빛이 나를 죽일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엉덩방아도 세게 찧어서 너무 아파요.”그가 방금 밀치는 바람에 배에 난 상처가 욱신거렸다.제발 상처가 터지지 않았기를.석지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너인 줄 몰랐어.”“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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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진유겸은 더 이상 말을 섞기 귀찮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솔이가 더 이상 최희연을 괴롭히지 않자 나도 조용히 있었다. 룸 안은 갑자기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때 예유진이 카드놀이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마침 세 테이블을 채울 수 있는 인원이었다.예유진은 도박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지난번 모임도 그가 주최했었다.담현아, 솔이, 최희연 그리고 재벌가 아가씨가 한 테이블에 앉았고 석지훈, 예유진, 진유겸 그리고 한민수가 한 테이블을 차지했다. 나는 놀고 싶지 않아서 석지훈의 옆에 앉았고 담유미 역시 놀고 싶지 않아 예유진의 옆에 앉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다른 테이블에서 카드놀이를 시작했다.담현아는 머리가 좋아서 패를 다 기억하는 것 같았다. 그녀와 최희연이 같은 테이블이니 최희연이 괴롭힘을 당할 걱정은 아예 없었다.석지훈은 두 판을 치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네가 대신 좀 놀고 있어.”나는 테이블에 앉아 한민수에게 말했다.“좀 봐줘요.”그는 씩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지훈이 돈인데 많이 잃어도 괜찮아요. 부자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 주는 거라고 생각하세요.”나는 거절했다.“지훈 씨 돈이면 내 돈이죠.”그 말을 들은 예유진은 나를 놀렸다.“형수님, 너무 쫀쫀한 거 아니에요?”예유진은 나를 형수님이라고 부른 첫 번째 사람이었다.하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나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기분 좋게 말했다.“그럼 내가 나중에 몰래 패 좀 넘겨줄게요.”옆에 있던 한민수가 콧방귀를 뀌었다.“형수님 소리 한 번 들었다고 그렇게 좋아하다니. 내가 형수님이라고 몇 번 더 불러 주면 나 돈 따게 해 줄 거예요?”“민수 씨가 왜 나한테 형수님이라고 불러요?”그는 석지훈을 형이라고 부르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자신을 낮추는 태도를 보였다.그가 원한다면 나야 좋았다. 나는 동의하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형수님이라고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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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그중 가장 가난한 사람은 최희연이었는데 그녀의 표정을 보니 돈을 잃은 것 같지는 않았다. 담현아도 그녀가 돈을 잃게 두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나는 계속 놀았고 계속 돈을 잃었다. 하지만 석지훈은 룸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그는 이렇게 나에게 자리를 맡기고 가 버렸다.이때 갑자기 옆 테이블에서 소란이 일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그 재벌가 아가씨가 최희연을 비웃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얼굴 좀 보여 줘 봐.”나는 불쾌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재벌가 아가씨가 대답했다.“그냥 최희연 씨의 얼굴 좀 보고 싶은데 계속 가리고 있으니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잖아.”최희연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풍겼고 재벌가 아가씨의 말을 듣고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상대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했다.나는 문득 깨달았다. 나의 이 친구는 온갖 고난을 겪은 후 짧은 시간 안에 강하고 흔들림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나는 웃으며 물었다.“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그때 담현아가 패를 탁 내려놓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도대체 놀 거야 말 거야? 돈도 없고 머리도 없는 재벌가 아가씨 주제에. 너랑 게임 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아?”담현아의 말에 그 재벌가 아가씨는 자극을 받았는지 울먹거리며 솔이를 바라보았다.“솔이 언니, 내가 심한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쟤네 다 날 괴롭혀요.”솔이는 나와 담현아를 번갈아 보고는 최희연을 지나쳐 진유겸을 바라보았다. 진유겸은 차갑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놀 거면 놀고 안 놀 거면 빨리 꺼져.”솔이는 다급하게 소리쳤다.“유겸아. 내 친구한테 왜 그래? 일부러 나랑 싸우자는 거지?!”이 세상에서 석지훈에게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민영이었다면, 진유겸에게는 솔이가 있었다.하지만 솔이는 그럴 만도 했다.진유겸은 그녀의 약혼자였고 곧 결혼할 사이였으니까.그는 당연히 자기 여자 편을 들어줘야 했다.진유겸은 미간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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