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에 누군가 익명으로 단톡방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길거리에 서서 장 대표를 기다리는 내 모습과 다음 장엔 검은색 벤츠 한 대가 내 앞에 멈춰서는 장면이었는데 차의 검은색 창문이 내려가면서 장 대표의 얼굴이 반쯤 드러났다.반쪽 얼굴만 봐도 장 대표가 꽤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사진은 전부 장 대표의 차를 타고 단성대를 빠져나가는 내 모습이었다.사진이 올라온 후 많은 사람이 나와 장 대표의 관계에 수군거렸고 장 대표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사진만 공개됐을 땐 그나마 다들 이성적으로 선 넘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다들 열띤 토론을 이어가던 중 또 누군가 나와 장 대표가 팔짱을 끼고 호텔에 들어가는 사진을 보냈다.이 사진이 올라오자 단톡방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모두 내가 재벌의 스폰을 받는다고 확신했다.한창 단톡방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을 때 이혜린이 돌아왔고 책상 앞에 앉아 휴대폰을 보는 나를 보더니 그녀가 다가와 휴대폰을 빼앗아 갔다.“은성아, 이런 거 보지 마. 아무것도 모르고 헛소리하는 거잖아. 난 처음부터 무시했어.”오랫동안 휴대폰을 움직이지 않고 들고 있다 보니 조금 뻣뻣해진 손을 움직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난...”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이효정이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들어왔다.“어머, 우리 학교 인기 스타 오셨네. 그 늙은 남자가 한 달에 얼마나 줘?”“무슨 헛소리야?”뒤이어 들어온 권수아가 이효정의 말을 듣고 차가운 얼굴로 그녀 앞에 다가갔다.“입 함부로 놀리지 마. 그러다 뺨 맞으니까.”“때려봐.”이효정은 앞으로 나서서 권수아와 맞섰다.“난 너희들이 왜 매번 고은성만 싸고도는지 모르겠어. 걔가 몸 팔아서 번 돈을 나눠주기라도 했니?”짜악-내 손이 이효정의 뺨을 후려쳤다.“경고하는데 말에도 법적 책임이 따라.”이효정 앞에 서서 내게 맞은 한쪽 얼굴을 가리는 그녀의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집에서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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